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자주 보는 코메디 프로 중에 '독한 놈들'이라는 코너가 있다.

세 명의 남자들이 나와서 돌아가면서 세상의 풍속을 한마디로 직설적으로 독하게 '까대는'개그를 한다..그런데..가끔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아프다.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내니까.

이 책 [건투를 빈다] 는 인간의 정곡을 찌르고 들어온다는 면에서 이 코너를 연상케 한다.

저자 김어준의 지적은 아프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접적이다.

그런 만큼 처방도 정확하다..사실 환부를 제대로 도려내야 상처가 낫지 않겠는가.

'고름 나둔다고 살 되는 것 아닌 것'처럼 말이다.

늘 변명거리를 찾거나 핑계가 되어줄 만한 제3자를 찾는 자에게 가차없이 들이대는 그의 칼날같은 말들. 그러나 그의 지적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다.

아마도 여행을 통해서 접한 넓은 세상의 경험과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인 거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곧 나의 모습이고 그 모습이 결국 나의 삶이 되는 것이다.

설령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 해도 그 다음에 주어지는 상황이나 제3자에 의해서 귀결되는 결과는 어차피 선택하지 않은 자의 몫이다. 따라서 언제나 기꺼이 자기 앞에 놓인 상황에 적극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가 이 책을 통해서 상담해주는 영역은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 등 5개의 분야다.

위 영역에 대하여 각각  삶에 대한 기본태도, 인간에 대한 예의, 선택의 순간, 개인과 조직의 갈등, 사랑의 원리, 라는 저자의 기준을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말해 주고 있다.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삶을 장악하라

남의 기대를 저버리는 연습을 하라

'누군가의 무엇'이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다 행복하자고 이 지랄들 하는 거 아닌가

건투를 빈다.




그의 글은..사회에서 통용되는 여러 종류의 계급장을 모두 떼어버린 글이다. 유쾌하다. 담백하다. 뒤끝이 없다, 정확하다, 날것이라 살아있다. 개운하다, 통쾌하다. 비록 거칠지만 지적이다. 유머스럽다. 그러나 가볍지 않다.    그래서 즐겁다.




참, 궁금해진다..저자의 일상이. 이런 그가 나이가 들면 식당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 식당에는 2002 월드컵의 흥분과 2008년 광우병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만 받을 것이라 한다. 눈이 번쩍 떠진다. 그 식당에 주방장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자꾸만 치밀어오른다 .그의 말대로라면 자고로 우리가 다 행복해지자고 하는 수작이라니..그저 나는 나의 욕망에만 충실해보고 싶어진다. 그의 충고대로... 김형은 30년 후를 기대하시라.

 

나와 동시대를 같은 연배에 살아내서인지 그의 정서에 깊이 동감한다.

비록, 살아온 배경과 사적인 경험은 달랐을지언정, 저자가 느꼈던 사회, 제도, 삶에 대한 각종 의문이나 그 해결방식은 지금의 나와 흡사하다.

 마치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간 사람처럼 딱 맞춤이다.

어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있는지..그저 읽는 동안 감탄스럽기만 할 뿐이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책임을 질려고 노력했다. 내 선택에 충실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런 나도 때로는 누군가가 나에게 신뢰가 느껴지는 따뜻한 말로 조언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결정한 것에 박수쳐주며 동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러면 사는 것이 쪼끔은 덜 힘들고 덜 외로우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나를 짓누르고 있던 두 종류의 고민에 대해서 종지부를 찍었다. 아주 가볍고 유쾌하게. 이제 저자의 말투로 서평을 마감하고자 한다.  김형! 그래서 졸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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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마음산책 -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꼭 읽어야 할 10대를 위한 인생 지침 43
이충호 지음 / 하늘아래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참으로 놀라운 책이다.




제목만 보고는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도덕교과서 풍의 에세이라고 쉽게 예단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정독이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나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가슴에 새기다 보니 쉬이 넘어가질 않았다.

이건 뭐. 10대를 위한 산책, 이 결코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아, 물론, 책표지에 청소년, 교사, 학부모가 꼭 읽어야할 10대를 위한 인생 지침 43, 이라고 부연설명이 되어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제목에 대한 서운함이 달래지질 않는다.

만약 나에게 제목을 붙이라고 한다면 인간 교과서, 라고 붙이고 싶다. (그런데. 이건 .너무 딱딱하군,흠.)

 

이 대목에서 저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지은이 이충호님은 평생을 중고등학교에서 교직에 봉사하다가 교장으로 정년퇴직을 한 후 후학을 위해

인성교육, 자녀교육 등 교육관련 저서를 기술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교사, 특히 교장에 대한 그동안 석연치 않았던 부정적인 느낌이 한 방에 날라가 버리는 느낌이다.

이 또한 나의 편견이지만 이 책은 나의 편견을 깨기에, 그리고 새로운 편견을 만들기에 너무도 충분하다.

저자의 이름 석자를 잊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거론하는 우리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 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중요시해야 할 자세 중 43가지를 골라

동서양, 고금의 많은 예화들과 성현의 말씀을 통해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실천하기 쉽게 풀어놓고 있다.

그동안 너무 흔하게 자주 들어오고 또한 그 깊은 뜻은 제대로 헤아려 보지도 못한 채 쉽게 일상에서 사용했던 말들이다.

이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덕목들의 뜻과 내용을 알게 되니 자꾸만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기성세대들은 흔히 요즘 아이들은 인성교육이 덜 되어 있다고 질타어린 시선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아이들 뒤에는 단연코 인성이 부족한 어른이 존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사실은 외면한 채 그저 아이들만을 탓하는 것일 뿐.

이 책을 주변 어른들에게 권하기에 앞서 나 자신이 먼저 곁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며 몸에 익힐 일이다.

독서를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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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분노 - 때로는 분노가 우리의 도덕률이 될 때가 있다
조병준 지음, 매그넘 사진 / 가야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기록의 기능으로서의 사진을 좋아한다. 같은 기능으로서의 것으로는 펜이 있으나,

펜보다는 기록하기가 쉽고 빠르고 단순하기 때문에 더 선호하게 된다. 아니,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백 페이지의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뉴스에서의 사진은 펜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필름 카메라시절에도 그러하였건만, 이제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촬영한 즉시 확인까지 가능한 디지털카메라까지 나왔으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나의 버릇은 여전하다. 찍는 것 뿐 만 아니라 나의 Herstory에도 관심이 많아서 찍히는 것 또한 좋아하여 남들은 나이가 들어가면 사진 촬영을 기피한다는데 이 또한 나에게는 남의 동네 얘기일 뿐이다. 그렇다..나의 사진찍기는 그저 단순히 개인의 기록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나의 취향과는 별개로 나는 좋은 사진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여기 단순히 기록의 의미를 넘어서서 고발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사진들이 있다. 결코 외면하지 못하게 똑바로 보라고 눈앞에 들이대는 사진이 있다.

바로, 매그넘이 찍고 조병준이 글을 써 묶어낸 [정당한 분노]다.

내가 매그넘을 안 것은 올 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서였다..영화제 기간 동안 짧게 소규모로 매그넘 사진전이 열렸었다. 우리가 엽서나 화보를 통해서 접했던 제임스 딘, 오드리 햅번 등의 사진이었다. 영화제 기간과 맞물려서 기획되었던 사진전이었기에 영화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마치 영화의 스틸컷같은 사진들이었다..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멜랑꼬리한 사진들..그러다가 여름휴가때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매그넘사진전까지 관람하게 되었다.

이 사진전에서도 변함없이 한국의 영화배우인 문소리, 하정우 등의 얼굴이 보였지만, 그전에 내가 섣불리 예단했었던 매그넘 사진하고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냉철한 시선으로 2008년 한국의 현재를 작가의 시각이 강하게 담긴 매그넘 코리아전이었던 것이다. 특히, 이제는 사라져버린 숭례문의 사진 앞에서는 마음 저 깊은 곳으로부터 울컥 치솟는 느낌에 눈까지 빨개지고 말았다. 

[정당한 분노]에서는 매그넘이 기록의 도덕적 힘에 헌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매그넘의 사진은 타자 간의 거리, 들리는 비명소리와 들리지 않는 비명소리의 거리, 도움을 받은 손과 도움을 받지 못한 손의 거리를 기록해오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어느 누구도 진리를 독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세상에는 절대적인 보편성을 띤 윤리가 있으니, 바로 타인을 폭력으로 학대하지 말라!는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천안문 광장의 탱크 앞을 막아선 청년의 모습, 군인의 총구앞에 꽃을 든 여학생, 소년병의 눈빛, 베트남전에서 죽은 남편의 처형사진을 든 채 눈물을 흐리는 할머니, 엘 모소테 학살사건의 희생자장례식, 체르노빌의 유산, 뉴에이지 어린 여행자, 가난한 침대에서 우는 여인과 그 어미를 위로하는 속옷만 입은 아이,

아,..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드러내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열거하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저자도 31장의 사진을 고르며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때로 모르고 죄를 짓는다. 그리고 몰랐다는 사실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양심은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진속의 이야기들이 먼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다른 모습의 [정당한 분노]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정당한 분노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인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가 아무래도 소통,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한다.. 가족간의 소통, 사회와 개인간의 소통, 정부와 국민과의 소통,,,그러나 점점 물질 뿐 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사유화되어가는 신자유주의 물결속에서 각자가 부딪히는 아픔까지도 사적인 영역으로만 치부되는 현실에 과연 진정한 소통이란 가능한 것일까. 결국 소통되지 못하는 정서는 분노의 마음을 갖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우리의 모든 분노가 정당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이 최소한 나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되어진 사악하고 거대한 어떤 강자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정당한 분노라고 규정지어도 되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역사처럼 말이다.


세상사 모든 것에는 빛이 강한 만큼 딱 그만큼의 크기로 그림자 또한 강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프레임이 세상의 빛 뿐 만 아니라 그림자 또한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뿐이다. 그러나 이 약속이 우리들의 정당한 분노를 과연 치유할 수 있을까.  

기록의 기능으로서의 사진을 좋아한다. 같은 기능으로서의 것으로는 펜이 있으나,

펜보다는 기록하기가 쉽고 빠르고 단순하기 때문에 더 선호하게 된다. 아니,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백 페이지의 글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뉴스에서의 사진은 펜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필름 카메라시절에도 그러하였건만, 이제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촬영한 즉시 확인까지 가능한 디지털카메라까지 나왔으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나의 버릇은 여전하다. 찍는 것 뿐 만 아니라 나의 Herstory에도 관심이 많아서 찍히는 것 또한 좋아하여 남들은 나이가 들어가면 사진 촬영을 기피한다는데 이 또한 나에게는 남의 동네 얘기일 뿐이다. 그렇다..나의 사진찍기는 그저 단순히 개인의 기록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나의 취향과는 별개로 나는 좋은 사진이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여기 단순히 기록의 의미를 넘어서서 고발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사진들이 있다. 결코 외면하지 못하게 똑바로 보라고 눈앞에 들이대는 사진이 있다.

바로, 매그넘이 찍고 조병준이 글을 써 묶어낸 [정당한 분노]다.

내가 매그넘을 안 것은 올 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서였다..영화제 기간 동안 짧게 소규모로 매그넘 사진전이 열렸었다. 우리가 엽서나 화보를 통해서 접했던 제임스 딘, 오드리 햅번 등의 사진이었다. 영화제 기간과 맞물려서 기획되었던 사진전이었기에 영화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마치 영화의 스틸컷같은 사진들이었다..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멜랑꼬리한 사진들..그러다가 여름휴가때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매그넘사진전까지 관람하게 되었다.

이 사진전에서도 변함없이 한국의 영화배우인 문소리, 하정우 등의 얼굴이 보였지만, 그전에 내가 섣불리 예단했었던 매그넘 사진하고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냉철한 시선으로 2008년 한국의 현재를 작가의 시각이 강하게 담긴 매그넘 코리아전이었던 것이다. 특히, 이제는 사라져버린 숭례문의 사진 앞에서는 마음 저 깊은 곳으로부터 울컥 치솟는 느낌에 눈까지 빨개지고 말았다. 

[정당한 분노]에서는 매그넘이 기록의 도덕적 힘에 헌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매그넘의 사진은 타자 간의 거리, 들리는 비명소리와 들리지 않는 비명소리의 거리, 도움을 받은 손과 도움을 받지 못한 손의 거리를 기록해오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어느 누구도 진리를 독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세상에는 절대적인 보편성을 띤 윤리가 있으니, 바로 타인을 폭력으로 학대하지 말라!는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천안문 광장의 탱크 앞을 막아선 청년의 모습, 군인의 총구앞에 꽃을 든 여학생, 소년병의 눈빛, 베트남전에서 죽은 남편의 처형사진을 든 채 눈물을 흐리는 할머니, 엘 모소테 학살사건의 희생자장례식, 체르노빌의 유산, 뉴에이지 어린 여행자, 가난한 침대에서 우는 여인과 그 어미를 위로하는 속옷만 입은 아이,

아,..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드러내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열거하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저자도 31장의 사진을 고르며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때로 모르고 죄를 짓는다. 그리고 몰랐다는 사실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의 양심은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진속의 이야기들이 먼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다른 모습의 [정당한 분노]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정당한 분노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인 것이다.




요즘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가 아무래도 소통,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한다.. 가족간의 소통, 사회와 개인간의 소통, 정부와 국민과의 소통,,,그러나 점점 물질 뿐 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사유화되어가는 신자유주의 물결속에서 각자가 부딪히는 아픔까지도 사적인 영역으로만 치부되는 현실에 과연 진정한 소통이란 가능한 것일까. 결국 소통되지 못하는 정서는 분노의 마음을 갖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우리의 모든 분노가 정당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분노를 일으키는 원인이 최소한 나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되어진 사악하고 거대한 어떤 강자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는 정당한 분노라고 규정지어도 되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역사처럼 말이다.


세상사 모든 것에는 빛이 강한 만큼 딱 그만큼의 크기로 그림자 또한 강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프레임이 세상의 빛 뿐 만 아니라 그림자 또한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뿐이다. 그러나 이 약속이 우리들의 정당한 분노를 과연 치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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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 노벨과 교육의 나라
박두영 지음 / 북콘서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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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는 그 놀라운 대학 진학율에도 불구하고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이 하나도 없는 나라이다. 또한 같은 학문임에도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한 나라이다.

아마도 국민의 무의식속에 사노공상의 이미지가 뿌리깊이 잠재되어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같은 학문을 하더라도 뒷짐지고 에헴하는 학문을 선호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펜대를 굴리는 직업만이 좋은 줄 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정책적인 문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이공계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가도 예산 문제로 하루아침에 연구직에 있던 자들의 자리가 사라져버리는 시스템.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다른 분야에 진출한 자들이 누리는 것에 비해서 상대적인 박탈감 또한 이공계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변이다.

여기 우리나라와는 교육정책에 있어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나라가 있다.

바로 노벨과 아바와 바이킹으로 다가오는 나라, 스웨덴이다.

이 책 [노벨과 교육의 나라 스웨덴]은 저자가 한국과학재단 및 한국대사관 직원으로 스톡홀름에서 거주하면서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모은 자료를 통해 얻은 지식과 감흥을 풀어놓은 책이다.

따라서 매우 자세하고 정확하며, 내용 또한 풍부해서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알고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언뜻 여행객의 시선이 아니라서 딱딱하게 여겨질 수도 있으나, 저자의 글을 풀어놓는 솜씨는 담백해서 읽는 진도도 수월이 나간다. 중간중간 가슴가득 치솟는 부러움에 한숨을 내쉬는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전체 수입의 30%이상을 세금으로 걷어 구축한 사회복지제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나의 부러움의 대상은 교육에 대한 부분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자녀의 교육문제로 고민하지 않는 날이 없다보니 스웨덴의 환상적인 교육제도는 그야말로 퍼펙트 그 자체로 다가온다. 대학교까지 무료로 교육을 시켜주는 나라..하무며 공책까지도 학교에서 지급이 된단다. 대학원과정은 학비 뿐 만 아니라 그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생활비까지 지급이 된다니..그 부러움이 지금 당장이라도 영어공부에 매진하여 스웨덴으로 유학을 가고 싶을 정도이다.

특히, 내 눈을 끈 것은 다름이 아니라 대학의 시스템인데, 입학하자마자 교양과목은 없이 곧장 전공으로 들어가는 것과, 학년단위로 언제든지 전공을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제도 등이다. 또한 학생 중심의 학과과정 운영을 한다는 내용을 보고는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나라의 거의 교수 중심의 학과과정 운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테면 지방대학의 교수는 대부분 그 삶의 근거지를 서울에 두고 있고, 따라서 수업시간표를 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로만 채울려고 한다. 이에 부족한 강의실 문제나 하루 수업량 초과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스웨덴의 대학운영제도를 보면서 이렇게 운영할려면 정말 많은 수의 행정직원이 필요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부분에 대한 언급도 친절하게 되어 있었다. 한 예를 들면,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인 웁살라 대학교는 2만 6,000여명의 학생과 6,000여명의 교직원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사적인 얘기로 들어가면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은 전체 학생수 8,000여명에 교직원은 약 800여명이다. 단순 비교해봐도 웁살라 대학에 비하면 우리대학의 현실은 서비스 행정을 하기에는 절대 부족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현재 전국의 국립대의 법인화를 추진하는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스웨덴같이 교육비 무료는 언감생심 꿈꾸지 못한다 하더라도 1년에 천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야하는 이 현실속에 그나마 서민의 교육평등화를 담보로 한 국립대학교마저 사립화하는 정부인 것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국립대는 서울보다 그 외 지방에 많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 현재 각고의 노력으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중이나 과연 서울집권형의 사회구조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낙관하기는 어렵다. 국립대의 고사는 결국 지방인력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렇게 되면 국가의 균형발전은 더 요원해지기만 하는 것이다. 교육은 자고로 백년지대계라고 하였건만 오래전 정권부터 우리나라의 교육은 정부에서 주관하기는 커녕 학부모들의 개인 능력에 떠 넘긴지 오래다.

휴우...교육얘기가 나오니 말이 길어진다.. 이쯤하고..

 우리나라의 유명대학 교수가 스웨덴의 대학을 방문하고 난 후 언급한 아래의 내용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의 대학은 학생과 교수의 관계가 좀더 가깝고 권위주의가 없어져야 한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 것이다. 지도교수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이 불문율이라는 것을..실용적인 학문을 중요시하는 스웨덴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풍경은 찾아 볼수가 없다. 오히려 세미나같은 곳에서 보여지는 스웨덴 학생들의 모습은 좀더 교수를 존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정도라고 말한다..그러나 바로 그런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발전적인 연구 결과물이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구 90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국가경쟁력 세계 4위의 강한 나라 스웨덴은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더불어 실용위주의 높은 교육 수준과 기술력이 오늘날의 스웨덴이 있게 한 원동력이다.

스웨덴도 1990년대 중반에 IMF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실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와 국민들 간의 커다란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현 시점에서 가장 크게 요구되는 것이나, 오히려 바로 이 점이 현 상황을 더 절망스럽게 하는 거 같아 마음이 더 어두워진다.

이 책에서는 이 외에도 스웨덴의 역사와 문화, 그 이웃국가인 노르웨이, 핀란드와의 협력체제, 이민자들에 대한 문제까지 다양하게 언급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입양아에 대한 언급도 새로운 내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입양아는 미국 외에 스웨덴으로 가장 많은 아이가 입양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친 사회복지 정책이 강한 근로의욕을 약화시켜 미래전망을 어둡게 한 면도 있으나, 전통적 산업에서 벗어나 범국가적으로 추진하는 풍력에너지,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분야에 대한 발전과 매년 증가일로에 있는 관광수입은 스웨덴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저자는 스웨덴의 실용적인, 검소한 느리지만 확고한 성격과 우리나라의 역동적이고 빠른 명석한 두뇌가 서로 어우러지면 훌륭한 시너지효과가 예측된다며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관계를 더 활발히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책은 입안정책자나 교육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봤음 한다. 막연히 아는 것과 상세한 지표나 자료를 통해서 아는 것은 가슴에 와 닿는 그 절실함의 차이가 크다.

입신양명을 가문의 가장 큰 영광으로 삼고, 또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배워 온 우리들과, 인생의 의미를 성공보다는 자아실현과 자기만족에 더 치중하는 유럽인들 간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교육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 우리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하여 건배제의를 하며 이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다함께 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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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축구와 골프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1
박영수 지음, 노기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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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이 말은 스포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성격이 내성적이 않음에도 몸을 움직여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토론한다거나, 영화나 음악감상, 아니면 산책하기 등은 좋아하지만 말이다.

제일 크게 움직이는 것이 등산이다..등산은 좋아하고 산악회 활동도 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다닐때 체육점수가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몸치도 아닌 듯.

한번은 허들넘는 자세가 제일 좋다며 아이들 앞에서 대표로 허들넘기를 한 적도 있으니 증거가 되어 줄려나.

팔힘도 좋아서 포환던지기, 오래매달리기는 거의 만점을 받았다.(승부근성이 한몫을 한 탓도 있음) 대학시절에는 암암리에 스포츠에 대한 나의 콤플렉스인지는 몰라도 <에이스>라는 테니스동아리까지 가입하기도 했다..물론, 동계훈련 한 번 다녀오고는 그만두어 버렸지만..

자, 무엇이 문제인가.

언제나 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저 멀리서 뜨악하게 보는 나의 모습은?

그건 아마도 스포츠를 결과만 생각하고 즐길 줄 모르는 나의 자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즘 해보곤 있다.

축구는 단결심과 협동심을 끌어 모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는 거 같다.

골프는 예전에 비해서 많이 대중적이 되어서(그래도 내게는 먼 운동이지만)주변에서 즐긴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아들아이가 축구를 너무나 좋아한다. 아들아이와 소통하고 싶어서,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때의 감동스러운 기억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때 만삭의 몸으로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선 벅차는 가슴으로 응원을 했던 기억은 아주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추억이다..직장에서도 윗분 방에 모여서 간식(튀밥, 수박)을 사다놓고선 열띤 응원전을 펼쳤던 기억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가지씩은 있을 것이다.

생전 알지도 못했던 축구규칙과 선수이름, 세계적인 선수들 모습까지 열심히 공부하여 스포츠를 즐겼던 기억, 역시 알고 보니 훨씬 더 재밌고 애정이 가더라는 말이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보니 그 크기도 크고 삽화까지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그동안 몰랐던 축구와 골프의 탄생부터 성장기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잘 정리되어 있다. 더불어 축구과 골프의 역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들까지.

시험공부를 하고 있던 아들도 쉴 참에 한 꼭지씩 심심풀이로 읽어보더니 재밌단다.

그동안 골프를 치던 친구들의 대화속에서 꿀먹은 벙어리같기만 했던 나도 다음에는 아는 만큼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

다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의 값이 살짝 비싸다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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