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 뚝딱뚝딱 우리책 5
강경수 글.그림 / 그림책공작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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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으로...

 

띠지가 세로로 둘러 있다. 둘러 있는 띠지위에는 나이든 여자가 젊은 여자와 손을 잡고 있고 둘은 닮았다. 띠지는 벗겨내면 어린 여자아이와 젊은 여자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으로 바뀐다. 셋다 여자다. 젊은 여자를 중심으로 그녀의 엄마와 그녀의 딸이 있다. 지금은 엄마인 여자와 앞으로 엄마를 할 수 있는 여자들.. 처음에는 몰랐는데 여자들만 있구나. 엄마라는 이름으로..살고 있거나 살 여자들.

 

감상문을 썼으나 다 날려서 다시 쓰려니 다른 방향에서 쓰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어는 두 개 나온다 엄마맘마

어떤 상황에서 엄마를 부르는지 그림에서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장난감보다 엄마를 부르며 달려가는 아이의 내밀어진 손과 엄마는 어떤 감정으로 다가오는지..

이제 친구와 사귐을 시작하면서 멀리 보이는 엄마. 그녀는 친구와 손을 잡고 있는 딸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볼까? 좀 궁금하다. 아들만 키우고 있고 아들들이 영 사람 사귀는데 소질들이 없어서 어떨지 궁금하다.

악몽을 꾸고 일어나 소리쳐 부르는 엄마..그녀는 깜짝 놀래서 자다 말고 달려온다.

밥 더 주세요. ? 보니 밥은 남았으니 국 더 주세요?’ 일까?

무튼 잘 먹는다는 자랑스러움? 뿌듯함? 뭔가 칭찬 받을 만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밝게 웃는 아이모습. 해맑아서 이쁘긴 하다.

무섭거나 아프거나 기쁘거나 아이는 엄마를 부른다. 엄마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그렇게 어린 시절이 지나가고 나이가 들어간다.

비밀일기를 몰래 본 엄마에게 화내고 옷이 작아져서인지 지금 당장 입을 수 없어서인지 실망스런 표정으로 엄마를 부르고..어느덧 성인이 되어 사랑을 하고 친구와 술을 마시는 아이. 걱정이 가득인 엄마가 보인다. 엄마를 이젠 잘 부르지 않는다. 시간은 빨리 흐른다.

 

그러다가 결혼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엄마그녀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고 엄마는 뒷모습으로 보인다.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고 어린 시절처럼 시간이 느려지는 듯하다.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그 빈자리를 검은색 양면으로 배경을 깔고 국화꽃이 있다. 그리고 다시 노란색 배경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그녀가 몇 컷이 반복되어 그려져 있다.

같은 그림은 아니지만 거의 흡사해서 구분하기 어려운 그림들이 두페이지를 넘어간다. 떠나간 엄마의 빈자리를 그녀는 그렇게 견디고 있나보다.

배경은 노란색이지만 그녀에게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검은 색 상의를 입었고 머리를 묶으고 앉아만 있다. 소파의 빨간색.

한 페이지에 그려진 소파에 앉은 그녀의 그림이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고 있구나.

처음엔 5분의 일즘 두 번째는 2분의 일즘 세 번째는 5분의 3즘 그리고 마지막에 걸려 있는 그림이다. 그리고 넘기면 작은 무엇이 뻗어 나온다.

간신히 걸려 있었던 빨간 의자에 앉은 그녀는 어느새 머리를 풀어내렸고 하얀 상의를 입고 꽃무늬 치마를 입었다. 양말도 바뀌었다. 그녀에게 아기가 기어간다.

맨 처음에 맘마라고 불렀던 아기같다.

아기가 다가가도 그녀는 모른다. 까만 눈의 아기가 곧 삐죽일거 같다.

그러나 아기가 엄마 치맛자락을 잡아 당긴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를 말하는 거처럼

곧 삐죽거릴거 같던 아기는 없고 맘 마라고 밝게 웃는다.

이빨이 두 개 난 아직 한 살이 채 안되는 아기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

 

단어가 엄마맘마두 개만 사용했다.

엄마라는 글씨도 그림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손글씨로 쓰여졌다. 작가가 직접 썼다고 한다. 잘 표현된 글씨. 잘 쓴 글씨가 아니라..의미를 듬뿍 담아 쓰였다.

감상문을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받았던 감동이 조금 사그라드는 기분.

사람들 앞에서 소리내 읽는다면 눈물이 날거 같긴 한데..

엄마라는 이름에 무게를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는 버겁다.

많은 이들은 이 책에 내용에 대해서 쉽게 그릴 수 있다.

그만큼 엄마의 역할에 대해 고정적인 부분이 잘 전달이 된..기대하는 만큼의 엄마를 만날 수 있다.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하는 엄마를 말하는 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깔끔하게 작가가 하고 싶은 정서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서 다른 여지의 해석이 들어갈 구석이 없다. 그래서 말할거리가 적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앞에 두고 책 이야기보다는 엄마라는 내 삶안에서 그녀들을 찾아보았으면 기억했으면 하는 감동이나 사는 이야기를 바랐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책안에서보다 책을 매개로 해서 내 삶을 돌아보기는 하는데 내가 엄마로서 잘 살고 있나를 반성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는..그래서 감동이 사그라든다.

 

어떤 의미로 이 책을 썼을까는 추측하기 쉽다.

그럼 이 책을 아이들에게 주었을 때 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가 궁금하다.

엄마인 어른이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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