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과의 전쟁
카렐 차페크 지음, 김선형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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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렐 차페크는 로봇이란 말을 처음으로 작품에 사용한 작가라고만 알고있었고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로쟈샘 강의에서 동유럽 작가들을 다루면서 이 작품을 읽게되었다.[사실 로봇이란 말은 rur을 공동 집필한 형이 만든 단어란다 ]
작품 내용이나 구성은 쇼킹 그 자체였다.
sf로 오인될수있으나 이것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지금 우리앞에 존재하는 현실의 반영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당시 파시즘적 위험에 저항해야 한다는 작가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반체제 인사라는 이유로 7번이나 노벨상 후보로 올랐지만 결국 수상하지 못했으나 그는 자유 체코슬로바키아의 자랑으로 남아있다.

우연히 안드리아스 스케우제리 (도롱뇽)가 인간처럼 배우고 말할수있고 진주조개를 잡는다는 것을 발견한 반호크 선장이 이들을 인간 문명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이들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이용당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번식력과 학습 능력으로 인간과 대적하게 된다.
여기서 근대화 과정에서 흑인을 노예화하던 모습이 상기되기도 한다.

줄거리만 보면 섬뜩하지만 읽는 내내 풍자와 해학이 넘쳐 낄낄거릴수밖에 없었다. 기가막히고 황당무계한 상황 (성교없이 분위기만 잡아도 막 잉태하고 진주조개를 주면서 나이프를 달라고 외치며 협상시 사람을 변호사로 쓰는 등)이 설득력있고 개연성이 넘쳐 어리석은 인간들의 선택과 무서운 결과에 대해 기묘한 희망이 남고 작품 전체에 관통하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믿음 또한 느낄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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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3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 완전 제 취향일듯한데요. 우와!! 이런 책이... 역시 서재지인분들 글에서 보물을 발견합니다. 오늘도 득템!!! 감사합니다. ^^

bluebluesky 2021-03-23 05:12   좋아요 0 | URL
ㅋ 일단 재미있어요.
세상에 좋은 몰랐던 책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지 저도 서재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되요^^
 
나귀 가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철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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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철학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할만하게 가독성이 높지않은 부분들이 많지만 몰입도가 높았다.

˝나를 가지면 네가 원하는 모든것을 얻을수있다˝​

우연히 소원을 들어주지만 목숨이 줄어들게 되는 부적 나귀가죽을 얻게된 라파엘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프랑스 7월혁명을 겪으면서 돈을 숭배하고 비인간적으로 격변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 조나타, 나를 강보에 싸인 아기처럼 돌봐줘야 해, 강보에 싸인, 그래요. 그분은 강보에 싸인 아기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지요. 아범이 나 대신 내 욕구를 관리해야 해.
내가 주인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리고 그분은 거의 하인 수준입니다.
왜 그렇냐고요? 아! 말하자면 그건, 그분과 하느님 말고는 이 세상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지요. 그건 융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종의 자동인형이 된 자신에대해 거의 기쁨을 느낀 그는 살기 위하여 삶을 포기했고 자신의 영혼에서 욕망의 시정(情)을 깡그리 제거해버렸다. 그 잔인무도한 힘의 도전을 받아들이고 나서 그 힘과 더 효율적으로 싸우기 위해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거세하고 그 옛날 오리게네스 가 했던 식으로 정결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예기치 않은 유산으로 벼락부자가 되었지만 나구가죽이 줄어든 것을 목격하고 바로 그 다음날, 그는 자신의 공증인 사무실에 갔다. 거기서 디저트를 들며 사람들과 담소를 나눌 때 꽤나 명망 있던 한 의사가 폐결핵에 걸렸던 어떤 스위스 사람이 어떻게 완치되었는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 사람은 10년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채식 위주의 극단적인 식이요법을 준수하고 외양간의투박한 공기 속에서 분당 여섯 번만 호흡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나도 그 사람처럼 살아야겠다. 어떻게 해서든지 살고 싶었던 라파엘은 속으로 다짐했다.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이 죽음을 부른다면 욕망이 억제는 존재를 무의미한것으로 만들어 라파엘은 오래살기위해 감정을 죽이며 숨어 살고자하나 문득 문득 솟아나는 욕망들로 나귀 가죽의 크기는 날로 줄어 결국 사랑하는 폴린은 욕망하다 그녀의 젖꼭지를 문체로 사망하고 만다.

다른 인간희극의 소설들처럼 여기에도 다른 작품속의 인물들이 감초처럼 등장한다. 고리오 영감에서는 아직 순수한 맛을 풍기던 법학도 라스티냐크가 이 작품에서는 라파엘을 욕망으로 구렁텅이로 유인하는 닳고닳은 인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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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습관 -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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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이 저자의 책을 연이어 여러권 읽으니 거의 논어 등 고전을 인용하여 특정 주제로 책을 뽑아내는 패턴이라 별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다산이 마음에 둔 글귀들이니 또 그대로의 의미가 있지않나 싶었다.

[내 나이 예순, 한 갑자를 다시 만난 시간을 견뎠다. 나의 삶은 모두 그르침에 대한 뉘우침으로 지낸 세월이었다. 이제 지난날을 거두어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고자한다. 이제부터 빈틈없이 나를 닦고 실천하고 내 본분을 돌아보면서 내게 주어진 삶을 다시 나아가고자 한다. 그 실천을 찾아보니 오직 소학과 심경만이 빼어났다. 소학으로 밖을 다스리고 심경으로 안을 다독인다면 현인의 길에 이르지 않을까?]

정말 범접할수 없는 위인임에도 자신이 부족하다며 늘 반성하는 다산의 모습을 보며 부끄럽기까지하다.

하루하루 내려앉아 나를 가두게 된 껍질, 습관

배움~내공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음악은 사람에게 중화의 덕을 길러 그 기질의 편벽됨을 구제한다.
공부란 모자람에 물들지 않는 분별을 익히는 것이 아니다. 물들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닦는 노력이다.
책에는 독이있어 섣부르게 읽으면 중독된다. 책에 중독되면 글월이나 섬기는 책의 노예가 된다.
예의~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신중하라, 두려워하라, 다산의 당호 여유당의 유래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세상과 만나는 경험이다.

경신~ 불천노 불이과 ;감정을 다스리고 자기 성찰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다른 사람에게서 구한다.
계고~자식은 부모의 거울, 아이의 눈속에 부모의 품격이 깃든다.
가언~아이에게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사물을 자세히 살피며 공손하고 경건한 태도를 가르쳐야한다.
선행~속도는 상대적,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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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미래 - 10년 후 통하는 새로운 공부법
구본권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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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논술학원에서 학부모 교실을 하는데 책도 무료로 준다하니 받아서 ‘참 아직도 이런 제목의 책이 팔리냐, 안팔리는 책 이리 처리하는구나‘하면서 누워서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다 자세를 바로하고 정신차리고 읽고 말았다.

입시공화국 대한민국, 비인간적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입시 관문을 넘어도 이러한 학습이 미래에도 유용하리란 보장이 없어졌다.
알파고를 보라.
이제 네이버에서 5분내에 검색으로 찾을수 있는 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은 힘이 되지 않는다.
공부의 본질과 목적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지의 미래의 핵심이 되는 인간 능력인 창의성 (오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수많은 점을 만들어 연결하는것), 비판적 사고력, 자기 통제력 (습관, 성찰을 통한 마음의 힘~자신의 한계 찾기), 협업 능력을 길러야하는 것이다.


[60년 전에 인류의 지식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특권층뿐이었습니다. 방대한 지식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권력과부를 얻는 기회였습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일종의 ‘절대반지‘였죠. 하지만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이라는 절대반지를 갖고 다니는 세상이 되니 그 지식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드물어졌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강력한 도구를 주머니 속에 갖고있다고 해도 저절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닙니다.]134p

˝독서는 충만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베이컨
책읽기, 토론, 글쓰기는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비판적 사고와 차원 높은 논리적 사고를 갖출 수는 없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또 깊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비판적 사고의 첫 단계입니다. 이는 바로 독서에서 출발합니다.143p

스크린을 통한 읽기는 한눈에 종합적인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좋지만, 해당 콘텐츠에 드러나지 않은 함의를 파악하거나 깊은 성찰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작가 제임스 캐럴James Carroll은 ˝독서는 순전한내면성의 행위다. 목표는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니다. 독서는 자아와의 만남의 기회다. 책은 지금껏 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 최고의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독서를 통해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것은 책에 담겨 있는 특정한 정보와 저자의 관점이 아닙니다. 독서 행위의 핵심역할은 저자의 텍스트를 계기로 읽는 사람이 예전보다 깊은 사고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읽기를 저자와 나누는 대화라고 말합니다. p144


그리고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아발견은 무조건 하면된다고 밀어붙이는 행동이 아니라 아무리해도 안되는 지점이 있다는 깨달음에서 온다) 인공지능 시대를 비롯 답없는 미래의 문제에 직면해 환경에 적응하도록 자신을 변화시켜가며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공부의 미래이다.
내가 쓸수있는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는 나자신이라는 것은 각자 자기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공부의 본질임을 알려준다. 배움의 출발점과 궁극의 지향점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학원, 학교의 평가시스템은 메타인지를 돕는 도구이며 일기 습관은 자기 성찰의 최상의 도구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아이들도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배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무한한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갖게하라‘~생텍쥐베리
‘아는것을 안다고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 ~논어 《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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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6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부법도 중요하지만 그건 그다음 문제구요. 일단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이 생겨야 하는데 말입니다. ㅠ.ㅠ

bluebluesky 2021-03-16 12:29   좋아요 1 | URL
글게요. 근데 그게 저희 큰애보니 언젠간 오더라구요. 언젠가가 늦어서그렇지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 소유의 문법
최윤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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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처음 읽어보는데 간만에 ‘회색눈사람‘, ‘아사코는 없다‘의 최윤 작가님의 작품을, 그것도 대상으로 접할수 있어 반가웠다.

‘소유의 문법‘, 보통 제목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데 도통 무슨 내용일지 감이 잡히질 않았는데.
이야기의 발단은 자폐인 딸을 키우는 목수 ‘나‘가 은사의 시골마을 저택 관리를 권유받음으로 시작된다. 딸의 비명이 잦아지면서 요양차 그곳에서 살게되고 은사의 다른 마을 집에 사는 이가 그집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호의를 소유에대한 탐욕으로 되갚으려는 인간의 협잡은 결국 산사태로 마을이 폐쇄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며 ‘나‘는 자연이라는 누구의 소유가 될수없는 대상에 대한 경이와 소유가 올바른 거하는법이 아님을 딸 동아를 통해 깨닫게된다.

이 작품은 중반 이후까지 미스터리 스릴러 분위기로 다음 장이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었는데 결말은 좀 급마무리 된듯 허탈했지만 역시 최윤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무용과 남자 대학원생과 바람나 이혼하고 교수직까지 버린 존경하던 스승과 직장동료인 리애를 통해 사랑과 현실의 간극을 보여준 김금희의 ‘기괴의 탄생‘이 가장 인상깊었다.

 [보통의 우리라면 한두 번은 억지로라도이해의 실마리를 만들어 넘어가고 조용히 흉보고 그래도 안 되면 대체 누가 그랬어, 하는 혼잣말로, 당구로 치자면 쿠션을 넣은 저격으로 해결하는데 리애 씨는 그런 고려가 없었다. 언젠가 퇴근하면서 그런 지적하는 것 안 어려우세요? 저는 더구나 막내라 참게 되는데, 하자리애 씨는 참으면 안 되죠, 라고 했다. 참으면 미워하게 돼, 그러기전에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 현명함이라면 선생님에게도 적당한 말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에서 경험은 너무 중요하고, 해서 회사에서도 경력자에게 월급을 더 주고 사수나 선임이라고도 부르고, 경로도 우대하고 그러는 것일 테니까.]

[더 많이 사랑하는 자가 언제나 약자라는, 운동을 하다가 떠올리면 어쩐지 다리 힘이빠지고 선득선득한 추위를 느끼게 되는 그 사랑의 무결함에 대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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