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이 모여서 보았다.
그랬더니 위안이 되는 아짐들이 7명이나 보인다.
나만 저런 남자와 사랑에 빠져보지 못한게 아니라
나만 저렇게 야물고 똑똑부러지게 의견 말하며 사랑싸움 안한게 아니라
나만 새벽 안개속에서 만남이 없는게 아니라 행복하드라
혼자 보았더라면 무슨 생각했을까.
아마도 작은 수작거는 말한마디에 눈짓하나에
흐음..가슴 졸아들면서 이젠 아니야. 하며
쓸데없는 아쉬움에 하루가 슬퍼졌을지도 모른다.
왜 그렇게 심심하게 지루하게 살았을까
지나가는 인연하나 진하게 못 만들고
온갖 닭살스런 것도 변변찮게 못해보고 억울하기만 했을까
지지고 볶고 양다리에 문어발도 해보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산전수전공중전수중전까지
다 해보았다 해도
아쉬울거 같은게
한참때 사랑에 빠지는 거다.
그래 사랑에 빠지는 거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도 아니고 할수 있는 만큼 많이 빠져보는 거다.
별 거지같은 남자도 엽기같은 남자도 아저씨같은 남자도 착한남자 나쁜남자 못된남자 사기꾼같은 남자
그런 남자들 두루 섭렵하여 어장관리 잘하여 일주일 내내 돌아가면서 한명씩 만나는 바람순이처럼 살아보아도 세월이 지나가면
그립고 아쉽고 슬플거 같은게 사랑이다.
지금 남편? 에게 사랑에 빠지도록 노력하며 애쓰라고 구닥다리같은 말 하지 마라.
이런다고 뭔가 허무하고 가슴이 비어서 누군가로 채우고 싶다는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하면서 씹으면서 혼자 피식거리고 웃고 싶다는 거다.
돈도 안들고 (음 전기세는 들겠군) 시간은 조금 허투루 쓰네.
다시말해 나 혼자 누구한테 폐 안 끼치고 잠시 정신 바람쏘이고 있다.
온 세상에 사랑타령하는 영화 무진장하게 많고 노래 많고 사연많고 눈물도 많은데 나도 그 속에 끼여서 이렇게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거다. 눈오는 밤에 생각나는 사람도 있고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있던가? ) 이래저래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있으니 그 안에서 지지고 볶고 살고 있으니 좋다.
오래전에 무등산 전망대에서 광주바닥을 내려다보며 생각했었다.
그때는 참 외롭다 생각했을때..
수 많은 불빛들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렇게 불 하나 켜고 살고 싶다라고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었다.
그냥 평범하게 조용하게.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
돈 걱정하고 아이들이랑 싸우고 신랑 뒤통수 미워라 하고
동네 아짐들 말 많다고 흉보고 살은 왜 안빠지고 찌기만 한다고 스트레스 받고 내 좋아하는 드라마에 정신 빠지고..공짜밥에 눈멀고
그러고 보니 오만과 편견 이야기하러 왔다 삼천포에서 또 뭐하나 모르겠다. 그거 영화보는데 아짐들 여러명이 둥글게 앉아 보는데 그리 재미날수가 없는거다. 그냥 재미있드라.
남자가 가슴이 안절부절못하고 그녀를 만나고 싶어 무작정 오긴 왔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애궃은 장갑만 땀나게 만지작거리다가 잡아뜯다가 하는데 그의 손동작이 어찌 그리 사랑스럽고 귀엽고 눈물나는지..참 좋드라.
오만과 편견의 문학사적 가치가 어쩌고 저쩌고 그 시대상황이 어쩌고 저쩌고..그건 내 알바 아니고 그냥 어리어리 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영화를 보고 왔다. 혼자 보았다면 슬플지도 모르는 영화가 보조개가 패이게 하고 싶은 웃음 짓게 보고 왔다.
이제 또 뭘 보나.
너무 맛들여 사랑이야기가 지루해지면 안되는데
꼬리 :우리가 춘향전을 신성일과 엄앵란 주연으로 보는 것과
조승우 주연으로 보는 맛의 차이를 알것이다.
그 풋풋한 사과 같은 아삭거리는 맛의 차이가 있었다.
내 좋아하는 콜린 퍼스 주연의 오만과 편견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점잖으면서 열정이 숨어있을것같은 신사같으면서도 순수한 콜린퍼스의 기다란 장신의 모습도 정말 근사했다.
이번의 키이라 나이틀리의 오만과 편견은 풋사과 같았다
키이라의 절벽가슴(나이가 땡땡하니 참 어렸다. ) 상대 남자배우의 이름을 몰라서 아쉽다.
그가 안절부절 못하는 그러면서 숨기지 못하는 눈빛이 참 근사했다.
얄팍한 입술도 아직은 세상 때가 하나도 묻어 보이지 않은 그의 젊디 젊은 모습이 참 설레는 영화였다. 거만한척 세상 다 아는 척하는 그런 척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히유..밤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