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외톨이 그림책이 참 좋아 36
신민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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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사는 귀신이야기

 

표지에 커다란 흰자위에 까만 점이 눈동자에 머리카락일거라 짐작되는 두툼한 머리뭉치인 여자아이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다.

버드나무 잎사귀가 흘러 내려져 있는 나무 옆에서.

분위기가 조금 섬뜩하다.

 

<우리 동네에는 아주아주 오래된 버드나무가 있어.>

아주아주..오래된.

아주아주 오래되었다하니

살았던 시간이 많아 보고 겪은 이야기도 많겠구나.

기대하라는 분위기를 잡는다.

 

? 먹색? 붓글씨 명암정도 색으로 버드나무가 한 그루

그늘을 아주 많이 만드는, 가지가 넓게 내려와 있는

나무 한그루 서 있다.

버드나무귀신이야기를 슬쩍 건네면서..

아이들이 나타난다.

온갖 개구지거나 짓궂은 표정들인 아이와 난처한 얼굴아이가.

귀신이 내 편일거라는 믿음은 왜 있는걸까?

괴롭히는 녀석들보다 귀신이  편하다는 건..

귀신은 현실이 아니지만

나를 괴롭히는 녀석들은 바로 현실이라 그런가

조금 안쓰럽다.

귀신보다 못한 녀석들..

귀신이 내편 같은 현실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누군가와 같이 놀고 싶다.

 

무채색에 끈만 빨갛게 보이는..저건 피색같은 빨간색이다.

빨간끈을 갖고 갔는데 버드나무 귀신이 눈물방울 하나 흘리며

사선으로 거의 누워진 몸으로 도망치듯 한다.

잔뜩 겁먹었다. 둘다.

둘다 작고 마르고 혼자고 비도 오는데 버드나무아래 있다.

집에 가기 싫고 학교 가기 싫은 두 아이가 놀기 시작했다.

아이는 무궁화꽃이 피고 있고 여자아이는

영화처럼 두둥두둥 두둥 순식간에 다가온다. ...

인간으로, 귀신으로 같이

저렇게 입이 귀에 걸어지네 웃으며 놀고 있다. 재미있나보다.

노란빛과 연두빛이 참 잘 어울려지게 근사한 버드나무에서

논다.

 

그리고 빨간끈들이 온통 묶어진 버드나무가 양면에 거대하게 서 있다

무채색의 그림들과 적절하게 노랗거나 빨갛게 들어간 그림들이 좋다.

 

버드나무는 왜 귀신이야기가 많을까?

전설의 고향세대라는 나이든 탓?

내가 살았던 동네에 가로수는 버드나무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흔들리는 잎사귀들이

여인네의 머릿결들 같았다.

물론 그 여인네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머리풀어헤친 귀신이었다.

그 귀신이 머리 한구석에 살고 있는 나는 이 책이 무섭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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