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양동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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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양동이를 들고 아기 여우가 걸어갑니다.
유채꽃같이 반짝반짝이는 양동이엔 물이 절반
메롱도 해보고 까꿍도 해 볼수 있는 거울같은 물
높이 높이 들어올려도 보고
낚시하는 흉내내며  붕어도 넣어보고
비 맞는 양동이 우산도 씌워주고
노래도 불러봅니다.
그렇게 노란 양동이를 들고 아기 여우가 놉니다

아기 여우가 사는 외나무 다리 근처에 노란 양동이가 놓여 있었다.
이름도 없이 물만 절반 들어 있는 반짝거리는 노란양동이
다른 색도 아닌 유채꽃색이 나는 노란색 양동이가 주인도 없이
혼자 앉아 있다. 

좋은 친구다 아기곰은!
"응 아주 잘 어울린다. 꼭 여우 네 것 같아."
"만약에 아무도 가지러 오지 않고 계속 거기 그대로 있으면 여우가 가지면 되겠다."
아기여우가 하고 싶은 말을 아기곰이 해준다.
얼마나 좋은 친구냐.
나도 이런 친구만 곁에 두고 잡다. 그럼 둘이 손잡고 도피중일것이다 지명수배전단지에 얼굴 실어놓고 그래도 아기 곰이 저렇게 말을 해주니 내가  얼마나 고맙던지.
이왕이면 주인없는양동이상태를 내일 모레 글피정도에서 끝냈더라면 아기 여우가 주인이 될수 있었을텐데..
넉넉히 일주일을 견디게 하다니..흑 나쁜친구야.흑

일주일을 우찌 견딜까.
아기 여우가 하루하루를 견디어 나가는 모습이 .
아침 일찍 일어나  같이 노란 양동이 보러 가고 이름도 연습해보고 우산도 씌워주며 여우의 발걸음에 나도 같이 실려가고 있다. 

한걸음,, 두걸음,,,
오늘은 누가 가져갔을까. 히휴..
오늘은 그 자리에 있을까..
혹 오늘은..오늘은.
하며 따라다닌다. 가슴 졸이며.

속좁은욕심꾸러기의 결합체인 나로서는 너무 힘든 일주일이다.
바로크전시회가 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그곳에 갔다가 정작 전시회는 안보고 일층에 빵집이랑 장신구 가게만 보고 왔다. 그리고 은으로 된목걸이를 찜하고 왔다. 어떻게 하면 저것을 가질수 있을까 내것으로 만들수 있을가 하고 고민하다가  일주일을 텔레비젼을 안 보면 내가 나한테 선물로 사줘야지 하고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열흘이다. 텔레비젼 안 보았냐고?  음..그게 안되더라고. 근데 미련 못 버리고 여전히 눈 앞에서 은목걸이가 흔들흔들 한다. 어떻게 다시 나와 적당히 타협하고 그것을 살수 있을까. 그냥 사라고? 하기에 값이 은근 나갈것이다. 그 은근 나가는 무게를 견딜만큼은 은목걸이가 탐 안난다! ( 화장대에 들어있는 목걸이 갯수를 세어보고 정신차려야 하는데 .. 눈에 목걸이가 들어와서 똑딱 시계처럼 흔들리고 있어서 ..)

 이렇게 미련에 몸 담그고 있는데 아기 여우 너무 너무 쿨하게
" 괜찮아 ! 이제"  라고 말한다.
" 괜찮아! 정말  " 하고 웃는다.
아기 여우가 아니라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인격체'다.
저 쿨함이 나한테 전염될까?
아니야. 난 그냥  전염되지 말자.  
전염되지 말고 그냥 그림책으로만 이것을 맘에 남기자.
그래야 꽃주렁주렁 달린 조끼에도 침 바를수 있다.
사방군데 침 발라놓고 그 침 바른거 수거하는 재미로 세상 살아갈란다.  지금 제일 많이 침 바르는 거는..정우성^^다음 생에 꼭 정우성이랑 결혼해줘야지~ 밥도 해줘야지.
다음생엔 안 기다리게 해야지한다. 복도 많다 내가

 앗..아무튼 <노란 양동이>  참 잼있다.
가슴이 아기여우랑 같이 다니다가 다 쫄아버리게 재미있다. 나도 어느샌가 노란 양동이를 들고 다녔던 기분이 든다.

 모리야마 미야코.
[흔들다리 흔들흔들] 도 쫄아든다.
그렇게 졸아들게 만드는 책을 참 귀엽게 잘 쓰고 쓰치다 요시하루가 그렸다.  

 다른 이와 같이 읽으면
"어머 어떻해"
를 나도 모르게 합창으로 할수 있는 책이다.
엄지손가락보다 새끼손가락을 세워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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