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올 에이지 클래식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그 지구가 돌더니 컴도 돌게 한다.
내가 이 책 독후감을 두번 날렸다.
1시간짜리 하나. 30분짜리 하나.
그래서 나도 같이 돌까 한다.

독후감에 대한 독후감을 쓸까?
처음에 썼던 것은 그야말로 나의 첫사랑에 빠졌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 온갖 감상적인 말로 나를 돌아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들어가는 나의 지금 시간이 서글프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지금의 나라면 그때 내가 그만큼 열정적으로 살았다는 증거일까 뭘까 하면서 온갖 개폼을 다 잡으며 독후감 썼다.
꽤 길었다. 개폼의 증거를 꼼꼼하게 다 되새김질하며 썼으니까
아..첫사랑 이야기를 개폼이라고 하면서 쓰다니..난 아줌마라서 그런가? 아니면 쿨한척 지금이 더 개폼 잡는 걸까.
그거나 이거나 폼 잡는 건 같은건가 

두번째 독후감은 30분 짜리. 쓰다가 잘렸으니까 어떻게 내가 결론 끌어갈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한번 거르고 쓰니까 좀더 담백하게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래도 같은 대목은 있다 눈물이야기는 안 빠지고.
실제 그랬으니까 . 그렁그렁 고여 들어오는 눈물이 서글펐으니까
흘러 내렸다면..그런 생각하면서 

이 대목은 세번째 쓴다.

-열정이 당신을 불태울 때, 그 열정은 뭔가 좋은 일에 쓰여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첫사랑에 빠져서 열정이 나를 불태울때..제대로 안 탔다 ^^
까맣게 타다가 재로 되었더라면 그럼 땅에 묻고 다시 탔더라면 누군가를 태워도 제대로 태웠을텐데 그렇다면 연애결혼을 했을까? 음 성격이 뺀질하지 못해서 그건 아닐거 같기도 하다. 화르르 탔다가 혼자 어설프게 덮으려니까 잔불이 남아서 내 시간을 타 먹어 버린거 같다. 잊으려고 하면서 다른 대체물을 찾았다.
그랬다 그래서 미안한 사람들 있다. 그러면 안되었던 사람들 생기고. 첫단추 잘못 끼워서 삶의 방향이 틀어진 느낌. 그것을 아직도 내가 이어가고? 있나 하는? 건가.
이러고 보니 나의 뒤끝은 어디란 말인가 한다.
이렇게 곱씹고 곱씹고 하는 찌질한 뒤끝이라니.

첫번째 쓴 글이 올라왔더라면 참 민망스러웠을텐데 싶다. 그래도 첫사랑은 가슴에 한켠에 아른하게 품고 오래도록 눈이 내리면 생각하고 그렇게 아름답게 꾸미고 있고 싶은 맘도 있는데 세번째 쓰다보니 이렇게  개폼잡는 이야기다 라고 쓰다니..너무 오래살았나? 아니면 드디어 나도 뒤끝을 벗는 건가.

진짜 하고 싶은 말
좋아한다는 사랑고백도 못해보고 채인게 너무 억울했다!!
그것도 직접 못듣고 남한테 전해 들은게 너무 너무 기분 나빴다.
뭐야..기본 예의도 없는 사람이었잖아. 아 슬퍼라. 기본 예의도 없는 인간한테 품고 있던 첫사랑이라니..어떻게든지 포장을 해서 죽을때까지 눈오는 날 생각할까? 

진짜 내가 죽을때까지 가지고 싶은 이야기는 그거다.
누군가를 첫눈에 반해서 그 사람이 가는 곳은 지옥에라도 따라가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라고.  일주일을 울면서 살이 5키로씩이나 빠졌던 내가 온통 그 사람 생각으로 세상이 꽉 차 있었던 그 시간을 기억하고 싶은 거.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비록 내가 그 마음을 풀지 못해서 꼬였던 일 많지만 첫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 있었다는게 참 좋다.

그게 없다면 참 불쌍한 삶 아닐가 싶다.

얼른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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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1-1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올라온 걸 보니, 책이 잘 들어갔네요.
올에이지클래식 시리즈 15권 있는데 불행하게도 이 책은 아직 없어서 못 봤어요.
님이 눈물 그렁그렁~ 눈물 주르륵~ 이런 감정에 공감하려면 꼭 봐야겠군요.^^

파란 2008-11-16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아주 잘 읽었어요. 이거 리뷰쓰면서 고생한게 더 생각나면 안되겠지 하지만요. 가끔 힘들때 그 탓이 아닐까 하는데 해답을 얻은 책이에요. 안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 할수 없지 앞으로 잘하자 하면서 살아요. 잘 읽었어요. 땡스~순오기님

파란흙 2008-12-0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 읽은 책이네요. 안 읽은 책을 헤아리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어요. 마치 알아야 할 것을 나만 모르는 느낌, 그런 것. 이제 그딴 것 접고 편안히 즐길 나이가 됐는데 말입니다.^^;

파란 2008-12-05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모르는 느낌. 그게 불안해서 장바구니에 넣고 구매하고 해서 책으로 둘러싸인 삼면을 갖고 있어요. 제목만 바라보지요. 제목만 보아도 충분하다로 타협보고 있읍니다만...가끔 내가 저 책을 다 읽었다면 뭔가 했을터인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