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문학상 수상집은 ‘이상 문학상‘과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정도 매해 챙겨보는 편인데 문지문학상이 있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 8회 작품집을 마지막으로 이후에는 계절별로 3작품씩 묶여 책으로 출판되고 있다고.

좀 가독성이 떨어지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는 선정 시점이 달라 작품의 미학적 성취에 점수를 주다보니 색다른 표현 방식이 사용되어 생경한 느낌의 작품들이 있는거란다. 작품의 이해를 돕는 인터뷰가 각 작품마다 있는데 때론 인터뷰 내용을 통해 그제서야 글간을 읽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아시아 여성인 ‘나‘와 독일인 부부 베레나-한스의 관계를 서간체의 고백적 어조로 그리며 이면의 문제를 탐조한 대상작인 ‘여름의 빌라‘와 학교폭력 가해자임이 인터넷상에 폭로되 쫓기듯 누나가 사는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통해 가해자의 윤리와 자기 성찰을 그린 손보미의 ‘정류장‘, ‘윤리 논쟁‘을 즐기는 부부와 스위스에서 존엄사를 할예정인 이모의 이야기를 다룬 정영수의 ‘더 인간적인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수상 작품집은 한해 동안 발표된 단편중 수작들이 모아진 책이다보니 믿고 읽게되고 거기에서 나와 코드가 맞는 작가를 발견해서 또 그의 작품을 따로 찾아 읽게되고 그는 또 나만의 작가가 되는 것은 작은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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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작품집이 있는줄 몰랐네요 블루스카이님 덕분에 좋은책 알게되었네요 ^.^

bluebluesky 2021-01-27 12:09   좋아요 1 | URL
scott님 글 너무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저도 안지 얼마안됬어요.

PersonaSchatten 2021-01-27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지는 약간 마이너할 수도 있는 작가들을 봐주는 거 같아요. 가끔 이해 안가는 심사평도 있긴하지만요. ㅋㅋㅋ 다른데선 안 나올 거 같은 책들도 나온다는데서 뭐랄까 한국문학의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하는 출판사 같기도 하고요. 애정합니다. ❤️❤️❤️
근데 저 이거 사놓고 아직도 안 읽었다는… ㅋㅋㅋ

bluebluesky 2021-01-27 18:34   좋아요 2 | URL
저도 약간 그런 느낌받았어요.
오래전 문지 한국문학 띠 표지가 없어져서 낯서네요;;

PersonaSchatten 2021-01-27 12:17   좋아요 1 | URL
저도 얼마전에 문지책 하나 샀는데 넘 컴팩트한 느낌이라 어 문지 맞나? 다시 들여다봤어요. ㅋㅋㅋ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예약주문


올리브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읽기는 쉽고, 잊기는 어려운 소설‘이란 평이 와닿았다.
결코 첫눈에 호감가지않는 그닥 친하고 싶지않은 목소리 크고 배려없고 사과할줄 모르는 (아 형용사가 너무 많다;;;) 그러나 눈을 뗄수없는 걸크러쉬, 츤데레 할머니 올리브. 우리네 정많고 속깊은 어머니와는 결이 다르다.

13편의 단편들이 올리브를 주인공으로 내지 주인공의 아내, 친구, 선생님, 엄마로 등장시켜 매인주 해안 마을 사람들의 사건사고 상처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끌고간다.

다정하고 속깊은 약사인 남편 헨리는 가슴속에 약국직원이었던 데니즈에 대한 미련을 오래 묻어두고 올리브는 동료 교사에 대한 사랑을 그의 죽음으로 묻고
결국 헨리는 요양원에서 사망하고 홀로 남겨진 올리브의 견뎌내는 모습들이 남일같지 않아 애잖하다.

마직막 작품은 아름답진 않지만 잭 케니슨과의 황혼 로맨스 유사 스토리로 마감되어 올리브에게 삶의 의지를 쥐어주는 것으로 마감된다.
이쯤되니 다시 올리브로 바로 책장을 넘기지 않을수 없었고 이후 또다시 올리브, 다시 서는 올리브, 안녕 올리브를 기대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두번째 작품 ‘밀물‘에서 케빈 코울슨의 이야기가 큰 울림으로 자리잡았다.

시카고에서 의대를 졸업했을 때, 그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슬플 거라던 자상한 여교수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해 땡볕 아래서총장의 마지막 격려사를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내면의 공포가 증폭된 나머지, 케빈은 영혼이 조여오는 기분을 느꼈다. 점잖은 가운을 입었던 백발이 성성한 총장은 자신의 말이 케빈의 내면에 잠복해 있던 공포를 악화시켰다는 걸 전혀 몰랐으리라. 프로이트마저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사랑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고,사람들이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간판에서, 영화에서, 잡지 표지와 텔레비전 광고에서 모두가 간단명료하게 내뱉고 있었다. 우리는 가정과 사랑의 세계에 속해 있고 너는 그렇지 않아.


.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올리브는 침대에 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은 그게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 P124

스웨터는 망가지고, 신발은 브래지어와 같이 던킨 도너츠 화장실 쓰레기통 속으로 던져져 쓰고 버린 화장지와 오래된 생리대 더미에 덮여 있다가 다음 날 대형 쓰레기통 안으로 구겨져들어갈 것이다. 사실 닥터 수가 올리브 가까이에서 살 거라면,
가." 올리브가 마침내 입을 열고는 겨드랑이 아래로 핸드백을 챙기면서 거실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준비한다. 머릿속으로꽃무늬 드레스 밑에서 두근대는 자신의 심장을, 그 커다란 붉은수잔이 스스로에 대해 계속 의구심을 갖도록 올리브가 이것 조금, 저것 조금을 가져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올리브가 스스로에게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자기가 뭐든 다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살 필요는 없다. 뭐든 다 아는 사람은아무도 없으니까. 사람은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니까.
근육을 그리면서.
(작은기쁨) - P133

니나의 체중이 늘자 두 사람은 도넛 한 개를 반으로 잘라 부딪으며 건배했다. 도넛을 잘라먹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먼이 말했다. 머핀 루크를 위하여."
시내에 나가면 온통 커플들뿐인 듯했다. 사람들은 다정하고친밀하게 서로 팔짱을 끼고 다녔다. 하먼은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그것은 삶의 빛이었다. 그들은 살아 있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까? 이론이야 이십 년, 심지어 삼십 년도 더 살 수 있었지만 그렇진 않을 터이다. 그리고 완전히건강하지 않다면 그렇게 오래 살고 싶을 까닭이 무엇이랴. 
굶주림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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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미술관 :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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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리스로마신화 덕분에 우리 청소년들은 그리스로마 신들을 다 꿰뚫고 있을뿐아니라 친근하게 여기는것
같다. 아무리 읽어도 헛갈리는 나로선 참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 여러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사건보다 올림포스 12신과 헤스티아 개개인의 상징과 스토리에 촛점을 맞추어 그에 맞는 명화들을 엮은거라 좀 색다르고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고 처음 본 도판들도 있어 흥미진진했다.

인간과 다르지않은, 감정적이고 늘 행복하지만은 않은 그들의 이야기는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않는다는 명제를 다시한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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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1
정소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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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현 작가님을 정말 좋아하는데 ‘실수하는 인간‘과 ‘품위있는 삶 ‘ 단 2권의 책만 있어 아쉬워하다가 신작이 나와 너무 반가워하며 책장을 넘겼다.

앗 그런데 층간 소음 이야기라니, 요며칠 연예인들의 주민과의 층간소음 분쟁이 떠들썩한데 소설 소재로? 걔다가 장마다 붙여진 제목은 1111,1112,1211,1011 이라니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의 어른 버전인가?

시어머니의 긴 세월에 걸친 냉대끝에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귀는 뚫려 소음이 아니 소리를 못견뎌하는 1111호 엄마와 그런 엄마의 고통받는 가족들, 그리고 그 엄마에게는 소음의 원인이되는 동주민들이 모두 피해자임을 호소하는 각 장의 목소리들. 가해자는 어디에도 없는. .
이야기는 너무 과장되고 부풀어올라 소리가 소음이 되어 미쳐가는 사람들.

단행본으로 나오기에는 너무 다이어트한 1시간 남짓 읽으면 읽어지는 이 책이 부담스럽고 너무 극화된거 아닌가 싶은데도 정소현 작가 특유의 심리묘사와 드라마를 보는듯한 서술은 끝까지 책장을 넘기게 해주었다.

외로움이 만들어낸 실체도 없는 소리가 엄마의 삶을 잡아먹었다는 딸의 자성섞인 목소리는 번잡한 관계와 일상속에서 길을 찾지못하고 자아가 분열되는 현대 인간상을 꼬집은것 같아 마음 한편이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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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2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대한민국 경제독립 액션 플랜
존 리 지음 / 지식노마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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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제 독립은 매일매일 조금씩 이루어지다. 처음에는 별로 티가 나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면 숲을 이루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나무를 심는것과 비슷하다.
부를 형성하는 최고의 방법은 돈이 스스로 일하게 하는 방법을 깨닫는 것이다.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의 주식은 결국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흔들림 없이 보유하는 것, 그것이 훌륭한 투자가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앨런 그린스펀(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역임)금융문맹 inancial illiteracy이란 금융이해력이 낮은 사람을 일컫는다. 금융이해력은 일상적인 금융 생활에 필요한 금융지식 및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에 옮기는 의식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2018년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만 18~79세인 한국 성인들의 금융이해력(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은 모두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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