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참외씨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임수정 지음, 전미화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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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고 똑똑한 참외씨가 파란 비를 맞는다.

 

참외씨가 열심히 살아 참외를 맺었다.

참외씨 한 알이 커다란 동굴 같은 입을 벗어나

팔을 벗어나 또 어딘가를 벗어나

흙을 향해 가는 참외씨.

하마터면 잡아 먹힐 뻔했어

그러네. 참외입장에서 철수 입으로 들어가면 생이 끝난거다.

참외씨로 태어나 아무것도 못해보고 그냥 바로 죽는거.

내 생에 의미는 무엇일지 생각할 시간도 없을 참외가

세상이 무시무시한 곳이라고 상황파악이 무척 빠르다.

그리곤 바로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를 안다.

멋지고 똑똑한 참외. 그래서 대단한걸까?

 

여전히 나는 잘 모르겠는데...

 

암튼 똑똑한 참외씨는 그렇게 날아가고 흔들리고

삼켜져도 되는 새 위장을 통해 똥을 뒤집어 쓰고 흙으로.

깊숙이 땅속으로 들어간 참외씨

궁금했다. 그 흙밑에 발이 여러개 있는 곤충?

그 곤충은 참외씨를 안 먹는다.

곤충은 참외씨를 안 먹는가?

참외씨가 영양가가 없나? 와 같은 생각자투리들이 스쳐가면서

한 장 한 장 넘겨 참외는 뜨거운 해도 견디고

바람도 견디고 비도 견디면서 달고 맛있어졌다.

..누굴 위해서

참외를 좋아하는 작가를 위해서

 

세탁기 거름망에서 피어난 참외씨를 보고 썼다고 한다.

어릴 적에 뱃속에 수박씨가 자라면 어떨까 생각을 많이 했다.

수박을 좋아해서.

 

글자체가 맘에 든다.

색도 맘에 든다.

중간에 바람 부는 보랏빛이 좋으네

 

그리고 비가 오는 파란빛이 더 좋으네.

양면 가득히 비가 오고 있고 참외덩굴이 늘어져 있고

여전히 참외씨는 애를 쓰고 곤충은 발발거리는 장면이 있다.

비가 내기고 글씨도 비가 내리는 파란빛.

붓질이 두껍다가 가늘다가 색이 연하다가 스쳐가는 가늘한 선들이 모여있는 빗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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