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이 문지아이들
전미화 글.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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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크다 미영이는.

<미영이>

 

머리가 큰 미영이가 나를 보고 있다.

?

 

처음 다 읽고 나서 조금 난감했다.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일까?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선 엄마가 돌아오지 않았다. 미영이는 다른집에서

일하는아이?’로 지내다가 엄마가 미영이를 데리러 온다. 따라간다.

 

글과 그림이 최대한 절제된 상태의 그림책이다.

미영이의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도 거의 없다.

슬프거나 화를 내거나에 대한 감정표현도 거의 없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잠이 덜 깬 미영이가 묻는다.

엄마 어디 가?”

화장실에. 더 자.”

 

미영이는 이부자리를 개고 기다리고 있다. 두 다리를 팔로 그러모아 쪼그려 앉아 기다리고 있다. 눈은 잠이 다 깼다.

색이 들어가지 않고 검정의 먹색으로 진하거나 연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눈처럼 하얗다. 그냥 비어있는 종이색이 아니라 하얀색으로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하얗게 가득 칠해진 종이에 한줄의 글씨만 있다.

-화장실에 간 엄마는 오지 않았다.

하얗게 칠해진 종이에 한줄의 글이 조여지는 듯하게 다가온다. 미영이가 다리를 그러모은 거처럼 ..

 

눈이 내리는 날인가..미영이 생일인가보다. -내 생일에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미영이 생일인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아오지 않은 엄마다.

생일에 미영이는 혼자였을까?

 

미영이가 식구들이 많은 집으로 갔다. 가족들이 사이좋게 앉아있는 가족사진이 붙어 있는 집인가 보다. 미영이는 이 집에 어떤 관계일까?

다음 장면에 미영이가 어떻게 그 집에 있는지 짐작이 된다.

-일이 많은 집이다. 나와 나이가 같은 아이도 있다.

나이가 같은 아이가 책가방을 메고 신주머니를 들고 학교를 가는 뒷모습을 미영이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왠지 두 손이 주먹쥐고 있는 거처럼 보이는 건 왤까

미영이의 양팔을 붙이고 다리도 붙이고 서 있는 자세가 경직되어있다.

그런데 조금 큰 느낌이 든다. 외모가 자란 상태처럼 보이면서 그러면서 미영이가 큰 느낌이 든다.

-어터캐 익....이라고 쓰는 미영이 손이 있다. 연필과 지우개를 쥐고

아마 글씨를 배우는 시기의 미영인가보다. 학교에 들어가 이제 막 배우는.

틀리게 쓰는 건줄도 안다. 그게 창피하다. 창피한 일이 아닌데..배우지 못해서

그런건데 미영이는 창피하단다. 읽기만 할때는 이 장면이 그다지 와 닿지 않았는데..

창피해하는 미영이가 내게 많이 아프게 다가온다. 아마도 어떻게 읽는 걸까..라는 문장을 쓰고 싶었을 미영이는 자신이 그 글자를 틀린걸 알지만 바르게 쓰는 걸 모르고 그렇지만 읽는 건 어느정도 아는. 그래서 위축이 되는. 알고 싶지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거나 물어보지 못하는. 그것을 창피하다고 본인에게 말하는 미영이.

왜 이리 가슴이 아플까..엄마가 있었지만 언제 떠날지 불안했던 내 어린시절이 겹치게 다가와서 일까..

 

엄마, 미영이는 왜 매일 화가 나 있어?”

고집이 세서 그래.”

그래서 엄마가 없어?”

“......”

이 집에 엄마가 답을 하지 못한다? 안한다?

못한다. 그녀는. 이 집에 엄마는 아이를 그렇게 놔두고 가는 상황에 처해보지 않아서

엄마 없는 아이를 일하는 아이로 데리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그 아이가 어떤 심정일지 조금 알 수 있는 질문 같았다. -그래서 엄마가 없어?

말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없으면 지금 내 품에 있는 내 아이도 그럴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할까? 그렇게 까지 생각하는 건 너무 많이 나간거 같지만 그녀가 답하지 못하는 말줄임표가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림에 미영이가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바로 눈앞에 다가오듯이 바라보는 미영이가 눈썹에 잔뜩 주름을 잡고 바라본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집에 아이와 엄마는 바라보듯이..조금 떨어진 곳에서 엄마손을 잡고 있거나 어리광을 부리는 자세의 아이를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 말하지 않아서 그 여백을 생각해보고 주름을 그린 저 가느다란 선으로 그림에서 나타나지 않는 생략하고 있는 미영이의 상황을 그려본다.

 

그리고 아프다. 약봉지와 물컵은 있지만 아무도 이마에 손을 짚어 주지 않는 미영이

참기가 어렵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미영이가 울고 있을거 같은데 보여주지 않고

미영이는 이불속으로 숨는다.

-엄마따윈 보고 싶지 않다.

엄마를 보고 싶다는 말도 못했던 미영이가 이제는 엄마따윈 보고 싶지 않단다.

보고 싶다고 하면 엄마가 나를 버린 것을 사실로 만들어 버릴까봐 말을 못했을까

아니면 엄마는 잠시 길게 나갔다고 믿어야 돌아올거라고 생각했을까

 

장면이 전환되었다. 강아지가 왔다. 길 잃은 강아지가 이 집 아이를 쫒아왔단다

다시 전환되었다. 글은 이렇다. 강아지에게 밥도 주고 똥도 치워주고 산책도 내일이라서 강아지가 예쁘지 않다고 하지만 강아지 표정은 사랑스럽다. 꼬리도 흔들면서 미영이를 좋아라 따르는 강아지다. 미영이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아지 밥그릇에 밥이 가득있다. 깜깜한 밤에 낑낑거리는 강아지를 위로해주는 미영이.

손가락을 물려주면 조용해진다고 하는데 그림은 강아지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미영이는 이 강아지도 마음이 아파서 그런다고 생각하나보다.

자신이 아팠을 때 이마에 손을 아무도 올려주지 않아서 -엄마따윈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만큼 더 아파하지 말라고 강아지 이마에 손을 올려주나 보다.

강아지를 보듬어 주면서 미영이는 또 살아간다. 이 집에 온 날 입었던 옷도 신발도 작아졌단다

 

그리고 양쪽에 그림이 있고 양쪽에 글이 있는 페이지가 나타났다.

눈이 내리는 그림이 미영이 생일에 나왔었는데 생일일까? 아니면 생일이라는 건 한 살 나이가 먹었다는 의미이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그 전에 미영이는 죽고 새로 태어나는 의미를 담는다면 양쪽에 그림과 글이 그것을 나타내고 싶었나 보다.

새롭게 성장하는 미영이가 생각한다.

- 엄마는 정말 나를 버린 걸까? 정말 나를 잊은 걸까?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일을 정말일지 되묻고 있다. 그렇다 해도, 버렸지만 그래도 잊은 건 아니겠지.라고 다시 또 되묻는다.

 

다시 장면이 전환된다. 글과 그림이 바뀐다.

엄마가 찾아왔단다. 설거지 하던 손을 뒤로 감췄다.

설거지 하던 손어떻게 살았는지 정리하는 한줄. 정말 간결하게 말하는 작가다.

좀 많이 멋지다. 그냥 읽어 내려갈때는 몰랐는데 감상글을 쓰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멋지네. 설거지 하던 손에서도 알싸했지만 그 손을 뒤로 감췄다.’ 왜라고 묻기는 하지 않고 싶다. ..가 아니라 많이 커버린 미영이가 보인다.

글씨가 틀려서 창피해하는 미영이와 강아지를 보듬어 주는 미영이가 이제 자신을 손을 감출만큼 커버려서 . 손을 뒤로 감추고 미영이가 서 있다. 얼굴을 벌개져 있다. 처음에 이부자리를 개키고 앉아있던 미영이를 다시 돌아보니 많이 커버린 미영이가 그림에 잘 나타나있다. 글과 그림이 군더더기 없다.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는 미영이. 강아지똥이 세무더기나 있고 강아지 목걸이를 잡아줄 미영이는 떠난다. 강아지도 제법 컸단다

 

다시 장면이 전환된다. 엄마는 보이지 않고 손만 보인다.

고개 숙인 미영이는 가방 같은 것을 매고 있다.

엄마 손은 차갑고 단단했다. 그런데 설거지 냄새가 났다.

 

-“엄마, 어디 갔다 왔어?”

하고 묻는다. 목구멍에 뭔가 걸렸다. 엄마가 울었다.

고개숙인 엄마와 미영이는 고개를 들고 있다. 뒤따라오는 강아지가 미영이를 바라보고 있는..꼬리를 흔들며.

엄마는 머리가 작은데 미영이는 머리가 크다. 왜 비율이 이렇게 그렸을까.

미영이에게 이 일이 엄청나게 크게 다가오고 있다는 걸까? 감정적인 충격에..

몸으로 살아야 하는 무게를 견디는 엄마는 머리보다..감정보다 삶이 먼저라는 건지.

궁금하다. 글자하나 선하나 그냥 그리지 않은 작가로 느껴지는데 엄마와 미영이의 비율. 특히나 미영이의 비율을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것에 의미가 무엇일지..

 

엄마 손을 잡았다. 설거지 냄새가 나던 엄마 손을.

따뜻하다. 지나간 시간동안 엄마의 시간들을 알수 있을까?

창밖으로 미영이 생일처럼 눈이 내린다.

 

제일 앞에 이면지에는 미영이가 혼자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다.

버스가 지나가는데..버스를 타는게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마지막에 이면지에는 엄마와 미영이와 강아지가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

같이..꼬리를 흔들고 있는 강아지와 엉덩이를 다독거리는 미영이 손이 보인다.

미영이도 발을 흔들고 있다.

 

머리카락이 ? 머리가? 비율이 맞지 않게 크게 그리고 있는 건 왤까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몸은 그에 비해 왜소하다

장면이 전화되거나 상황이 바뀌게 되면 글과 그림의 자리가 바뀌고 있다.

점처럼 찍어 놓은 눈, 작은 코, 가끔 나타나는 눈썹과 입모양이 미영이의 기분을 참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만 놓고 보아도 대어중의 감정이 와 닿는다.

아주 간결한 문장이 그림에 더 몰입하게도 하고 간결한 그림 또한 문장이 와 닿게 한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 미영이를 내가 엄마라는 입장에서 보고 있다.

작가의 경험담일지 아닐지는 지나간다. 그림책 안에서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로 충분하다. 단지 아이들 반응이 궁금하다. 그리고 고민도 된다. 아이보다 어른들이 보았을 때 더 감동스러운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건 어떤것일까..고함쟁이엄마는 아이들도 좋아하는데..그만큼 상처받았다고 말하고 싶은 아이들을 대변하기도 하니까.이건

어떻게 받아들일지..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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