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이 하는 동아리는 시간 제약이 많다
아이들 올때는 안되고 아침도 안되고 방학때도 안되고..
다른 독서모임이나 바느질. 뜨게질은 이 시간들을 비우고 해도 되는데
사진동아리는 그렇지 않다.
빛이 너무 세도 안되고.. 이러면 안되고... 안되고..
- 물론 최대한 그들의 시간을 맞춰주기는 하지만...-
그러다보니 사진찍으러 새벽이나 아침일찍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새벽이 좋다. 한가로워서 좋고 새벽의 쨍함이 좋다. 물론 나는 새벽형인간이 아니지만...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움직일수 있는 사람은 실상 몇 안된다.
주로 나랑 선생님. 선생님은 출사가자고 하시니까 당연하고~~ 어쩌다 한 두명..


오늘이 작정하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날이다.
알람을 서너개 맞춰 놓고 부시시 일어나 약속장소로 간다
30~40분을 달려 목적지에 오면...
가끔 막막하다
뭘 찍어야하지. 오늘은 맥문동을 찍는다고 움직였지만
굳이 이 사진을 찍으러 여기 와야하는 이유는 뭐지?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생님을 따라 이것 저것 찍어보지만~
내가 감 잡고 찍을 때까지는 한참이 지난다.

이것 저것 찍어는 보지만
사진 찍는것이 좋기도 한데
뭘 찍어야 할지. 내가 뭘 찍고 싶어하는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사는 동네부터 시작해볼까? 생각만 하고...
내 안에 뭔가가 아직도 부족하나보다...
무작위로 채우다 보면 올라오는 것이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나갈때 마다 생각만 한다.

찍은 사진을 모아 보는 시간이 있다.
나는 몰랐는데 회원중 한 분이 내 사진에는 손 사진이 많더란다.
이쁘게 네일한 회원들 손.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던 손.
전신사진 찍으라고 포즈 잡았는데 나는 손만 찍고 있더란다~ ㅎㅎ
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인듯 하다.
뒷모습 사진도 많고..
손과 뒷모습은 말해주지 않은 많은 것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손을 찍은 사진들을 유심히 봐야할까보다~~ ㅎㅎ

좋은 출판사를 알게 되고 좋은사진들을 보게 되어서 너무 좋다. 하나씩 찬찬히 들여다 봐야지..





* 책속 해설편에서

손에 관한 사색은 어쩌면 익숙한 골목길을 돌아서다 마주치는 아득한 전생의 기억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손은 바깥으로만 떠돌던 시선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고 자신을 되짚어 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듯하다. --110p

사진가에게 있어 보는것은 눈의 일이고 찍는 것은 손의 일이다. 어쩌면 그가 이르는 `바로 이 한 장의 사진`의 사진은 찍는 손과 찍히는 손, 피사체와 작가가 하나가 되는 바로 그 순간에 탄생하는건 아닐까. `바로 이 한장`의 사진은 휙 날아올라 한 순간을 타고 영원에 가 닿는 틈새를 비집는다. 우리는 거룩한 성인은 얼굴도 십자가도 없는 `바로 이 한장의 사진`에서 초월적이며 영적인 깊이를 맞닥뜨린다.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거부 할수 없는 힘이다. -- 112p



오동통한 내 손은 뭘 말하고 있을까?
찍어 주신분 허락없이 잘라낸 사진이긴 하지만~~
내 손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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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8-0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에 관한 명상` 감사히 담아갑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8-07 21:06   좋아요 0 | URL
손이 해주는 이야기를 느낄수 있었어요~

cyrus 2015-08-0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자님도 킴 만레이처럼 사람들의 손을 찍어보면 어떻습니까? <16인의 반란자들>이라는 책에 보면 킴 만레이가 찍은 유명 작가들의 손 사진이 있습니다. 손 주름이 아주 뚜렷하게 보이는 흑백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8-07 21:06   좋아요 0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꼭 보고 싶은 책이에요~~ 많이 여러가지를 찍다보면 제가 진정 뭘 찍고싶어하는지 알겠죠 ㅎㅎ
좋은 작품 많이 보고 남들 찍는 사진도 다 찍어보고~~ 그러다보면 저만의 스탈과 저의 주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저 책은 꼭 살겁니다 ㅎ

세실 2015-08-08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배우시는군요...
저도 배워보고 싶은 마음뿐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
저 보랏빛이 맥문동인가요?
아웃포커스 깊이감이 있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08-08 13:46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동아리에요. 마을에서 사진찍으시는 분이 자원봉사로 선생님해주시고~ 저희는 열심히 쫒아다니고 있어요~^ ^


책읽는나무 2015-08-0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손에 관한 명상과 손사진!!
전 주로 뒷모습사진과 발사진도 좋던데~~손사진도 괜찮군요?^^

지금행복하자 2015-08-08 22:21   좋아요 0 | URL
발보다 손 볼 기회가 더 많아요~ 발은 가족들 외에는 잘 못 보는것 같아요. 손은 바로 보이는데~~
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죠~~
이야기가 느낄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은데 아직은 찾는 중이에요 ㅎㅎ

숲노래 2015-08-09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문동에 노란 꽃술이 달려서 보라빛하고 어우러질 적에
그야말로 곱더군요. 이럴 때는 며칠 안 되지만요~

전민조 님 사진책 가운데 <농부>가 아주 좋습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농부>라는 사진책도 구경해 보셔요~

사진은 그저 스스로 즐겁게 찍으면 될 뿐입니다.
알맞은 때도 장소도 피사체도 모델도 따로 없어요 ^^

지금행복하자 2015-08-09 09:07   좋아요 0 | URL
지금은 그냥 사진찍는게 좋아서 여기저기 가자고 하면 따라가는 쪽입니다. 가서 보면 생각보다 사진찍으러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것도 좋은데 주변을 자세히 꼼꼼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동네도 제대로 아는곳이 없더군요~~

추천해주신 책. 바구니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