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수 아닌 연수를 받고 있던 아침, 별 대수롭지 않은 뉴스 하나가 첫 화면에서 시선을 끌었다. 대형 여객선 하나가 침몰 중이라는 이야기였다. 사고의 경위도, 인명에 대한 이야기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윤곽이 없는, 금방이면 지나갈, 조만간 약속된 안전 불감증에 대해, 특유의 한국이라는 집단 정서에 대해 떠들어댈 하나의 가십거리 정도로 생각했다. 나는 그 어떤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을 생각할 수 없었다. 생환. 그것 외에는 어떠한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2. 어렴풋하지만 잊히지 않고서 기억되는 순간이 있다. 보도를 막 벗어난 도롯가엔 차바퀴에 짓눌려 으깨어진 개의 사체가 나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터져 널브러진 장기도, 헐떡이며 미동하는 숨조차도 느낄 수 없이 말라 비틀어져 박제된 과거였다. 그러나 그것은 몸소 생생히 증언하고 있었다. 살아 있었음을. 살아 있음을. 완벽한 무방비로 노출된 그것은 내게 말을 걸어 왔다.
3. 실종. 이것이 희망과 거짓을 오가는 지금, 우리는 말할 수 있는가? 집계에 신경질적인 저널리즘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그들의 죽음은 숭고가 아니다. 그들이 있고자 했던 오늘과 여기를 생각할수록 그것은 더욱이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