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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이 - 프랑스문학 ㅣ 다림세계문학 7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김주경 옮김, 오승민 그림 / 다림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다림에서 출판된 이 바다아이는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합적으로 모여 한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특이한 구성 또한 새롭다. 어찌 어느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애정이 없을까만 은 아이들에게 대한 부족한 애정표현이나 자신들보다 뛰어난 막내를 좋아하지 않는 그릇된 부모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파왔다. 세 쌍둥이인 여섯 명의 형들과 달린 기형적일정도의 작은 몸을 가지고 태어난 얀은 정신세계에서만은 형들과 그 부모님을 앞선다. 막내 얀조차 자신의 부모님을 좋아할 수 없고 그 부모도 막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꼭 마틸다와 그 부모를 연상시켰다.
삶에 찌들어서 그런 건지 자식들에 대한 태도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 엄마와 아버지는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지도 못하고 지저분하고 흉측한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얀이 우연히 듣게 된 막 태어난 새끼 고양이 일곱을 죽이겠다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여섯 형들에게 집에서 탈출하도록 종용하여 바다를 향해 길을 떠난다. 몹시도 초라한 차림들에 먹을 것도 충분히 먹지 못하고 삐쩍 마른 몸을 가진 여섯 아이들과 막내 얀은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사랑으로 가득하다. 서쪽 바다를 향해 길을 향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늘을 보며 바다를 찾아가는 얀은 한번도 대해보지 않았던 바다에 막역한 희망을 가지고 힘든 고비들을 버텨내지 않았을 까 싶다. 어려운 처지에도 미래를 향한 희망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모든 고통에서 견디어 낼 수 있게 하는 힘인 것이다. 기차표도 도둑질 하고 샌드위치도 슬쩍 하지만 그들의 그런 행위가 전혀 거스르지 않았던 것은 배를 채우기 위한 기본적 행위였기에 이해할 수 있다. 동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행색이나 기이한 형태의 아이들과 함께 기차여행을 하게 된 흑인 여대생도 눈감아 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향한 시선들이 곱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일곱 명의 아이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잠시 들어갔던 별장의 주인이 아이들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아이들이 빠져 나올 수 없게 집 주위를 바리케이드를 칠 수 있었을 까? 그렇게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모습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별장을 가끔 돌보는 실업자는 자신이 돌보는 집 주인이 어떤 인간인지 알면서도 상황 이야기를 하고 용돈을 받고 집 주인과 동일한 이기적인 사람이다. 자신을 향해 세상 살면서 한번도 좋은 일은 해 보지 못했고 그럴 가치도 자격도 없는 말이라는 표현은 딱 적합하다. 용기 내어 아이들을 구출할 수 있었다면 그나마 단 한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인데 그 기회마저 놓쳐버린 한심한 인물이다.
얀의 기지로 구사일생 전화를 걸 기회를 얻게 되며 부모님과 통화가 되어 경찰로부터 구조를 받는다. 착하디착한 아이들이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고 어둡고 추운 집 안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웠을지 가슴이 아린다. 잔인한 집 주인의 금발 자녀들의 건강하고 예쁜 사진들이 이 아이들의 딱한 모습과 참으로 대조적이다. 얀은 부모와 만날 기회를 박차고 바다로 향하여 그 순진한 미소로 갑판장 아저씨와 함께 대서양으로 떠난다.
입을 움직이지 않고도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이라면 이야기할 수 있는 특이한 재주를 가진 얀이 부모의 박해와 시달림에서서 견디어낼 수 있었던 건 자신을 진정 사랑해주는 형들이 있었고 바다를 향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자신을 진정 이해해주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마틸다가 행복을 마침내 찾았듯이 얀도 바다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았을 거다. 얀과 동화 속으로 함께 하고 싶은 갑판장 아저씨와 젤 좋은 친구가 되었을 게 분명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