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없는 그림책들
2017.3.10
글이 없다. 그림만 있다.
글이 아주 조금 있기는 하나 없는 거와 비슷하다.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가지 유형이 있는 거 같다,
첫 번째는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유아책
두 번째는 글이 없어도 충분히 그림으로 전달하려는 서사가 있는 책
세 번째는 서사보다는 그림을 화가의 작품처럼 만들어진 책
지금은 첫 번째 유형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생각하는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이기도 하고 글없는 그림책이라 하면 보통은 2번째 유형들에 많이 속한다. 데이비드 위즈너와 같은 대표작가를 떠올리고 있다. 세 번째는 안노 미쓰바사 책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2017.3.15.
글이 없어도 서사를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은 그림으로 그것을 충분히 표현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정말 집중해서 읽어보아야 한다.
그림의 크기, 프레임을 얼마나 잘게 자르고 있는지, 프레임의 방향은 어디인지..
예를 들어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이나 시간상자의 프레임들의 크기가 다양하다. 이상한 화요일에서 개구리들이 연잎을 타고 날아가기 전에 세단계의 프레임으로 순차적으로 개구리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아무일없는 1, 한 마리 개구리가 올라가려는 2, 세 마리 모두 올라가는 그림으로 나뉘었다.
순간 순간 사진처럼 나눠 그리면서 진행하고 있다는 감정적인 속도감이 느껴진다. 실제 시간은 찰나일것이나 감정적인 놀라는 속도가 느껴진다.
시간상자에서 주인공이 사진을 맡기고 사진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있다.
아주 세세하게 프레임을 나눠 그렸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단지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프레임이 아닌 조각조각으로 나뉨으로서 그 아이가 일초 일초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시간상자는 전체 테두리 없이 가면서 그 안에서 프레임을 만들기도 한다. 감정적인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테두리 없는 그림이기도 하며 지금 현재 그 소년의 시간으로 몰입할 수 있는 표현같다.
그에 반해 수중카메라가 찍은 사진들에 검정 테두리가 있는 것. 지나간 시간? 들에 대해 화석화되었다라고 말해도 될까? 아니 고정된 어떤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생생해서 믿어지지 않는 그렇지만 사진으로 찍어서 믿어야 하는 그런 장면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두 겹으로 테두리해서 넣었다. 사진들은 어떤 시간이나 공간을 그렇게 고정화시켜 전달하는 역할도 있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다른 작품 <자유낙하> 는 프레임이나 방향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꿈에서의 위험할 수 있거나 두려움같은 것들에 대한 보호장치처럼 프레임이 위와 아래로 하얗게 테두리를 넣었다. 대신 그 그림책은 앞장과 뒷장을 연결했을 경우 전부 이어지게 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한권을 구비해서 꼭 연결된 그림을 보고 싶다. 재미있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