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2
박동선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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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혈액형 성격 감별법”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한국은 인구 분포로 보면 A형 37%, O형 28%, B형 27%, AB형 8% 순이라고 하는데, 5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성격이 이 혈액형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나와 같은 혈액형을 가지고 있는 A형 1,800 만여 명이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종종 뜬금없이 A형이냐고 물어오는 여사원에게 맞다고 그러면 “거봐, 거봐” 하면서 쑥덕쑥덕(?)대는 여사원들이나 검색 사이트에서 “혈액형”이라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백 수천 개 쏟아져 나오는 각종 게시글이나 웹툰 등을 보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내 성격을 족집게처럼 맞추지 하며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어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재미로 한번쯤은 알아 두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쳐돌았군맨”이라는 재미있는 필명을 가진 박동선의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2(소담출판사/2011년 5월)>을 읽게 된 이유가 바로 그런 “재미” 때문이었다.  

인터넷에서 혈액형을 검색하면 자주 만나게 되는 만화 캐릭터, 즉 동글동글한 머리와 짧은 팔다리, 얼굴에 혈액형을 크게 그려 넣은 귀여운 이미지의 캐릭터가 바로 이 만화의 주인공들이었구나 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알게 모르게 이미 이 만화의 캐릭터에 친숙해져 있는 셈이다. 책 첫 페이지부터 이 책의 캐릭터, 즉 혈액형별 성격 유형에 대해 설명한다. 내 혈액형인 “A"형은 

친절, 섬세, 온화
자신이 만든 삶의 규칙이나 틀에 맞춰 생활하려 노력한다. 상대방을 잘 배려하고 주위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인간관계의 갈등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굉장히 신중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완벽주의자가 많다. 인내심이 강하고 감정 절제가 뛰어나다. 

으로 설명한다. 신중한 편이긴 해도 “완벽주의자”까진 아닌 것 같지만 대체적으로 내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본문에 들어가면 “유치원”, “학교”, “회사”, “사생활” 네 PART로 나누어 총 87가지 혈액형별 특징과 심리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한다. 한편 한편 읽다 보니 내 성격 그대로의 에피소드들이 눈에 띄는 데, 예를 들어  

- “혈액형별 상처 받는 순위”에서 A형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큰 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인간관계에서 자주 상처를 받는 내 성격 그대로다. 

- “충동구매가 심할 것 같은 혈액형”에서는 A형이 돈을 공적으로 쓸 때는 꼼꼼하지만 사적으로 쓸 때는 180도 달라진다고 설명하는데 회사 공금이나 예산을 사용할 때는 내역 하나하나 기록하고 영수증을 꼼꼼히 챙기다가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지갑에서 돈이 줄줄 새나가는 것 같으니 이것도 맞는 것 같다. 

-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인 “혈액형별 솔로들의 크리스마스 보내기” 편에서 A형은 함께 보낼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른이들의 시선 때문에 태연한 척, 약속이 있는 척, 크리스마스 날의 척척 박사님이 되며 크리스마스 나홀로 집에서 집의 케빈의 성장과정을 함께 하는 일이 수두룩하게 발생하고 나홀로 트리를 만들기도 하고, 나홀로 치킨을 시켜 먹기도 한다고 설명하는데 이럴수가........트리 만드는 것 말고는 다 크리스마스 때 혼자 해본 일이다! 

물론 나하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에피소드들도 많은데, 

- “학교에 귀신이 나타난다면” 편에서 A형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귀신의 존재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히려 나는 신비한 것을 좋아하고 초자연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AB형이 내게 맞는다. 

- “책상정리”편에서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라벨까지 붙여 관리한다는 A형보다는 잡동사니를 한 구석에 다 담아놓고 신기하게도 물건을 바로 찾아내는 AB형이 나에 더 가깝다 

- “교복입는 법” 편도 마찬가지이다. A형은 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복을 단정히 입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패션 감각이 좋은 편(이 부분은 나랑 전혀 안 맞지만)이지만 사사롭게 교복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AB형이 더 가깝다. 

이처럼 책을 읽다 보니 내 성격이 A형보다는 AB형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 혹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책장을 덮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혈액형별 에피소드들은 말 그대로 “과학적”인 것이 아닌 그저 “재미”를 위한 것일 테다. 또한 "사람을 알아가는 데 애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인간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혈액형이나 궁합(宮合), 관상(觀相) 등 미리 정해져 있는 운명이나 선입견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한 시간과 경험일 것이다. 그래도  유치하다거나 비과학적이라고 해서 이 책을 멀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내 블로그에 퍼담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앙증맞으며, 에피소드들도  주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눠볼 만한 가볍고 재미있는 화제꺼리로는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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