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한일전

죽음의 한일전 ㅣ 펄프픽션 3
김종광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축구 경기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나 표지와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로 전개된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장성과 검사는 서로가 잘 알고 있는 사이다. 검사의 아버지와 장성은 오랜 지기였지만 검사의 아버지는 언론인의 최선봉으로 쿠테타 정권을 비판했다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그 배후에 장성이 관련되어 있었기에 검사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이를 갈고 있다. 돈이면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재벌 3세는 돈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등장인물인 검사와 같은 인간들을 무서워한다. 남편과 내연의 관계에 있던 마침 그런 관계에 싫증이 나 있던 후배 강사를 협박하여 독살한 장관과 교수, 그와 레즈비언 관계에 있는 성적 개방론자인 의사까지 모두 여섯 명과 이상한 차림의 십대 소녀 모두 한 동굴 식당에 나타나서 축구경기를 관람한다. 적어도 십대 소녀가 자신이 저승사자임을 밝히기까지 일본에 내기 돈을 걸어 일본팀을 응원하는 재벌 3세만 빼고는 남북한 축구 단일팀을 응원한다.  여섯 명중 한명을 황천길로 데리러 가기위해 나타나있지만 도중에 누군지를 잃어버려 기억할 수 없어진 거의 나체 차림의 십대인 저승사자는 마지막 축구경기의 휘슬이 불어지면 자신과 그중 한명이 저승으로 갈 거라 이야기한다.  축구 경기를 보지만 모두가 자신의 과거의 상처와 자신들의 내면으로 보이기 시작하며 점차 경기의 스코어에는 태연해진다. 저승사자를 대신해 죽을 한명을 정하기로 합의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의사를 대표로 죽을 이로 정하여 단 한발의 총알만 넣고 총을 겨누지만 모두 불발이 되고 마지막 남은 총알을 자신이 직접 쏘라고 의사를 준다. 자신을 향하던 총을 바닥에 있던 다섯 개의 총알을 모두 넣어 상대방을 쏘고 자신은 마지막으로 머리를 쏘아 죽은 의사를 보고 어디서 나타난 십대 차림의 저승사자는 한명을 데려간다면 모두를 데려 올수 있다는 염라대왕의 예지력에 감탄하며 막을 내린다.

몹시도 거친 용어를 쏟아내며 나름 현실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재미와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이끌어내는 언어를 대하니 한편 새롭기도 하다. 각각의 사회 계층의 최고층들이 직면해 있는 여러 문제점을 전시 행정요리와 군사 비리 요리등 요리에 빗댄 표현들이 우습다. 다소 익숙지 않은 표현들과 거친 부분들은 남성 작가의 표현력을 어김없이 드러내는 듯 하다. 간편하게 읽으면서 부담 없이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문제점들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