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수학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0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전선영 옮김 / 살림Math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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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와 내신(內申) 성적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속칭 “중요 과목”인 “국영수(國英數)”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학(數學)”은 참 요상한(?) 과목이다. 국어(國語)야 우리나라 말이니 평생을 사용해야 한다니 그렇다 치고, 영어(英語)는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서 국어 이상으로 중요성이 강조되는 과목 - 너무 지나친 영어 교육 광풍(狂風)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 버린 지 오래되었다 - 이니 역시 그렇다 치는데 수학은 입시가 끝나면 더 이상 실생활에서 써먹을 데가 없는데도 중요 과목으로써 학생들을 괴롭혀오고 있다. 물론 이과(理科)라 불리우는 순수과학, 공학 계열 전공자들이나 수학적 논거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경제학(經濟學) 같은 사회과학 계열은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그 외 일반인들에게는 학창 시절 그렇게 괴롭히던 수많은 수학 공식들을 지금 당장 잊어먹는다 해도 살아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공부가 도대체 왜 필요한 걸까? 혹자는 수학이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 자라나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고 치매예방에도 수학 공부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하며,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수학은 자연과학, 건축학, 공학, 인문 과학 등 모든 학문의 기본(基本)이자 출발점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하며, 심지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신(神)과 우주(宇宙)의 불가사의를 풀 중요한 열쇠가 바로 수학이라는 일종의 종교적 개념으로까지 비약시키는 사람들도 있기까지 하다.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참 중요한 학문인 것은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가 배운 수학공식들이 실생활에서는 무슨 도움이 되냐고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이언스 엔터테인먼트’로 이미 수학과 관련된 많은 교양서를 집필했다는 사쿠라이 스스무(櫻井進)의 <일상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수학(살림Math/2010년 10월)>은 바로 수학을 공부해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가져봤을 물음, 즉 "수학 시험 볼 때만 써먹는 수학 공식 대체 왜 배우는 걸까?”에 대한 해답서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수학이 어떻게 우리 생활과 관련되어 있는 지를 알리기 위해 쓴 책이며 자신이 수학 공부하면서 우리는 수학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수학이 우리 마음을 뒤흔드는 강력한 힘이 있음을 절실히 깨달았기에 더더욱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수학 공부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수학 용어들과 공식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만화풍의 삽화와 수학자들의 일화를 곁들어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우선 싸인(SIN), 코사인(COS), 탄젠트(TAN)로 잘 알고 있는 “삼각함수”는 고대에서는 별의 운행과 지구 위의 거리를 계산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가 16세기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지구 위의 거리를 재는 일에 활용되었다고 한다. 로그(log)함수는 복잡한 천문학 계산을 좀 더 빠르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영국 수학자 존 네이피어[John Napier, 1550~1617]에 의해 발명되었으며, 인간의 오감(五感)에 바로 로그의 개념이 사용된다고 한다. 즉 소리가 두 배로 커졌다고 느끼려면 실제로는 에너지를 10배로 올려야 하고, 4배 커졌다고 느끼려면 100배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처럼 인간의 감각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을 따르며, 이것을 설명하는 법칙이 바로 '감각의 크기는 자극의 로그에 비례한다'는 “베버-페히너의 법칙”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데시벨(dB)와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매그니튜드(Magnitude)등이 바로 로그로 계산된다고 한다. 요새 널리 보급되어 있는 차량용 네비게이션이 가능한 데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 덕분인데 GPS에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의 개념을 적용하여 정확한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하는 번호나 비밀번호 등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정보를 암호화해 지키는 보안시스템 구성에 "주어진 합성수(合成數)를 소수(素數)의 곱의 꼴로 나누어 소인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과정"인 “소인수분해(素因數分解, factorization in prime factors)를 사용하고 있으며, A3,A4,B3,B4 와 같은 인쇄용지 규격에 백은비(白銀比, SILVER RATIO,1:√2, 1:1.4 비율)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설명한다. 황금비(黃金比, Golden Ratio, 1:1.618, 5:8)는 익히 들어봤지만 백은비는 이 책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작가는 황금비는 서양의 아름다움.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비율, "나선"인데 반해 백은비는 일본의 아름다움, 인위적인 것, 정사각형 이라고 비교 설명한다.  1790년 프랑스 혁명시절 C.탈레랑의 제안에 의해 만들어진 단위법인 "미터법"에서 미터(Meter)는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길이의 1,000만분의 1을 기준으로 하며, 80년이 흐르고 난 뒤인 1875년에서야 겨우 세계 기준이 되었으며, 고등학교 수학에서 가장 어려웠던 개념인 “미적분(微積分)”은 실생활에서 움직임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자동차 속도계에서 순간 속도는 위치를 "미분"한 것이고 가속도는 속도의 미분, 즉 가속도는 위치를 두번 미분한 것이며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멈추면서 시시각각 변화한 속도를 합계한 양, 즉 이동거리가 적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맺음말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 평소 수학에 품고 있던 생각이나 견해가 바뀐 사람도 있을 것이고, 특히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이라면 변화의 폭이 한결 클 듯 하며,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수학의 힘, 수학이 머무는 곳을 알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저 입시과목으로 외우는 대상에 머무르던 수학 공식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설명해주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을 개발한 사람들은 실제로 수학 공식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성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전공자들일 수 밖에 없어 우리 같은 수학 문외한(門外漢)들이나 비전공자(非專攻者)들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사례들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매일 같이 사용하는 자동차 네비게이션이나 속도계에 상대성 원리와 미적분이 숨겨 있으며, 세탁기나 컴퓨터 등 가전제품 속에도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삼각함수나 로그함수, 이진법 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아두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그리고 어린이들이나 수학이라면 끔찍이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읽을거리로 활용해볼만 할 가치 있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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