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마을에서 자그만 카페를 운영하며 어여쁜 아내와 슬하의 아들, 딸을 두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과 마주하며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가게에 놓인 쓰레기에도 군소리하지 않고서 치우는 선량함의 표본인 톰 스톨이 있다. 그런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던 마을에 '지겨운 동네'를 지긋해 하며 살인을 일삼던 불량배가 그의 카페에 방문하고, 그런 낌새를 알아차린 톰 스톨은 기회를 엿보다 그들 둘을 죽임으로써 상황을 제압한다.
삽시간에 평범한 시민이었던 톰은 영웅이 되고 (본인은 그것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가족의 자랑이 된다. 그러나 그의 유명세와 함께 카페엔 그가 원치 않는 불청객이 찾아와 톰 스톨을 죠이라 부르며 그의 과거를 추궁하는 무리가 스톨과 스톨의 가족을 따라다니며 협박을 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폭력은 한껏 혼종을 겪는다. 그는 폭력의 피해자이며 희생량인 동시에 가해자이며 또한 집행자이다. 비록 모종을 심긴 하였으나 영화에서 그는 내낸 폭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스톨은 평화를 원하지만 그 대답은 폭력이며, 따라서 되돌아가는 응답 역시 폭력으로 일그러진다. 그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것 또한 폭력이며, 그 진실을 회피하는 대답 역시 폭력이고 그 진실을 말하는 것 역시 폭력이다.
필라델피아로 '돌아온' 스톨은 자신의 과거와 조우한다. 역시 폭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평화, 그곳에서 어떤 역사를 만난다. 아침이 밝은 호숫가에 스톨은 총을 던져 버린다. 총은 잔잔한 수면에 물결만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렇게 폭력의 증거는 침몰한다. 아물며 잊히고 폭력은 사라질 것이다. 그는 자신을 씻어내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폭력의 영원한 보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