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
토니 슈워츠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직장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민꺼리는 역시 “성과 창출” 일 것이다. 팀장 보직을 맡고 있다 보니 연초에 세운 팀 목표의 진행사항을 수시로 체크하고 팀 구성원들이 기한내 목표 달성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때로는 질책도 해보지만 늘 마음 먹은 대로 이뤄지지는 않아 고민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자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성과관리 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곤 했지만 몇몇 특수한 경우의 대기업들 벤치마킹 서적들이거나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현 불가능한 “좋은” 말들만 써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성과부진의 직접적인 원인들과 극복방법을 차근차근 짚어간 책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비로소 내 고민에 대한 직답을 담은 책을 만났다. “토니 슈워츠”의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가 바로 그 책이다.  

 

작가는 서문인 “들어가며”에서 먼저 성과를 갉아먹는 네가지 욕구불만, 즉 “휴식과 재충전”, “인정과 관계”, “몰입”, “일의 가치”에 대한 욕구불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문제는 그동안 많은 기업이 이 네가지 욕구에 주목하지 않아 왔고,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 할 수 있겠다.  

 

본문에 들어가면 서두에서 언급한 네 가지 욕구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 우리가 직장생활하면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질문과 고민들 몇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1) 휴식 없이 일에만 매달리면 성과가 창출될까? 

 

유명 CEO들의 자서전을 보면 1년 365일 내내 일에 매달려 살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글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아직도 일부 상사들은 부하직원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즉 회사에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작가는 이런 휴식없이 일에만 매달리는 업무 습관이 오히려 신체적인 리듬을 망가뜨려서 성과 창출을 방해한다며 재충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충전은 적극적인 형태와 수동적인 형태의 휴식을 번갈아 취할 때 가장 높게 나타난다면서 수면 시간 늘리기, 90분 생체주기에 따라 일하기, 낮잠과 휴가, 운동, 그릇된 식습관의 개선 등이 신체 리듬을 강화하여 더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따라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기존의 평가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조하느냐에 기준을 두고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고, 직원들의 업무 능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사무실마다 있는 파티션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대목은 “몰입에 대한 욕구”를 설명하는 장에서 나오는데 그중 대부분 회사의 사무실을 가보면 볼 수 있는 파티션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만 언급해보자. 파티션 형태의 사무공간 개념은 직장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195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방식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실제로 완전히 개방된 공간보다 파티션 환경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한다. 즉 파티션 환경은 프라이버시와 인간관계 둘을 놓치게 하는 최악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공간은 구성원들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공간, 즉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완전히 분리된 공간을, 브레인스토밍 같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좀 더 편안하고 비공식적인 느낌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 성과보상은 금전적인 보상이 최고일까? 

 

아마도 많은 경영자들이 직원들에게는 “금전적인 보상”이 최고이며, 직원들 또한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금전”을 일 순위로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작가도 금전적인 보상의 효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말한 욕구 단계의 최상위 단계인 “일의 가치에 대한 욕구”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참여하는 과정으로 업무, 나아가 인생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는 하지만 사람이 직업을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계수단”이 아니라 “자아실현”이라는 어릴적 도덕 교과 시간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그런 말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이처럼 성과 창출의 방법을 인간의 욕구 단계와 매칭시켜 해석하고 그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런 류의 시도는 이 책이 처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최근 경제학의 신조류라 할 수 있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서 심리학의 유명한 이론인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 - 인간의 욕구를 다섯계의 단계, 즉 맨 하위의 생리적 욕구에서 단계별로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그리고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로 배열하여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 - 을 응용하는 시도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과 구성원의 ”성과 창출“에 포커스를 맞춰 경영혁신을 이끌어내는 시도 만큼은 충분히 독창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아직도 ”성과제일주의“을 맹신하고 구성원들에게 성과만을 강요하는 많은 경영자들에게 회사 구성원들의 욕구와 바람을 다시금 살펴보고 보다 근원적인 성과 창출의 해법을 얻을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는 책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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