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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사뿐 따삐르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10
김한민 글.그림 / 비룡소 / 2013년 3월
평점 :
사뿐 사뿐 따삐르..
바뿐 바뿐 이뿐 이뿐..리듬감 있는 이름.
검은? 먹색비슷한 색 따삐르.
나무 늘보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따삐르가 아기와 같이 걸어가고
옆면에는 저 사람이 작가? 빨간 옷입고 큰 안경 쓴 인간이 따라간다.
말레이지사 정글. 코끼리와 코뿔소가 쌍으로 지나가고 있는 굵은 먹색으로 번짐을 사용해서 화선지에 그림을 그렸을까? 창호지? 그냥 일반 종이같지는 않은 번짐이 있지만 적은 종이에 그림을 그렸을까?
종이 재질은 무엇인지 어떤 그림도구로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증이 조금 든다. 뭔가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데 ..
-정글이 참 평화로워 보이죠?
이 말을 왜 여기에 붙였을까? 평화롭다고 안심시키고 뭔가 하려는 작전?
-그런데 사실 정글은 아주 시끌벅적한 곳이었어요.
그렇구나 평화로워 보이냐고 물은 것은 다음 사건을 위한 복선으로 깔아놓았나보네. 저마다의 동물들이 각자 소리를 드러내는 시끄러운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정글이 소란스러운 곳이라고 하는 것도 어떤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건가 보니 따삐르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성향을 말하고 싶었다
그렇게 미리 포석을 깔고 있으니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살짝 짐작이 가긴 하지만 부드러운 그림과 귀엽게 생긴 그들이 있어서 기대하면서 넘어간다.
깨금발로 살금거리는 따삐르와 아직은 미숙하게 깨금발이기보다 그냥 작아서 살금거리는 아기따삐르가 산책을 가고 있다.
꽃 한송이 밟을까 사뿐 거리고 있다는 따삐르. 흐흐 정말 둥글스레해서 춤추는 모양새로 사뿐거리는 따삐르의 형태가 웃기다. 아기따삐르는 저러다 필시 쓰러져 꽃에 얼굴 박고 엎으질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개미 한 마리 밟으라 홉홉홉..홉하는 소리가 그네들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콧구멍에 털까지 들이마시는 그런 소리처럼 들린다. 저렇게까지 따삐르는 조심스럽게 걸어다니는구나.
연두빛 악어. 정면에서 보면 해골바가지가 연두색으로 염색해서 씨익 웃고 있는 모습이랑 닯았다. 둥치까지 뽑힌 나무를 소리내지 않고 움직이는 따삐르.
연두색 악어는 도대체 어디서 얻어 온 색깔일까? 악어가 원래 검은빛에 가까운 초록인가? 그것을 검정을 걷어낸 연두빛인가? 밝아서 아주 가벼운 연두빛악어라니..저렇게 가볍게 엎드려 있지만 따삐르가 떨어지면 눈부신 속도로 한입에 꿀꺽 할 수 있는 입을 가진 악어일 것이다.
그렇게 넘어가면 밤색 나무뿌리에 나뭇잎들이 깔려있는 은근 푸신하게 깔려 있을거 같은 보금자리에 따삐르가 자고 있다. 가장 조용한 곳이란다.
-동쪽 숲에 가려면 시냇물을 따라 한참 걸어야 했어요.“
한참. 에 잠시 멈췄다. 무슨 일이 일어나겠군.
무슨 일이지 하고 다음장을 넘겨보면 정글이 검은 먹색으로 쫘악 펼쳐져있다.
작은 판형이라 아쉬운. 그러나 충분히 정글느낌이 나는.
양면으로 폭포가 시원스레 흘러내리고 그 물줄기를 따라 풀이파리 동물들 뭔가 덩어진 언덕들 멀리서 섬처럼 서 있는 나무들이 그려져있다.
옥색빛나는 산봉우리와 하늘이 배경처럼 멀리 받치고 있다.
그 사이에 엄마따삐르와 아기 따삐르가 진흙케이크를 먹으러 간다. 엄마는 상당히 덩치가 있어 보인다.
표범이 숨어있다. 아기따삐르와 엄마 따삐르가 진흙케이크를 먹고 있는 나무둥치 뒤에 작은 귀와 머리꽁지가 살짜기 보인다. 우짜지..
크크..얼른 아기따삐르를 들고 도망가는 엄마 따삐르.
그 와중에도 아기따삐르는 상황파악이 안돼어서인지 진흙케이크 한 덩어리를 손에 들고 있다. 푸푸푸
무시무시한 가세로 쫓아오는 표범과 사뿐사뿐 도망가는 따삐르.
표범의 날카로운 이빨에 따삐르이 발이 걸릴랑말랑.
엄마따삐르는 넘어지면서 나뭇잎사귀들이 낣히고. 아기따삐르는 그 틈에 떨어뜨려지고..아기라도 도망가야 하나..저렇게 한 선으로 그려진 발톱이라니..스치기만 해도 줄무늬가 좌악 그어질거같은 따삐르의 탱탱한 몸뚱이.
탕~탕~ 탕~~
엄마 따삐르는 아기 따삐르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덮고 있다. 표범도 눈을 가리고 엎드렸다. 누군가 사냥을 하러 나왔다. 인간들인가 보다.
얼른 도망가려는 엄마따삐르에 손을 잡고서 아기따삐르가 말한다.
“아저씨, 우리처럼 해 봐요.”
그렇게 사뿐거리며 세 동물들이 도망을 간다.
눈이 있어야 하는 곳에 비어있는 하얀 동그라미로 비웠다. 표범은 선만 그렸다. 하지만 다 전달이 된다. 어떤 표정일지 어떤 눈빛일지..
도리어 저렇게 비워있는 공간이 내가 상상하는 눈빛을 표정을 마음껏 만들어 내는거 같아..따삐르가 사랑스러운가. 비운 공간...에 눈빛이라.
작가는 어떤 의도로 눈을 그려야 하는 곳을 비운걸까?
뭔가 자신이 표현하기에 마땅하지 않아서? 아니면 그냥? 그래야 할거 같아서
눈빛에 비워진 공간이 마음에 든다.
작가는 이 그림책을 따삐르를 소개하고 싶었을까?
작가의 말에 이런 부분이 있다.
‘야생동물들 모두 우리 눈에는 잘 안 보이더라도 오래오래 안전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눈에 잘 보이지 않아야 해서 먹색으로 온통 정글을 그렸을까?
다른 동물이 잘 보이지 않긴하다. 그래서 숨은 그림찾기.
왜? 이런 책을 썼을까 라는 질문을 던져볼수 있을가?
따삐르를 만났던 그 순간의 정글의 조용함이나 눈에 띄지 않게 같이 살아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경이를 옮긴걸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