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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ㅣ 이모탈 시리즈 2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불멸(不滅)의 사랑”을 주제로 하는 "엘리슨 노엘”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이모탈(Immortal) 시리즈” 1권인 <에버 모어>에 이어 2권 <블루문(원제 Blue Moon/북폴리오/2010년 5월)>을 연이어 읽었다. 검은 바탕에 붉은 튤립 2송이가 그려진 1권 표지도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블루문”이라는 제목처럼 어두운 바탕에 파란 달이 그려진 2권 표지도 눈이 절로 시원해질 정도로 멋있다 - 그러고 보니 뒷 권들도 꽤나 표지가 멋있다 -. 과연 2권에서는 어떤 비밀이 들어날 지, 또 어떤 새로운 인물이 데이먼과 에버의 영원한 사랑을 방해할 지 절로 궁금해져 서둘러 표지를 열었다.
1 권에서 “불사자(不死者)라는 “데이먼”의 정체를 알게 되고, 또다른 불사자이자 둘의 사랑을 방해하기 위해 에버를 죽이려는 치명적인 “드리나”의 위협까지 물리친 “에버”는 데이먼에게서 지난 400 년 동안 사랑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환생을 거듭하는 에버와의 사랑, 그러나 그녀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견딜 수 없던 데이먼은 에버에게 불사의 약 “엘릭서”를 마시게 하고, 지난 세월 동안 한번도 치루지 못했던 첫날밤을 돌아오는 금요일에 보내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금요일밤이 되자 데이먼은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다시 나타난 데이먼, 그런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그는 변해 있었다. 에버를 스토커와 괴물이라고 부르며 멀리하고 에버와 앙숙인 “스테이샤”와 붙어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인 “마일스”와 “헤이븐” 조차 그녀를 멀리 하면서 외톨이가 되어 버린 에버, 그녀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 또다른 전학생이자 데이먼 만큼 멋진 “로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데이먼과는 달리 “오라”가 있고 마음까지 읽히는, 불사자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 로만의 정체에 혼란을 느낀 에버는 1권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 하지만 애써 거절했던 영매 “에바”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에바 아줌마의 도움으로 현실과 죽음을 이어주는 또다른 차원 공간인 “서머 랜드”로 들어간 에버는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 - 원래 힌두교에서 유래된 우주 전체의 모든 일과 사건이 기록된 "우주 도서관"이라 볼 수 있는데 SF 나 판타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설정이다 -에서 데이먼과 1권에서 만났던 드리나의 과거와 함께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 시절 소년들을 살리기 위해 “엘릭서”를 먹였다는, 그래서 불사자가 더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버는 과연 변해버린 데이먼의 사랑을 다시 되찾고 치명적인 악당 로난의 음모를 막아낼 수 있을까? 이야기는 결말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진다.
1권이 등장인물들과 미스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은 “이모탈 시리즈”의 설정 단계였다면 2권에서는 궁금했던 의문들이 어느 정도 밝혀지고 1권보다 더욱 강력하고 치명적인 적대자가 등장하는 등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재미있어진다. 1권에서는 뱀파이어, 늑대인간, 타락천사 등 서구 신화에 바탕으로 둔 다른 판타지 소설들과 달리 “불사자”라는 기원과 정체가 모호했었는데, 2권을 보니 인도 신화에 기원, 즉 “오라(Aura)"와 “차크라(Chaktra)", 아카식 레코드, 그리고 ”아스트랄계(Astral)"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서머랜드, 역시 인도 신화에서 불로불사의 묘약 “아무리타”를 연상시키는 “엘릭서” - 물론 엘릭서는 실제 역사에도 등장한다는 불사자 “생제르맹 백작” 설화에도 등장하니 딱히 인도 신화를 기반으로 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 등 주요 설정들 대부분이 인도 신화와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여진다. 작가는 이처럼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설정을 통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이색적인 신비로움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설정 외에도 2권에서는 1권에서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속속 풀리고, 그다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사라졌던 1권의 대적자 “드리나” 대신 또다른 불사자 “로난” - 데이먼과 맞먹는 외모와 매력이라니 여성 독자들에게는 더한 즐거움이 없겠지만 역시나 남성 독자들에게는 괜한 질투심만 유발한다^^ - 이 등장해서 긴장감과 스릴을 배가시켜 1권보다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특히 보호해야 할 대상에 머물렀던 “에버”가 2권에서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고,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처럼 강력한 로난과 대결을 펼치는 장면들은 여느 판타지 소설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영원할 것 같은 사랑에 시련이 닥치고, 위태위태한 상황을 극복하여 그 사랑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로맨스 소설 특유의 상투성만큼은 어쩔 수 없는 것을 보면 이 책이 “판타지” 보다는 “로맨스”에 더 무게 중심을 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점점 흥미로워지는 등장인물과 설정으로 다음권이 기다려지는 “재미있는” 판타지 로맨스 시리즈물인 “이모탈 시리즈” 다음권 <섀도우 랜드> - 궁금해서 책 소개글을 보니 “섀도우 랜드”는 “서머 랜드”와 반대되는 불사자들의 사후의 공간이라고 한다 - 에서는 어떤 모험과 사랑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