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명 그 어느 시대보다 뉴스가 넘쳐나는, 그야말로 뉴스의 홍수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하지만, 카더라 식의 검증도 안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객관성이라는 기본요소는 무시한 채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극단적인 이념 편향의 자극적인 뉴스들이 넘쳐나는 시대.
우리는 과연 그 많은 뉴스들 중 어떤 것을 어떻게 읽고 제대로 인식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의 답을 함께 고민 해보자고 말한다.
아프리카의 빈곤과 불평등 뉴스를 도시 최고 건물의 안락한 사무실에서 논의하는 기자라는 상위(?) 직업의 아이러니는 씁쓸하고,
매일 수없이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오지만 언론사나
광고주, 데스크와 기자들의 목적과 의도에 따라 어떤 이슈는 골라지고 선택되는 반면, 어떤 뉴스들은 같은
이유로 버려지고 외면 받는 현실은 서글프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뉴스들 속에서 그래도 최소한 기사의 맥락이나 사실을 넘어선 진실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한편, 공정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뉴스에 신뢰를 가지려고 해왔다고 자부 해왔다.
하지만, 저자의 지적처럼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류의 중대한 일들 중 아예 기사화 되지도 않은 수많은 뉴스들에 대해선 나역시 자각조차 없이 살아왔다.
빈곤과 폭정의 고통 속에 생존을 위협받는 아프리카의 처참한 실상도, 독재국가와 강대국의 힘겨루기 속에 국가적 자존을 지키고자 불리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소국의 이야기들도 수많은 정치 사회적 이유와 핑계로 우리의 알 권리 뒤에서 버려지고 있었다니.
언론인들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우리가 보게될 뉴스를 임의로 선택하고 버리는가?
보도 분야에야말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 선택 기준과 도덕적 함의의 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문명의 발달과 함께 매일 우리에게 전달되는 뉴스의 양도 엄청나게 늘어났고, 어차피 우리는 한정적으로 우리가 선택한 뉴스들만을 접해야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뉴스의 본질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바라는대로
끌려가지 않을 수 있는 이해와 통찰력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깨달음을 준 책이었다.
저자가 주관적으로 구분한 뉴스의 요소들이나 뉴스를 대하는 데 필요한 태도 등은 사실 원론적이고 지극히 보편적인 것들이라 딱히 새롭지도 신선하지도 않았고, 소설에서 저자가 보여주었던 독특한 전개 능력이 이 책에선 보이지 않은 점은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뉴스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그 많은 뉴스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의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충분히 전달 되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내일부터 뉴스를 볼 땐 조금 더 생각하고 교차검색이나 추가 정보등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독자들이 눈을 뜨고 무섭게 지켜보며 진실을 찾는다면 우리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는 가짜뉴스들도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 여행하는 법 땅콩문고
임윤희 지음 / 유유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방법이나 독서감상을 모은 책들은 언제나 흥미롭다.
독서를 좋아하는 다른 이들은 어떤 책에 매료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책을 고르고 읽으며 그들이 꼽는 인생책은 무엇인지를 듣는 것은 늘 신선하고 흥미진진하며 새로운 책을 알게 해준다.
그런데 독서에 대한 관심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무심코 집어든 이 작은 책을 통해 도서관이라는 장소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시간을 정말 좋아하지만 도서관은
내게 늘 조금쯤 아쉽고 거리가 있는 장소라는 느낌이라 그다지 즐겨 찾는 곳은 아니었다.
읽고싶은 신간은 늘 없거나 대출 중이고 대여한 책들중 꽤 많은 수의 책들은 이전 대여자들의 무심함으로 훼손되고 지저분했으니까.
새로 생기는 도서관들은 깨끗하고 편하고 다시 가고싶은 편의 공간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쩐지 단골손님처럼 가게되진 않았었는데,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외국의 도서관들에 비해 아직은 공생이나 공유 차원의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
출판업계와의 공조 시스템이나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개발도 아직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
도서관의 외부 디자인부터 지역과 함께 공생하며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 존재하는 외국도서관들의 사례를 읽으며 너무나 부러운 마음과 함께 여행을 가게되면 도서관에서도 시간을 보내봐야겠단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종이책이 없어지지 않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독자로서 출판계의 위기와 도서관의 발전에 어떤 방식으로나마 도움이 될수는 없을까 모색하고픈
의욕까지.
책은 마음의 양식이니 이런 거창한 말보다 그저 책읽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살고픈 사람으로서, 이렇게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는 책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첫 책이라는 서경식
선생님의 ‘내 서재 속 고전‘을 읽고싶은 도서 목록에 올렸으니 독서 효과는 있는 거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토리 중심의 독서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2014년 4월 16일 온국민이 목도한 그 참혹한 비극의 순간은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지워서도 안되는 상처를 남겼다.
그래서 누군가는 모른척 외면하고,
또다른 이들은 씻을 수 없는 부채감으로 그래도 뭔가 하려고 광화문으로 국회로 나가고,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자신들의 천형인 글쓰기 라는 도구로 쓸 수밖에 없는 뭔가를 쓴다.
스토리는 그닥 새롭지도,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지만 사건 위주의 에피소드보다 주인공의 사유를 통해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어딘지 답답하고 우울하게 느껴져서 쉽진않다.
이 소설은 연인이자 동거인이던 dd를 사고로 잃은 뒤 무력감에 젖어 살다 우연히 발견한 오디오를 들으며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는 d, 대학교 시절 점거농성을 하다 받았던 성적 모멸과 무력감으로 각자 트라우마를 갖게되어 누구에게도 커밍아웃 하지 못한채로 함께 사는 동성 커플이 세월호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매주 광화문으로 나가는 두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하고픈 이야기는 결국 갑자기 닥친 불행을 피할 능력이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같은 약자들과 연대를 통해 조금씩 앞으로 나가야한다는 것이 아닐까?
버스 사고로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dd를 기다리는 것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d의 이야기에서,
매주 추위를 뚫고 광화문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 커플의 이야기에선 바다 속으로 가라앉던 배를 지켜보는 것밖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날의 처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들은 음악으로 스스로를 치유하며, 다른 이의 상처를 위로하고 함께 싸우기 위해 손 잡고 걸어가는 동안
조금씩 나아질 내일을 기대하며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될 것이란 믿음을 갖게된다.

독자가 돈을 지불하고 책을 구입해야 살 수 있는 작가로서, 다시 돌이키기 싫은 아픈 이야기를 쓴다는 건 쉽지않은 일일텐데 그래도 그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자신만의 글쓰기가 되지않을 것 같아 쓸 수밖에 없었다는 작가의 변이 그래서 더 안쓰럽고 공감이 되었다.
삶의 희망과 밝은 미래를 이야기 하는 작가도 필요하지만, 아프다 해도 외면하고 모른척 해선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작가도 필요하지 않을까?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되는 이야기를 꺼내주는 작가들이 있어 고맙다.
그러니 읽는동안 그날이 떠올라 아프더라도,
그날 이후 아무것도 하지못한 우리를 자책하며 멍하니 살았던 시간이 생생히 기억나 괴롭더라도 이런 책 한권 읽는 시간 정도는 할애하자.
그리고 없던 일처럼 사는것을 선택하기보다 다신 그런 어처구니 없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나라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어른으로 살기를 결심하자.
그런 반성의 깨달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값진 독서였다.
독서에 대한 취향과 고집이 일면 나와 비슷한 작가를 만난 반가움과 책정리의 팁을 얻은것은 예상치 못했던 보너스.
한동안은 빨간 표지의 이 책이 내 책장에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방송에서 본 그녀의 여유로운 표정과 적확한 표현으로 촌철살인의 냉정하지만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말투에 호감이 갔고, 그래서 그녀가 글로 표현해 들려주는 삶에 대한 생각들이 궁금해 책을 구입했다.
책을 읽고 난 첫 감상은 글보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글재주보단 말재주가 더 많은 사람이구나 라는 것.
어쩌면 혼자 사는 여자로서 늘 수없이 했던 생각들이라 딱히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나에겐 너무 평이하고 다를 것
없는 이야기들이어서 아쉬웠다.
효과적인 팁을 기대했으나 이미 알고있던 원론적 이론 뿐이어서 허탈해진 기분이랄까..?
그래도, 몇개 챕터에선 다 알고있는 생각들이기에 더 깊이 공감되는 생각들이 있어 반갑게 끄덕이게 된다.
여권의 위상이 전세계에서 3위인 나라가 되었다지만
아직도 여자로서 체감되는 성평등 지수는 여전히 과도기에 머물러있다고 느껴져서인지 그녀처럼 페미니스트임을 당당히 드러내는 여자가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큰 위안이 된다.
그래. 다른 이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잣대의 눈치를
보지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혼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나를 스스로 더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며 살아갈 용기가 필요해.
혼자선 힘들다면 그녀처럼 앞에 서서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 옆에 서서 그녀처럼 걸어가보는 것도 괜찮겠지.
눈이 확 뜨일만큼 빛나는 문장이나 가슴에 꽂히는 표현을 만나는 즐거움은 없었지만 그녀가 생각하고 꿈꾸는 자신의 모습이 내가 그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아 반가웠다.
그래서 그녀의 다음 책과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며 지켜봐주고 싶다.
그녀가 얘기했듯 여자라서 무조건이 아니라 남녀를 떠나 당당하게 혼자 설 수 있는 성숙한 한사람으로서,
나를 포함해 매일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싱글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뇌과학 입문서.
흥미로운 실험들과 적절한 예시들을 통해 우리의 뇌가 하는 일(습관, 계획, 미래 비전, 징크스 등..)에 대해 이해하고, 호모 사피엔스로서 뇌의 지배를 받는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때 기쁨이 더 크고, 불행은 예측할 수 있을때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것도 신기하면서 공감 되었고,
장대 위의 바나나를 집으러 올라가는 원숭이에게 고통을 주면 그 원숭이는 다음에 올라가려는 원숭이를 필사적으로 막는다는(이미 위험은 없앴음에도) 실험결과를 통해 후손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미리 차단하는 선의 때문에 얼마나 많은 후손들이 기회를 가져보지도 못했을까도 생각하게 되었다.
놀이의 중요성, 실패의 가치, 창의성 개발 등에 대해서도 이전과 다른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나다움을 잃지않고 행복하게 살기위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 해보고싶어졌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이 말은 오래 오래 마음에 남을것 같다.
매일 오늘이 죽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울 것도 망설일 것도 없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그런 마음으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른 과학서적도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즐거운 독서의 기회를 준 책.
재미와 의미를 함께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