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각을 즐기는 사람들
맛을 음미하면서 먹는 사람은 아무래도 오래 살것 같다.
그들은 삶을 좀더 끈질기게  살아
어디엔가 내가 먹어보지 못한 그 맛을 찾아다니면서 살것 같다
봄이 오면 봄나물에..여름에는 풋풋함에 가을은 깊은 맛을 겨울은 시원한 맛을..찾으며 새로움을 찾을것 같다.
그러다보면 사는 게 그다지 지루하거나 어느날 헛헛하지 않을것 같다.  그럴 시간이 적을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보다는 말이다.
머리속에서 상상하며 내가 하고 싶었던 느낌들을 써 내린 글을 볼때행복하다. 그렇지만 가끔은 다 귀찮기만 하고 이게 무슨 소용이야
할때가 종종 온다.
그럴때는 아무대책이 없다. 그냥 무기력하게 늘어져 버린다.
그런 오후..옆집 아줌마가 열무김치와 익은 김치 한다발을 주었다.
열무김치..향이 국수에 비벼먹고 싶게 침이 고이게 하면서 정신을 깨게 했다.  김치. 그 익은김치..아주 오래전에 엄마가 땅속 항아리에서 꺼낸 김치향이다.  내가 정말 좋아했는데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던 향이다.  갑자기 살고 싶어지는 향이다.

머리보다 내 몸이 알고 있는 즐거움이 사는 것을 더 질기게 더 행복하게 만든다.

손미나의 책을 읽으면서 한참 지겨웠다.
도대체 그 여자는 이 책을 왜 썼을까? 무엇때문에.
아나운서였다는 그 여자의 경력이 아무 필요없는 책이다.
그냥 일반사람이 쓴 글과 다름이 하나 없다.
기대했었다. 아무래도 우리와 보는 시각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했었다.
그냥 이쁘장한 동양여자가 여기저기에서 사랑받고 이쁨받고 그 안에서 공부하고 놀다 왔다는 이야기다.
어디에서나 환영받았다는 이야기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기자랑만 늘어놓아서..솔직히 '아 재수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진도 그냥저냥 볼만하고 나도 한번 스페인에 가보고 싶은 생각도 조금 들긴 했다.
그래도 실망스러웠는데..김치를 받고 거기에 밥 한술 뜨고생각했다.
그녀도 자신이 지냈던 스페인의 시간을 이렇게 머리보다 손으로 적어놓고 그것을 활자해놓고..그렇게 현실적으로 무언가 보듬고 싶었나 보다..싶었다. 단순히 사진몇장과 기억과 사람으로만 남기지 않고 공적인 기록으로 남기면 자신에게 좀더 오래오래 그 느낌이 새겨져 있을듯 했나 보다.

그렇다면 잘했다.
누가 뭐라고 하나..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면 된다.
다른 시각을 기대한 나?  그건 내 탓이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읽고 나서..그래  사랑받아 부럽소..나는 그렇게 사랑못받을텐데 하는 질투심도 조금 섞였있었으니..내 탓이지 뭔가.
사랑받고 주목받는 것을 당연으로 여기는 그녀의 오만함이 전염되어 나에게도 나누어지는 걸 기다릴란다

근데..스페인의 그 바다가..정말 한번 보고 싶다.
하루내내 아무것도 안하면서..
그게 제일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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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님도 역시!ㅎㅎㅎ
나도 이거 읽다가 재미 없어서 몇 군데 골라 읽고 말았어요~ 재작년인가 독서회 토론도서로 할까 싶어 먼저 구입해서 보는데 별로더라고요. 그래서 접어두고 잊고 있었네요. 그래도 우리 막내가 읽었으니 책값은 했지요.^^

파란 2008-09-2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아까워야 했는데 누가 선물한 책이라 가슴은 덜 아팠습니다. 내돈주고 샀더라면 마무리 위안멘트 못씁니다. 가슴아파서~~ 근데 손미나양이 책을 또 냈드라구요. 주변에 갈치떼들만 있나 싶어요. 정직한 인간들 하나 없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애들만 있는지. 손미나양 깨달음이 새로와졌는지 새로운 곳에 놀러간건지.. 찾아보니 이번엔 도쿄네요. 저러게 쓰다가 쓰다가 생각이 깊어지던가 새로운 놀이를 만들던가 뭐 하나라도 해야할텐데.. 책쓰는 용기가 가상하게 느끼게 해주었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