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의 전쟁 in Asia
최윤식.배동철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1998년 국가부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IMF"라는 단어는 자다가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종의 “트라우마(Trauma)"처럼 여겨질 것이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을 때 우리들에게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가 바로 "IMF"였고 여기저기서 제2의 IMF 사태에 닥치는 것 아냐 하는 걱정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연일 뉴스를 주목해야 했었다. 다행히 10년 전과 같은 위기는 우리에게 닥치지 않았고 세계 경제 위기도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 물론 종결이 아닌 더 큰 위기로의 진행형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 아직도 국민들의 놀란 가슴은 쉬이 진정되지 않고 불안감은 여전한 것 같다. 특히 다시는 겪지 않을 줄 알았던 경제 위기가 비록 원인과 양상은 다르지만 10년 만에 다시 재현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위기는 결코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면서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그 여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98년과 같은 외환위기는 다시 일어나게 될까? 전문 미래학자 최윤식과 현직 경영인 배동철이 7년여의 준비와 1년간의 집중적 연구를 거쳐 집필했다는 <2020 부의 전쟁 in ASIA(지식노마드/2010년 10월)>은 최악의 경우 앞으로 10년 이내에 제2의 외환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놀라지 마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전 세계의 경제위기는 아직 전초전에 불과하다”

  책 첫 페이지 첫 문장을 마치 닥터 둠(Doom)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의 발언처럼 들리는 가슴 떨리는 강력한 경고로 시작하는 이 책은 제일 먼저 2020년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찾아올 수 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 산업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밀리고 중국, 동남아 등 후발 개도국에는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일컫는 말인 “넛 크래커(Nut-Cracker; 호두를 양쪽으로 눌러 까는 기구)”상황에 빠져 있으며 그 증거로 이미 중국에 추월당한 조선업과 핸드폰을 예로 들고 있다. 두번째로 이미 그 심각해진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이미 문제해결을 위한 타이밍을 놓쳐 버려 앞으로 더욱 심각해져서 2018년부터는 인구가 줄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어 사회 활력이 떨어지고 내수 시장이 침체하는 "저출산의 저주"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 번째로 최근 모라 토리움을 선언한 성남시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적자에 따른 파산이 줄을 잇게 되고, 경기부양을 위한 과도한 정부지출과 급증하는 복지예산으로 인해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면, 또한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Bubble)이 일시에 꺼져버리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10년 안에 지난 98년의 IMF사태는 비교도 되지 않을 최악의 외환위기가 재발할 것이며,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가능성이 70~80%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주변 환경 또한 결코 녹록치가 않아서 일대 변혁이라 표현할 수 있을 앞으로 10년 동안 예상되는 국제 경제 변화를 2장에서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우리의 운명도 그 변화의 정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 부족, 대 전염병, 환경오염 등 갈수록 악화되는 환경재앙과 맞물려 아시아는 세계 부의 전쟁의 무대가 될 것이며, 2008년 상처를 입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반격을 시작하고, 최근 미국과 무역분쟁, 환율분쟁을 서슴없이 치루고 있는 중국의 맞대응이 점점 격해지면서 계속 확산일로에 접어들게 될 이 전쟁은 이미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은 다시 한번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 최근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정확히 예측했던 펀드매니저 카일 바스가 일본의 디폴트(국가부도)를 예언했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나니 이 우려가 결코 기우(杞憂)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가슴이 철렁해졌다 -, 취약한 경제 기반의 동남아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에까지 시스템적 위기가 불어 닥치는 최악의 경우 아시아 전역의 대공황에까지 이를 수 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세계의 패권을 두고 일대 격전장이 될 아시아가 전쟁의 주 무대가 된다는 것이 꼭 위협만은 아닌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준비한다고 결코 늦은 것은 아니라면서 다가올 미래의 위협을 극복할 해법으로 6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곧 몰아닥칠 금융위기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정비하여 금융능력을 대대적으로 향상시키고, 둘째 불확실성을 확실히 통제해야 하며, 셋째, 한류 열풍과 드라마 대장금 성공 예처럼 새로운 부가가치인 “스토리”의 창출, 즉 Story Korea를 만들어가고, 넷째, 지금은 전혀 불가능할 것만 같은, 그리고 치명적일 수 도 있는 통일한국(United Korea)의 가능성을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다섯째 미래형 스마트 인재를 집중 육성하고, 마지막으로 정부 또한 위기 대응을 위해 좀 더 현명(Smart)해지라고 충고한다. 즉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에게는 아직 준비할 수 있는 10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고, 일본이라는 선행적 벤치마킹 상대가 있으니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결론 맺는다. 

 사실 부동산 거품 붕괴, 저출산 고령화 문제, 재정적자, 중미(中美) 경제전쟁, 일본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 등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미래 예측들은 최근 비주류 경제연구소들 전망이나 세계 경제 석학들의 예측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접해본 내용들이라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하는, 수학의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변수(문제)들을 고도의 방정식(미래예측기법)에 대입(Input)하여 구해낸 해(解)인 10년 후의 전망(Output)은 머릿 속에 절로 그려질 정도로 그 어떤 예측보다도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식의 예언이나 허구의 SF소설과는 달리 과학적인 분석기법에 의한 미래 예측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의 경제 전망이 이맘 때쯤이면 매년 틀린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처럼 1년도 아닌 향후 10년이라는 기간에 대한 이 책의 전망이 그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未知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개인적인 바람은 이 책의 암울한 전망이 결코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 -, 그리고 작가가 제시하는 해법들 또한 과연 그런 정도의 준비로 그렇게 강조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조금은 미흡하고 분명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위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처럼 이 책에서 우려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하여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그 대처법을 누군가는,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권력자들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라면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하나 제대로 들어맞지 않은 이 책의 예견에 코웃음을 날리는 것은 10년 후에 하기로 하고, 이 책에서 언급한 우려들에 대해 실현가능한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단기간의 경기부양이나 성과에 집착하는 근시안적 정책들을 남발하는 경제당국에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 땅에 다시 한번 IMF와 같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그때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종말적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과 경각심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