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
제니퍼 촐덴코 지음, 김영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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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카트라즈 섬.

  지금은 미국 국립 휴양지 관광명소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면 늘 관광코스로 추천받고 있다지만 원래는 탈옥이 절대 불가능한 악명높은 감옥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숀 코넬리,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액션 영화 “더 록(The Rock, 1996)"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알카트라즈를 장악했던 이유가 바로 탈옥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의 침입 또한 사실상 불가능한 난공불락의 요새이기 때문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보면 알카트라즈의 명성을 익히 짐작해볼 수 있다. 알카트라즈는 또한 거물급 수감자들로도 유명했었는데, 이제는 마피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를 정도로 유명한 시카고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 역시 시카고 마피아로 잔인하기로 유명했다는 기관총(Machine Gun) 조지 켈리, 열차 및 은행 강도로 “민중의 적 No.1"으로 불리우던 앨빈 카피스, 조니뎁 주연의 ”퍼블릭 애너미(2009)”의 실제 인물로 잘 알려진 전설적인 은행털이범 존 딜링거, 그리고 전설적인 부부 갱단 보니 파커와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바로우 등 미국 대공황 시절 전설적인 범죄자들이 알카트라즈 감옥을 거쳐갔다고 한다. 그런데 알카트라즈는 그저 감옥으로만 이뤄진 그런 섬이었을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알카트라즈 죄수들을 감시하기 위한 교도관들이 90 여명에 달했고 그들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알카트라즈 섬에 거주했었기 때문에 섬에는 그들을 위한 주택들과 사교장, 교육시설들이 있었다고 한다. 독서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높이고, 아동문학가들의 창작욕을 북돋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미국도서관협회 주최의 2005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인 제니퍼 촐덴코의 “알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21세기 북스, 2010년 7월)은 알카포네가 수감되었던 시절 교도소 경비원이 된 아버지를 따라 악명 높은 섬 알카트라즈에 살았던 열두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미국 대공황 시절 전기기사였던 아버지가 알카트라즈 감옥 경비원으로 새로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열 두 살 소년 무스는 정든 산타 모니카를 떠나 알카트라즈 섬으로 이사오게 된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무스의 누나 나탈리는 벌써 몇 년 째 10살에 머무르고 있는데, 그 당시 특수학교의 입학 연령제한이 10살이어서 가족들은 특수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나이를 속이게 되고, 나탈리는 무스의 동생으로 이웃들에게 소개된다. 무스가 새로운 학교와 낯선 환경에 차츰차츰 적응해 나가던 어느 날, 교도소장의 딸이자 동급생인 “파이퍼”는 섬 밖에 위치한 자신의 학교 급우들에게 돈을 받고 알 카포네 등 악명 높은 수감자들이 운영하는 빨래방에서 옷을 세탁해주는 기상천외한 “알카포네 빨래방” 사업(?)을 제안하고, 섬의 몇몇 아이들도 그 사업에 동참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 개시 하루 만에 이 엉뚱한 사업은 들통이 나고 동참한 친구들 뿐만 아니라 가담하지 않은 무스 또한 오해를 받아 된통 혼나고야 만다. 무스 부모님의 바램이었던 나탈리의 특수학교 입학은 나탈리가 적응을 하지 못하면서 좌절되고, 무스의 어머니는 또 다른 학교를 보내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뭍으로 피아노 교습에 나가게 되면서 무스는 어머니를 대신해 하루 종일 누나를 돌보게 된다. 그러던 중 새로운 전문학교를 소개받지만 나탈리의 나이 때문에 입학이 불허되자 무스는 알카포네에게 누나의 입학을 위해 힘써주기를 부탁해보기 위해 편지를 써서 세탁을 위한 옷 주머니에 넣어 보내게 된다. 

  주인공 무스의 일기 형식인 이 책은 가족애라는 교훈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청소년 대상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재미있는 소설이다. 나탈리에 집중되는 부모님의 사랑에 소외감을 느끼면서도 나탈리를 염려하고 아끼는 무스의 사랑이라는 어찌 보면 식상한 주제인데다 실제로 알 카포네는 그저 이름으로서만 등장하는 배경장치일 뿐이어서 "알카트라즈와 "알카포네"라는 이름이 주는 뭔가 거창한 범죄 음모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 청소년 소설에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웃길 수도 있겠다^^ -  다소 실망스러울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스가 알카트라즈에 이사 와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격리된 공간인 알카트라즈 감옥 속의 범죄자들에게 갖는 아이들 만의 동경 - 우리가 일제시대 종로를 주름잡았던 건달 김두한을 마치 독립투사나 정의의 사도 쯤으로 여기는 것과 어쩌면 비슷한 것 수도 있을 것이다 -이라던가,  애들이 벌이는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기상천외하고 엉뚱한 빨래방 사업, 담장을 넘어온 범죄자들의 야구공을 마치 보물인냥 여기는 아이들 특유의 호기심들, 비록 잠깐이지만 "105"라 불리우는 재소자와 16살 나탈리와의  딱히 로맨스라 부르기에는 좀 애매한 어정쩡한 로맨스 등등 가벼우면서도 유쾌하고 때로는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들은 읽는 재미와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특히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인데 - 추리소설 같은 멍하게 만드는 기막힌 반전이 아니라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하는 그런 즐거운 반전 - 이 책을 이제 읽게 되는 독자들이라면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의 재밌는 반전을 절대 놓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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