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4
알바로 무티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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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티스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다. ”

“ 마술적 사실주의를 현대 인간의 문제와 연결시킨 콜롬비아 최고의 시인이자 소설가, 알바로 무티스의 대표작! ”

책표지의 이런 홍보 문구는 책을 이해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화를 돋우면 돋았지 도대체 왜? 라는 의문만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사실 이 책을 끝까지 본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나의 독서 습관이 국내 소설 혹은 일본 소설에만 너무 한정되어가는 듯 하여 다양한 국가의 소설을 접해보고자 하는 바람때문이었다.

책을 펼쳤다가 덮었다를 한 세 번정도 반복했을까? 책을 읽는 것을 포기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을 때, 이웃 블로거의 서평을 읽게 되었고, 작가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마크롤 가비에로의 삶에 대한 어떤 몽환적인 듯한 평은 이 책을 어서 읽어보라 부추겼다.

그렇게 하여 다시 읽게 된 책은 그나마 처음의 그 지루함을 조금 없애주기는 했지만,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진부한 지혜의 말들 즉 무위도식하면서 강물이 흐름을 바꿔주기만을 어쩔 수 없이 기다리는 가운데 태어난 무의미한 가짜 보석들을 하나씩 실로 엮는다. (p36)

‘피로에 지친 슬픈 광기’ ‘ 칙칙한 기쁨’ ‘정신 지체아같은 언어’ ‘ 무(無)의 인질’ ‘ 따스한 침묵’ ‘각 도시만이 간직한 비밀스러운 리듬’ 과 같은 문장과 글에서는 학생때 배웠던 ‘공감각적’ 이니 ‘은유’니 하는 표현법을 떠올렸다. 그 안에 숨어 있는 속뜻을 파악해야만 하는 표현들...  어쩌면 이 책은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이라 말하는 그 여행과 그의 삶에 주목해야할 뿐 아니라 그 여정 속에 담긴 많은 속뜻을 파악해야 하는 이야기인 줄 모르겠다.

두꺼운 책 여기저기에 찔끔찔끔 숨겨 놓은 단서와 같은 구절들을 잘 이해해야만 전체적인 사건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바쁜 사람이 읽기에는 적합치 않아 보인다. 이야기 속에 흐르고 있는 그 시간에 맞춰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에게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처음의 조급했던 마음을 지우고, 그래 뭐가 됐든 읽어보자고 해야할 일들을 미루고 의도적으로라도 생각하지 않으며 책을 펼쳐들자 글이, 이야기가 머릿속에 들어왔던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광활하고 쓸쓸하고 고독한 밀림같은 그 언어들이 내 안에 들어와 생긴 반향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기나긴 여정에 함께 할 수 없었음이 그저 아쉬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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