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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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읽기는 쉽고, 잊기는 어려운 소설‘이란 평이 와닿았다.
결코 첫눈에 호감가지않는 그닥 친하고 싶지않은 목소리 크고 배려없고 사과할줄 모르는 (아 형용사가 너무 많다;;;) 그러나 눈을 뗄수없는 걸크러쉬, 츤데레 할머니 올리브. 우리네 정많고 속깊은 어머니와는 결이 다르다.

13편의 단편들이 올리브를 주인공으로 내지 주인공의 아내, 친구, 선생님, 엄마로 등장시켜 매인주 해안 마을 사람들의 사건사고 상처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끌고간다.

다정하고 속깊은 약사인 남편 헨리는 가슴속에 약국직원이었던 데니즈에 대한 미련을 오래 묻어두고 올리브는 동료 교사에 대한 사랑을 그의 죽음으로 묻고
결국 헨리는 요양원에서 사망하고 홀로 남겨진 올리브의 견뎌내는 모습들이 남일같지 않아 애잖하다.

마직막 작품은 아름답진 않지만 잭 케니슨과의 황혼 로맨스 유사 스토리로 마감되어 올리브에게 삶의 의지를 쥐어주는 것으로 마감된다.
이쯤되니 다시 올리브로 바로 책장을 넘기지 않을수 없었고 이후 또다시 올리브, 다시 서는 올리브, 안녕 올리브를 기대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두번째 작품 ‘밀물‘에서 케빈 코울슨의 이야기가 큰 울림으로 자리잡았다.

시카고에서 의대를 졸업했을 때, 그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슬플 거라던 자상한 여교수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해 땡볕 아래서총장의 마지막 격려사를 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내면의 공포가 증폭된 나머지, 케빈은 영혼이 조여오는 기분을 느꼈다. 점잖은 가운을 입었던 백발이 성성한 총장은 자신의 말이 케빈의 내면에 잠복해 있던 공포를 악화시켰다는 걸 전혀 몰랐으리라. 프로이트마저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사랑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고,사람들이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간판에서, 영화에서, 잡지 표지와 텔레비전 광고에서 모두가 간단명료하게 내뱉고 있었다. 우리는 가정과 사랑의 세계에 속해 있고 너는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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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올리브는 침대에 누우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은 그게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 P124

스웨터는 망가지고, 신발은 브래지어와 같이 던킨 도너츠 화장실 쓰레기통 속으로 던져져 쓰고 버린 화장지와 오래된 생리대 더미에 덮여 있다가 다음 날 대형 쓰레기통 안으로 구겨져들어갈 것이다. 사실 닥터 수가 올리브 가까이에서 살 거라면,
가." 올리브가 마침내 입을 열고는 겨드랑이 아래로 핸드백을 챙기면서 거실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준비한다. 머릿속으로꽃무늬 드레스 밑에서 두근대는 자신의 심장을, 그 커다란 붉은수잔이 스스로에 대해 계속 의구심을 갖도록 올리브가 이것 조금, 저것 조금을 가져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올리브가 스스로에게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는 자기가 뭐든 다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살 필요는 없다. 뭐든 다 아는 사람은아무도 없으니까. 사람은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니까.
근육을 그리면서.
(작은기쁨) - P133

니나의 체중이 늘자 두 사람은 도넛 한 개를 반으로 잘라 부딪으며 건배했다. 도넛을 잘라먹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먼이 말했다. 머핀 루크를 위하여."
시내에 나가면 온통 커플들뿐인 듯했다. 사람들은 다정하고친밀하게 서로 팔짱을 끼고 다녔다. 하먼은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을, 그것은 삶의 빛이었다. 그들은 살아 있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까? 이론이야 이십 년, 심지어 삼십 년도 더 살 수 있었지만 그렇진 않을 터이다. 그리고 완전히건강하지 않다면 그렇게 오래 살고 싶을 까닭이 무엇이랴. 
굶주림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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