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1 - 우리 역사의 새벽이 열리다 (45억 년 전~300년)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시리즈 1
오강원 지음, 김종민.서영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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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이 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도 국어도 수학도 아닌 사회,라고들 대답한다. 우리가 배울 때와는 확연히 달라서 그 방대한 양의 지식이 실린 교과서를 보면 이런 대답이 무리도 아니다 싶다. 더군다나 괴외나 학원에서 따로 중요시하지도 않으니 아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어쩌면 더 클 수 밖에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아이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지금 중간고사 기간인데, 이놈의 사회, 하면서 징징거리고 있는 중이다. 이런 아이의 공부를 돕기 위해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이다.

이미 두 종류의 역사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들여다 보지 않던 아이가 이 책에서 다루는  46억 년 전부터 기원후 300년까지의 한반도의 역사를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서 과거회귀라도 한 것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 각종 도표, 그리고 적절한 사진들을 통해서 경험하기라도 하는 양 흥미롭게 읽어보곤 한다.

우리 역사의 새벽이 열리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이 마주보는 학생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듯한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굳이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 넣을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해되어 아이들의 학습도우미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곧선사람-호모 에렉투스, 손쓴사람-호모 하빌리스, 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 슬기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라는 표현은 매우 신선할 뿐 만 아니라 기존의 표현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정다운 표현 형식으로 단군을 넘어서 우리 민족의 직계조상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의 중간 중간 요소에 (클릭! 역사속으로)라는 메뉴를 배치하여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나 사건을 마치 신문기사처럼 서술한 부분도 이 책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고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부분이다.

(아, 그렇구나)라는 메뉴는 Q&A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의욕까지 유발시키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여타 인근 다른 나라와의 객관적인 유물 비교와 다양한 신화 비교를 통해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까지 담당해주고 있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박물관과 관련된 곳이기에 우리나라를 다른나라에서 이르기를 고인돌의 왕국이라고 하는 것, 충북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구석기시대의 다섯 살박이 아이유골인 흥수아이,를 언급한 대목에서는 이 책이 쉽게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래 전에 공부하여 이제는 헷갈리기만 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마치 씨줄과 날줄이 직조되듯이 머릿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니 이 얼마나 놀라운 책인가

이 책의 맨 뒷 페이지에 묶음으로 첨부된 <책을 읽고 난 뒤 스스로 내용을 정리하고 생각해 보는 나만의 한국사 정리 노트>는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출판사가 주는 보너스다.

정말 제2권이 기대되는 강추!!!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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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배리 Z. 포스너.제임스 M.쿠제스 지음, 김예리나 옮김, 차동옥 감수 / 크레듀(credu)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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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20여명 정도가 선발되어 리더십 센타에서 열리는 리더십 워크샵에 참가한 적이 있다.

아마도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온 나라에 변화와 혁신이라는 말과 함게 유행처럼 번질 때였다.

본디 이 교육은 그룹의 장이라던가, 최소한 팀의 장급 정도 되는 사람만이 가는 교육이었는데, 어찌어찌하여 말단인 직원 서넛이 나를 포함하여 참가하게 되었다.

그 당시 교육비가 1인당 80만원 정도 책정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2박3일의 일정으로는 상당한 고가의 교육이었던 셈이다.

당시 함께 교육을 받았던 분들은 거개가 다 흔히 하는 말로 우리 직장에서는 리더의 위치에 계시는 분들이었고, 아마도 앉은 자리는 비록 리더였지만, 사고는 그렇지 못했기에 이런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된 거 같다..

각설하고,,중요한 것은 이 교육일정이 끝나고 강사에게 사고가 우수하다고(?) 칭찬받은 사람은 리더의 위치에 계셨던 윗분들이 아닌 말단직원에 불과한 바로 나였던 것이다.흠흠.

하루에 8시간씩 각 분야별로 권위있는 강사들이 와서 해주는 강의를 듣는 것이 다인 교육이었지만, 서로 의사소통하는 과정이라든가, 조별로 토론하는 과정, 그리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었다.

이 얘기를 이렇듯 길게 하는 것은 내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고, 오늘 서평하고자 하는 이 책 [리더]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즉, 첫째. 우리는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둘째, 리더십은 관계이다.

이 책은 25년 전 시작한 연구프로젝트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12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이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한 책이다. 자기 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바로 이 말에 끌리어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에 만족한다.

리더가 되기 위한 여정에 지참해야 할 현장 가이드인 이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리더십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라는 제목하에 서공하는 리더의 다섯가지 원칙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다섯가지 원칙은 1) 모델을 제시하라, 2)공유된 비전을 수립하라, 3)틀에 박힌 과정에 도전하라, 4)다른 이들이 행동하게 하라, 5)사기를 높여라,이다.

2부에서는 5장에 걸쳐서 이 다섯가지 원칙들에 대한 자세한 탐험이 이어진다. 각각의 원칙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리더로서 발전을 거듭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알려준다.

3부에서는 당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한다. 리더십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할 곳은 자신의 마음이다. 리더십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 당신은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고 싶은지, 이 세상에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리더십의 성공, 사업의 성공, 인생의 성공은 얼마나 성공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어울리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바야흐로 만물이 결실을 맺는 이 가을에  자기가 속한 공동체와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면 바로 리더십을 개발하라고 알려줘야겠다.

그리하여 쓸쓸하고 고독한 당신, 이 책 [리더]를 그대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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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 - 20세기 한국을 읽는 25가지 풍속 키워드
손성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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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가 50대 전후인 사람들은 아마 이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도 술 한잔 들어간 남자분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아빠의 청춘*

원더풀, 원더풀 , 아빠의 청춘,...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이렇게 가사가 이어지는 노래.. 이노래를 듣다 보면 한사람의 지난 날이 아슴아슴하게

가슴을 젖어오는 느낌이 달콤하면서도 애잔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그런 아릿한 기분.

 

딱 그랬다. 바로 [럭키서울브라보대한민국]이.

책을 받아보고 '책머리에'를 읽으면서부터 내 입에서는 절로 '아빠의 청춘'이 흥얼거려졌다.

언어의 조합도 딱 맞춤이지 않은가. 내가 언급한 노래와 책 제목이.(저자가 아니라면 별수없지만 ㅎㅎ)

20세기 한국을 읽는 25가지 풍속 키워드,라는 소제목이 붙은 이 책은 구한말 매천 황현의 [매천야록]의 그것처럼 시대상, 생활상을 담아낸 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196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나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있지만, 사실적인 자료와 저자의 직업에 근거한 기사들을 중심으로 한 글들은 참으로 상세하여 마치 내가 직접 겪은 양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지나온 브라보 대한민국의 모습과 원더풀 나의 반생을 제대로 추억해 볼 수 있었다.

 

아빠 손 잡고서 동네 이발소에 가서 높은 의자에 빨래판을 얹은 채로 상고단발머리하던 계집아이, 그 계집아이는 자라나 동네 골목에서 해가 지도록 말뚝박기, 사방치기, 자치기, 땅따먹기, 비석치기, 오징어놀이하던 어린날, 그런가 하면 여름날밤 동네 강에서 미역감던 추억, 쌀 한 되 퍼 담아 이웃마을 원두막에서 복숭아 10개랑 바꿔왔던 일들, 기억 저편에서 까마득히 멀어졌던 그림들이 눈앞에 다가와 차례로 펼쳐지는 느낌...그 느낌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달콤쌉싸름하다.

 

국민학교 3학년쯤이었나...동네에서 두번째로 텔레비젼을 사게 되었다.

그날 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리집 너른 마당에는 동네 마실꾼들을 위한 멍석을 펼쳐지고 귀한 텔레비젼은 마루에 내어놓고..그 밤이 어떻게 지나간지는 기억이 희미하다..다만, 다음날 아침, 장날에 사놓고선 아까워서 한번도 신지 못했던 색동의 코빼기고무신이 없어져 버렸다. 그 상실감만 선연히 떠오른다.

책에서는 안 나왔지만, 전라도의 국민학교에서는 잔디씨 훑어가기 숙제가 있었다. 편지봉투를 가득 채울려면 수업 끝나고 벌판 여기저기를 한참을 헤맸어야 했다. 그래도 낄낄낄, 재밌기만 했었던 순박한 70년대 어린이의 모습이다. 

 

중학교 시절에 전두환정권이 들어서면서 통행금지 제도가 없어졌다. 그 당시에 읽었던 책 중에 공상과학소설이 있었는데, 우주선이 날고, 로봇이 말하는 미래의 세상이 배경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남자아이가 통행금지시간에 걸릴까봐 바쁘게 귀가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미래과학소설을 쓴다는 작가가 통행금지해제라는 제도도 예측을 못하나, 하면서 어린마음에도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와 동시에 작가라는 직업은 단지 글만 잘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살이를 통찰할 수 있는 지혜와 더불어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할 수도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지금이사 난방도 기름이나 가스보일러로 하고 있지만, 국민학교시절에는 산에서 나무해다가 온돌을 덮이는 난방이었고 그나마 중학교 들어서서 연탄으로 난방을 하게 되었다.

시골에서 대도시로 유학을 온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직접 밥을 해먹게 되었는데, 지금도 밥하는 것은 자신있지만 당시에 꿈많은 소녀였던 나는 겨울에는 연탄밥, 여름에는 곤로밥도 잘도 지었었다. 11월에 들어서면 그 해 겨울을 날 연탄 500장을 들여놔야만 맘이 놓이던 시절이엇다.

고등학교시절 내가 살던 도시에도 '필하모니'라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속칭 장안의 난다긴다하는 애들은 이곳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다.(이 글을 쓰기 위해 당시 같은 교회를 다니던 남자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아서 )

필하모니는 당시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힘들어하던 우리들에게는 해방구같은 장소였다.

 

책에 나오는 대학가의 각종 미팅명칭들...읽으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풍경들이다.

요즘 대학생들에게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낭만이 있는 모습이다. 사실 낭만이란 적당히 배고파야 그 말의 실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요즘은 개개인의 삶은 비록 상대적 빈곤속에 허덕일 지라도 예전에 비하면 너무도 여러가지 면에서 풍요로와 낭만이 많이 사라진 거 같다.

 

오빠방에서 보았던 선데이서울(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보관하지 못한것이), 동네에 오면 꼭 들르던 방물장수 아주머니, 가락도 멋지던 엿장수 아저씨, 하드케키 장수, 통기타, 공중전화 부스, 삐삐...아, 그러고 보니 난 삐삐 세대다. 요즘은 남녀가 사귀게 되면 핸드폰을 많이 사주곤 하던데, 난 남편을 만났을 때 삼성에서 나온 10만원짜리 삐삐를 받았다. 나보다 삼년뒤에 결혼한 내 동생은 핸드폰을 제부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렇듯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불과 몇 년전의 풍속들이 아주 까마득한 시절로 느껴지는 듯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세대간의 대화의 단절은 아마도 공감의 단절에서 오지 않을까..

이 책은 지난 시절을 청춘, 처럼 회고하는 사람들이 읽어봐도 좋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함께 읽어줬으면, 그래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서 *아빠의 청춘*을 같이 부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은 구세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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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답기도 - 하나님이 항상 예스라고 응답하는 10가지 기도
앤서니 데스테파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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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지나가는 생각은, 마치 우리가 기도를 드리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시는(이상적인 것도 있지만 세속적인 욕망에 근접한내용) 그런 도깨비 방망이같은 기도의 비법(?)이 들어 있는 책인 줄 알았다.

내 지인중 년초에 배우자를 잃고서 혼란스러운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안의 생활을 해오던 친구이기에 세속적인 관점에서의 내 위로가 친구에게 전달되지 못할 때가 많아 이 책을 본 순간, 나의 신앙과는 전혀 관계 없이 선뜻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을 했다.

아니다..어쩌면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과거 감수성이 가장 예민하게 피어나던 시절에 주님을 내 안에 영접했던 7년의 세월이 있었다. 이제는 주님의 품을 떠나서 내 오만속에서 살아온 그 세월이 5배가 넘어버린 시간들.

항상 절대자의 위로와 사랑이 고팠던 나는 늘 갈망하는 삶의 측면이 있었고, 어쩌면 하나님은 이 책에 나와있는 것처럼, 친구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내게 예비하신 삶을 보여주시고자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됐다.

이  책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슨 목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내 인생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나에게 되묻게 되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됐다.

이 책에서 10가지 기도를 통해 즉, 더 강한 믿음을 가지려고, 하나님의 도구를 써 달라고, 이웃에게 베풀려고,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일려고, 기꺼이 회개하고 이웃을 용서하려고, 더 용기있는 사람이 되려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지혜를 얻으려고, 삶의 평안을 획득하려고, 위기를 기회로 알려고, 아니면 진정한 운명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얻게 위하여 진정으로 하나님께 기도드린다면 하나님은 예비하신 대로 응답하여 주실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모든 것들은 그것까지 포함하여 하나님께서 세우신 전체 계획, 우리의 유익을 위한 최종적인 계획(천국에 들어가는 길)이 완성될 것을 아신 때문이라고 말한다.따라서 믿음안에서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이다라고 알려준다.

이 책은 성경 말씀과 개인의 경험, 신학자들의 말을 적절히 인용하여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다.

저자는 본인이 가톨릭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종교의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애를 썼다고 후기에서 밝히고 있다.

굳이 신앙의 삶이 아니더라도 신앙적인 삶을 사는 자에게도 삶속에서 만나는 많은 고민들에 이 책은 충분히 만족할 만한 해답을 준다.

읽는 내내, 내 안에 평안이 가득차며, 절대자를 향한 구도의 손모음이 저절로 생겨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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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여걸열전 - 우리 민족사를 울린 불멸의 여인들
황원갑 지음 / 바움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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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권을 읽고 나니 마치 고조선 그 이전부터 조선말까지 약 반만년의 우리나라 역사속의 그 한복판을 여걸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여행하고 온 느낌이다.

책날개에 실린 저자의 모습은 마치 고구려 장군같은 외모의 소유자인데, 그의 이력 및 저서를 보면 기자에서 문인까지, 두루 아우르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음을 알 수 있다.

이 저서는 <한국사 여걸 열전>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마치 흥부전, 춘향전 하듯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여진 것처럼 보이나, 약 95권의 참고문헌에 근거하여 저술하여 그 내용이 정확성과 사실성이 역사서에 버금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기존의 역사서를 충실히 비교 참고하였을 뿐 만 아니라 저자 본인의 식견에 근거한 원본 비틀기식으로 재조명한 <한국사 여걸 열전>은 단지 이야기로서의 역할만이 아닌 야사로서의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듯 하다.




고조선부터 조선말까지 역사에 그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여걸 27명의 비상한 한삶을 그린 이 책은 그 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져 왔던 여인들의 여걸기를 한권에 묶었다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싶다. 더군다나 그 여걸들이 시대를 풍미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 및 시대 상황에 대한 상세한 기술은 단지 위인전 성격이 아닌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도 충분하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여걸 이야기를 하면서 여걸보다는 그 주변인물, 시대배경 등에 더 치중한 부분이 몇 곳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읽다 보니 여걸전을 읽는다는 기분보다 한권의 역사서를 읽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걸인 웅녀를 기술한 부분에서 강화도의 마니산을 '마리산'으로 표기된 것을 보면서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반가왔다. 작가의 우리나라 역사를 대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나만의 착각일까(흔히, 강화도의 마니산은 여기저기에서 쉽게 마니산으로 표기한 것을 볼 수 있으나, 언어학적으로 머리라는 의미의 '마리산'으로 부르는 게 맞다. 즉 우리나라의 머리가 되는 산이라는 의미다.)

27명의 여걸 중에서도 내 마음을 당긴 사람은 미혼모에서 여신으로 모셔진 고구려의 국모 유화부인, 고구려와 백제 건국의 여제 소서노, 가야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이국의 공주 허황옥, 미색하나로 서라벌을 휘어잡은 화랑들의 여왕 미실궁주,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선덕, 언니의 꿈을 사서 인생을 개척한 문명황후, 우리나라 최초의 여장군 연개소문의 동생 연수영, 불교중흥을 도모한 명종의 모후 문정왕후,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 풍월 속에 살다간 송도의 명기 황진이, 삶의 아픔을 시를 승화시킨 허난설헌, 볼모의 신분에도 경제를 통해 부국을 추구한 여성 CEO 소현세자빈 강빈,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임윤지당 등이다. 그 중에서도 일신의 성공이나 제도, 윤리, 관습안에서 자리매겨진 여걸들이 아닌 시대를 초월하는 자유인으로 이해된 황진이의 한삶이 더 크게 다가온다.

위에 거론한 여걸들은 아주 상세하게 그 기록이 남아 있는 자도 있으나, 그렇지 못하고 왜곡되거나 축소되어 있어 저자의 견해가 더 첨가되어 기술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도미의 아내, 낙랑공주, 그리고 주논개 등은 그 이름까지도 전해지지 않거나 이런저런 이견이 많은 것들도 있어 남성 위주의 역사관 속에서 여성들의 자리를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여걸들에 대한 이야기의 서사가 주는 재미는 차치하고라도 주몽을, 추모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나, 사대주의 사관에 젖어있는 고려시절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각 부분에 대한 적절한 비판, 삼국시대로 규정지어져 잊혀져 가는 가야 및 부여의 존재에 대한 적절한 평가, 제외된 역사인 고조선, 삼한, 발해 등의 복원, 역사란 원래 승자의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전제하에 역사 비틀어 읽기 등, 저자의 폭넓은 자료 분석 및 지식에 근거한 새로운 견해는 기존의 역사서를 적지 않게 접해본 내게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또한, 이 책은 여걸들의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 뿐 만 아니라, 더불어서 중국의 제후국이 아닌 독자적 연호를 사용한 당당한 제국인 우리나라의 주체성의 역사를 함께 이야기해 주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는 것처럼, 어지러운 시대상황이 여걸을 만드는 거 같다.

남성위주의 역사 속에서 그 이름이 기록된 자 헤아릴 수 없이 많건만, 여걸전이라 하여 이제 27명 정도 묶였으니, 어두운 시대와 불합리한 관습속에서 알려지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여걸들은 또 그 얼마이랴.

이 책을 통해서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되새겨보며, 바야흐로 21세기는 여성들의 세상이라고들 흔히 얘기하는데 , 여걸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보통의 여성들이 제대로 위치지어지는 세상이 될 지는 훗날 역사서가 증명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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