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부터 아일랜드의 어느 한촌 마을까지 마을 어디에서서나 만날 수 있는 대형화와는 사뭇 다른 자그마한 책방들이 일상 속 주민들의 삶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유럽보다 신간 가격이 비싼 대신 중고 서적은 풍부하고 저렴한 스위스에서 만난 조선 의 여인 사진집은 대형 서점이 아닌 어느 시골 작은 책방에서나 만날 수 있는 횡재일 것이다.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만나는 프랑스로 번연된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운형궁을 만나는 기쁨을 어디에다 견줄 수 있으랴.

읽기의 진솔함에 되돌아가고 싶기에 삽화나 사진을 배제한 체 활자의 언어읽기에 집중하는 독서의 힘을 찾으려 애쓰는 유럽 사람들이 있다. 일부 저급하고 요란한 디자인에 책 가격만 올라가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바람직한 방면도 있다.

개인의 노력과 주도하에 책 마을이 출번된 곳도 있지만 책방 주인들과 동호인들이  합세하여 책 마을을 선포한지 8년째 되는 프랑스 어느 마을은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뒤적이는 일상처럼 서점에 들러야하는 게 일상임을 강조하며 담배 가게나 빵집처럼 우리 곁에 가까이 있어야 하는 현실이길 바라고 있다. 대학가에도 서점이 사라지고 요란한 쇼핑센터와 까페와 레스토랑만 즐비하게 들어서는 게 마땅한 것처럼 되어버린 우리네 일상이 아쉬워질 뿐이다. 피폐했던 농촌을 살리기 위해 농부와 어울린 책 마을을 발상하였고 농사와 책방이 공존하는 마을로 연간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곳도 있다고 한다.

선조들이 이룩하고 만들어 논 그대로의 돌바닥에 책을 놓고 판매하는 모습이나 수백 년 된 돌집을 개조하여 서점으로 사용하는 유럽 인들은 오랜 전통과 옛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민족인 것 같다. 농가의 모습도 18세기 농촌 가옥 그대로 서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툭하면 개조하여 옛 모습을 없애고 세련된 도회지 풍만 우선시하는 우리네 사고방식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고서적에는 역사를 거스를수록 가치가 오른다고 한다. 옛것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값어치 있는 고서적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유적들을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가 잘 전달되어 진다. 거대한 책으로 마을 입구를 동화와 같이 만든 마을을 보고 어찌 책 한권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으랴!

도시 생활에서 찌든 모든 것을 내어던지고 어디서나 책을 읽고 싶은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그 모습 그대로 책을 고르며 여유를 갖게 만드는 유럽의 한적한 마을로 들어가 책을 고르고 싶은 마음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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