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사진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한참을 찾았다.
신문에서 그를 읽고 나서.
제주도에서 오로지 사진만 찍으며
온통 사진에 미친
죽어가는 남자인 그를 읽고.
어떻게 미쳐있을까 궁금해서
그러다 다른 이의 책에서 다시
그의 광적에 생에 대해 다시 읽었다.
그래 구경이라도 해보자.

제주도의 풍광사진.
한 자리에 앉아 사계절이 지나가는 사진
바람부는 언덕의 모습
저녁 놀이 지고 있는 시간
눈이 녹아내리는 공기
어슴프레한 안개에 산
흰거품의 파도

그리고 그의 지독한 가난

사진에 미쳐서
아무일에도 손 대지 않고
오롯이 사진만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

아마 지금은 꿈속에 사진을 찍고 있을거다.
조용하고 긴 꿈속에.

그가 찍은 사진을 커다랗게
벽에 붙여 놓을 수 있다면?
아마...그럼 오래 살기 힘들것 같다.
참 많이 외로운 사진이다.
그래도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다.

이 책이 나오고 얼마 후에 가로로 긴 사진집이 나왔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제 자리에서 바람이 얼마나 아름답게 불어  날아가고 있는지
보여 주고 있다.

가슴이 아릿하게 저려오게 한다
참. 아름다운. 바람과 하늘과 나무들이 있다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