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화요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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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화요일

데이비드 위즈너. 비룡소.

2017.3.2. 정기화

 

아주 오래전에 읽었고 데이비드 위즈너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했다.

뼈대는 간단하다.

연잎에서 자고 있던 개구리들이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하룻밤이야기다.

잠잠하던 동네를 습격하는 개구리들의 비행.

글이 거의 없이 전개하는 방법이 어울려 보인다.

 

처음 시작 세로로 긴 세 컷의 그림이 있다.

곤히 자고 있는 개구리 -> 가운데 개구리 눈이 붕 떠지면서 연잎과 함께 몸이 붕 떴다.-> 다른 개구리들이 놀라는 가운데 같이 부웅 뜨려고 한다.

이 세컷의 그림이 앞으로 전개될 그림책에 대한 기대감을 확실히 높여준다.

그림또한 개구리의 축축하고 안개가 낀 숲속 연못같은 눅눅함도 잘 표현되어 있다.

갈대와 부들의 흐릿한 그림자 배경이 그럴싸하다.

 

화요일 저녁, 8시쯤.

이번엔 가로로 긴 세컷의 그림이다.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다가 달이 떠오르는데 연못의 죽은 나무껍질에 올라앉은 자라가 점점 크게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자라의 두리번 거리는 시선의 방향과 눈빛에서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에그머니나. 의 시늉이 보이는 등껍질로 화들짝 말려 들어갈 틈도 없이 버둥거리는 듯한 자라의 팔다리가 ..기세등등하게 연잎을 타고 날아가는 개구리들 밑으로 깔려있다. 위풍당당하다고 해야하나. 까맣게 반들거리고 축축한 눈빛의 개구리들이다. 어디를 가는지.

그렇고 넘어가면 개구리들이 곡예비행을 하며 신이 났다. 전신주에 앉아 수많은 새떼들이 놀라 달아나게 할만큼 하늘을 개구리들이 뒤덮었다.

이 장면을 실제로 본다면....목아지가 쪼여드는거 같다.

 

그럼 날아가서 어디 마을을 둘러나볼까? 개구리반장? 통장처럼 느껴지는 통장개구리를 위시하여 마을에 하늘로 날아간다.

이때 시작 밤 1121. 연못에서 여기까지 3시간 반즘 걸렸다. 꽤 거리가 있다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어떤 사람(-작가라 추정했다.) 유리창너머로 개구리가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예절바른 개구리다.

빨랫줄에 걸려 연잎에서 떨어진 개구리도 있고 빨래를 뒤집어쓰고 날아가는 개구리도 있다. 유령놀이라도 하려나?

웬걸 빨래감이 어느새 망토로 변신해서 바람을 펄럭이며 날아온다. 멋진데..

열린 문으로 굴뚝으로 들어와 밤늦게 티비를 보기도 하고..그렇게 개구리들의 공간에서 틈사이로 상황을 살피는 고양이가 눈에 띤다

영리한 고양이.

 

새벽 438.

...이제야 눈에 보이는 새벽시간이다. 12시까지 너무 짧은 비행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룻밤을 온전히 날았구나. 시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건?

개가 개구리를 몰고 뛰어가는 장면이 리얼해서였나?

역전되어서 개구리에게 쫒겨 혀를 내밀고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개의 모양새가 웃겨서인가?

생각보다 개구리들의 표정이 경직된 듯 느껴진다. 가끔 활짝 웃는 개구리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표정들이 다양하지 않다. 개의 몇 개의 컷으로도 잘 그려지는데 비해..개구리의 표정을 실제 우리가 관찰하기 어려워서 인것도 같다.

개구리가 속한 파충류부류가 세세히 표정을 표현하기 어려움도 있을 듯 하고..

 

동이 트는 듯한 빛이 살풋이 들어오자 갑자기 연잎들이 출렁이며 개구리들을 떨어뜨린다. 펄쩍 펄쩍 뛰어 자신들이 살던 연못으로 돌아와..불만에 가득찬 개구리라니 표정들이 볼만하다.

그나저나 마을은 의문투성이다. 수많은 연잎들. 샌드위치먹던 남자의 증언등으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8시즘.

그림자에 설마..돼지꼬리? 뭐를 타고?

..돼지들은 아무것도 타지 않았다. 아니 자기들 꼬리를 타고 있는건가?

날아오름에도 잠자는 돼지도 있다. 분홍빛의 토실토실한 돼지들..

 

시간만 한줄씩 쓰여져있고 글이 생략된 그림책.

굳이 글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해도 글이 들어간다면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그림을 보충할 필요의 글? 아니면 어떤 해석의 글? 그냥 이대로가 좋은 그림책?

의문의 하룻밤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을 읽는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이다. 각자의 해석을 들으면서 뜯어먹는 재미가 있는.

그러기에 충분한.

 

그런데 작가는 왜 이런 상상을 했을까? 어디에서 시작한걸까?

연잎이 넙대대하고 질겨서 비행접시하기에 좋다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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