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어마 리 에머슨.진 뮤어 지음, 이은숙 옮김 / 반디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진짜 독특하다.^^

보고만 있어도 왠지 부러워진다. 남자로 가득한 숲이라니... 음흉한 마음을 들켜버리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남자로 가득한 그 숲은 벌목 캠프이다. 어마어마한 둘레를 가진 나무를 자르고 정리하고 모아서 강에 띄우고... 그 일 말이다. 아무래도 고단하고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남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곳에 간 어마 리는 벌목일이 아닌 식당 부주방장으로 일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어마 리는 가족 중 자신을 가장 별볼일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현실적이지 못하고 자리를 못 잡고 빌빌대는 사람, 네 딸은 결혼 뒤 안정적으로 살고, 세 아들은 내로라하는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본인은 완전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언니 집에 얹혀지내던 어느날 형부가 구해준 일자리에 면접을 보고 오는 길에 들른 동물원에서 어마 리는 두 청년이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올드 폭스가 부주방장을 찾느라 진땀 빼고 있잖나. 그래서 그 여자라도 꾀어 보려고 했던 거야. 숙식 제공에 450달러면 여자한테는 꽤 괜찮은 조건이잖아.”

문득 천사들이 내려와 운명의 길로 안내하는게 아닐까 생각한 어마 리는 그 길로 언니 집에 돌아가 짐을 싸서 벌목 캠프의 부주방장으로 취직한다.

그리고 그녀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벌목공들과 티격태격 지내는 사이, 어느새 그들은 그녀의 마음에 들어와 가족이 되어주었다. 부대끼며 지내는 사이 인생을 배우기도 했다.

“ 숲이라 그래. 숲은 여자들에게 묘한 작용을 하지. ”

도대체 숲에는 무엇이 있길래, <카모메 식당> 속 핀란드의 숲은 마사코를 변화시켰고,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의 어마 리는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허황된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숨쉬고 있는 인생 속으로 뛰어 들어가 행복을 찾아내서 더욱 그렇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장소를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행복은 내가 있는 이 자리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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