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통곡하는 한
야엘 아쌍 지음, 권지현 옮김 / 반디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어쩌면, 그 분쟁을 이스라엘 사람과 팔레스타인 사람 모두가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여 살수는 없는 것인가 - 너무 물정모르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16살.

아직 꽃다운 젊음이 피어나지도 못한 이 아이들의 죽음을 앞에 두고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프랑스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인 사미와 아랍인 카말은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사미가 복면을 하고 방망이를 든 아랍인들에게 테러를 당한 후 그 관계가 서먹해지고 만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프랑스 사회에서 그렇게 테러를 당하고, 아무도 사후처리에 신경쓰지 않는데 실망한 사미는 이스라엘에 가서 살겠다고 마음먹게 되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사미가 혼자 결정한 그 일에, 마음을 나누는 친구라 생각했던 카말은 배신감마저 느끼며 슬퍼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둘 이외에 팔레스타인 지구에 사는 인티사르와 아픈 레일라의 모습까지 더해져 살벌한 예루살렘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네 명의 아이 - 16살 청소년의 입장을 통해 전쟁이라는 것의 황폐함과 추악함, 맹목적인 추앙의 무서운 단면이 드러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누구나 전쟁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어진다.

누구를 위한 전쟁이란 말인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건 절대 영웅적인 행동이 못돼. 그런 테러를 저지르라고 아이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막상 자기 자식들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내서 편안하게 살게 하지. 절망에 빠진 난민촌 아이들 중에서 먹잇감을 고르는거야. 그런 아이들은 잃을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천국에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만 해주면 그런 아이들은 금방 넘어오니까. (p71-72)

세상에 어떤 생명도 가치가 없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전쟁을 통해 사라지는 죽음만큼 허무한 것이 또 없다. 모두 그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이 지구상에서 전쟁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은 그 전쟁을 그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또 그쳐야만 하는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 주고 우리의 올바른 선택을 요구한다.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아들아, 평화를 만드는 건 대화야. (p70)

여기서 멈추지 않는 한, 땅이 통곡하는 한, 아이들은 죽어나갈 것이다. (p143)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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