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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바이블 - 내러티브로 천천히 깊이 읽기
말씀목회공동체 엮음 / 두란노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슬로 바이블, 이 책의 제목입니다. 맨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어떤 내용의 책인지, 잘 짐작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의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책은 성경을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읽어야 할 필요성을 알려 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이 책은 내러티브 설교를 해야 할 필요성과 그 실제에 대해 지침을 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다루고 있듯, "오늘날 교회가 잃은 것은 단 하나, 그것은 성경이다"(p.6). 그리고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성경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존 맥아더 목사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자는 한국 교회에서 성경의 상실을 잘못된 설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터 부르그만의 말을 빌려, 설교의 위기는 설교자가 본문을 무시해 버리거나, 본문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해 버린 후과이자 이데올로기적 사회의 결과이며(p.7), 이런 시대에 바른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스피치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성경 해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된 설교 중 하나가 "내러티브 설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러티브 설교 형태도 다양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러티브 설교는 본문에서 말하려는 내용의 핵심을 찾아 이야기 형식으로 자유롭게 전하는 '복음적인 내러티브 설교'입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1부에서는 내러티브로 성경 읽는 방법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구속 역사를 기록한 책이기에, 기록 이전에 사건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고 그 배경과 장면들을 머리에 그리면서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사건의 내용을 담은 이야기이므로 인물 중심으로, 본문이 어떤 상황에 처했던 사람들에게 주신 말씀인가를 살피면서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성경은 읽고, 듣고 보아야 하는 책입니다.
또한 내러티브로 성경을 읽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첫째, 줄거리를 파악하며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즉 성경 시대의 배경과 사건, 인물을 읽어야 하며, 인물을 읽기 위해서는 대화나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주의 깊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히브리 문학의 특징인 행간, 함축, 암시, 이미지나 수식어, 반복, 강조, 히브리식 유머와 언어유희 등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줄거리를 파악하는 주요 요소가 됩니다.
둘째, 내러티브 문학으로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즉 갈등의 흐름을 찾으며 읽어야 하며, 모순과 갈등의 상호작용을 파악하여 성경을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메시지를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하나님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것을 우리 삶에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2, 3부에서는 이런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실제적인 내러티브 설교문들을 제시하여, 성경을 내러티브로 천천히 깊이 읽어야 하며, 성경이 한 편의 드라마라는 점을 여실히 밝혀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이 책의 제목이자 목적이듯, 그동안 성경을 패스트푸드 먹듯 정신 없이 읽고, 설교하기 바빴던 제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이 구속 역사를 기록한 한 편의 이야기 책임을 반드시 기억하고, 천천히, 깊이 있게 묵상하여, 성경이 진정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르고 정확하게, 또 생생하게 전하는 말씀 사역자로 거듭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설교의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을 넘어, 말씀을 대하고, 말씀을 전하는 설교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