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콘서트 - 복잡한 세상을 지배하는 경영학의 힘
장영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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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가 직접 피부로 느끼는 실물 경제 사례를 소재로 쉽고 재밌게 경제, 경영이론들을 풀이한 서적의 인기가 대단하다. 그만큼 일반 독자들의 지식수준이 어렵기만 하던 경제 분야에까지 확대된 이유도 있겠지만 2008년 하반기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에 대한 불안과 위기의식이 그만큼 커진 탓도 있을 것이다. 경제 경영 서적이 인기가 높았던 시절이 1998년 IMF 국가부도사태 시절이었다는 모 통계가 경제 서적 인기 이유를 반증하고 있다. “경제학에 머물 것인가? 경영학으로 나갈 것인가!” 라는 자극적(?) - 대학시절 경제학을 전공했던 나 같은 사람의 경우 이 문구로만 보면 그럼 경제학은 구시대 학문이란 얘기야 뭐야 하고 반발심을 느낄 수 도 있을 것이다 - 광고 문구을 달고 출간된 장영재의 “경영학콘서트 ; 복잡한 세상을 지배하는 경영학의 힘”(비즈니스북스, 2010년 3월)은 “대한항공”,“아마존”,“구글”,“HP" 등 많은 기업들의 경영 사례를 통해 경영학에 대해 쉽게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경제학이 이미 일어난 현상에 대한 해석이라면, 경영학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정의- 경제학은 과거 현상의 해석에는 동의하지만 해석의 목적이 합리적인 미래 경제 예측이라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 물론 경제학 전공자로서의 불만이지만^^ - 하고 수많은 기업체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경영학의 유용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제 7장 “경영학, 과학을 만나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경영학은 인사, 조직, 마케팅, 회계, 재무관리, 금융, 국제경영 등 많은 경영학 커리큘럼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경영과학(Operations Reasearch and Management Science, OR/MS)”분야 - 모교 경영학과 교과과정을 보니 “MIS", "금융공학”, “경영과학” 등의 과정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공과대학에 속해있는 산업공학과 교과과정은 경영과학 분야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공부하고 있다 -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항공기 좌석 요금이 서로 다른 이유나 이거 사고 싶은데 하고 생각할 때마다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도착해 있는 “아마존 닷컴”의 광고 메일들, 검색사이트를 접속하는 개인들마다 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구글”의 광고 전략, 미국 비디오 획기적인 온라인 대여시스템으로 대여점 시장의 절대강자인 “블록버스터”를 불과 몇 년 만에 눌러버린 “넷플릭스” 등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 등을 통해 경영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봤을 경영 이슈들인 “수익경영”,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공급 사슬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등을 소개하며, 이러한 수많은 통계자료와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하고 분석하여 경영에 접목시킬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90년 대 이후 급속히 성장한 IT 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의해 가능해졌다고 이야기한다. 책 에필로그에서 “아니 네가 왜 기획실에서 일을 해?” 라는 공학박사인 작가가 기획실에서 근무하는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지인의 질문의 답에서 작가는 “현대 경영에는 사람과 감성의 영역인 인문적 요소와 분석과 계산이 필요한 과학적 요소”가 있으며 “앞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초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학에 무게를 실어줄 때가 아닐까 한다”는, 즉 엄청난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유의성 있는 결과를 도출(데이터 마이닝)해 내 경영전략에 접목시키는 역할이 바로 수학자나 공학자들이 필요한 일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작가는 “경영과학” 분야가 최근에 각광받는 생소한 분야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경영 현장에서 보면 일반화되고 있는, 어찌 보면 조금은 유행이 지나간 개념이기도 하다.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전사적 자원 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은 왠만한 기업들은 도입한 지가 오래되었고 - 소규모 업체들도 ERP 만큼은 아니어도 회계관리시스템, 수주/생산관리 시스템은 전산관리가 되고 있다. - 예로 든 HP와 삼성의 재고/생산관리시스템도 앞서 말한 ERP와 연계한 "POP"(Point Of Product System)" 구축으로 실시간으로 제품 생산 및 원부자재, 제품 재고 현황 및 적정 재고 발주 관리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발주처와 납품처의 시스템 연동으로 발주처가 주문한 제품이 납품처의 어느 공정에 있는지, 예상 납기는 언제가 되는 지까지도 모니터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축, 운영되고 있다 - 물론 구축비용이나 전문 인력 채용에 부담이 되어 엄두도 못내는 영세기업들이 아직도 많이 있지만 최근 정책자금 등으로 중소기업 전산화 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영세기업들도 활용해 볼만 하다 -. 작가도 강조한 것처럼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데이터 수집이나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경영전략으로까지 도출해 내는지 하는 문제, 즉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Business Intelligence)"의 중요성이 더욱 각광받고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경영자들이 쉽게 범하기 쉬운 오류가 바로 수십억을 들여 최첨단의 ERP시스템을 도입하면 수익이 놀라보게 개선되고 경영혁신이 저절로 이뤄진다는 착각인데, 이러한 시스템은 경영관리 방법이지 결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화 설계, 생산 시스템을 결국 운영하고 평가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처럼 수학자나 공학자들이 경영 일선에 참가하여 분석적 틀을 마련하고 실제로 경영에 접목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경영학의 인문적 요소가 그저 “이제까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국가 경제를 이끈 기업의 힘” 정도의 과거의 학문 정도로 치부되는 것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작가가 예로 든 19978년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부도 사태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보더라도 “금융공학”의 수학적 공식은 완벽했지만 과학적 가정에는 절대 반영할 수 없는 바로 “사람”의 심리와 행동이 원인이 아니었던가? 최근 고전 철학이나 문학, 경제학 이론 등을 다시 재조명하고 현대 경영에 필요한 요소를 접목시키고자 하는 “인문 경영”이나 이상적인 경제적 인간이라는 오래된 경제학적 전제를 버리고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행동경제학” 등이 새로운 조류로 대두되는 이유가 바로 과학적인 계량화가 불가능한 경영 주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경영학과 과학이 어떻게 접목되고 발전해 나가는지 소개하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이 책에 내가 너무 삐딱하게 보거나 과도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분명히 경영 경제 서적이 각광을 받는 시류에 편승해서 출간된 이벤트성 책들과는 차별화된 재미와 가치가 있다. 풍부하고 재밌는 실제 사례들과 쉬운 개념 설명으로 경제 경영을 전공한 사람이거나 아님 전혀 문외한인 일반 독자들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고 경영학에 대한 안목을 넓혀 주는 등 장점을 많이 가진 책이라서 주변에 권하고 싶을 정도로 최고 평점을 주고 싶다^^ - 최근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의 인기와 가치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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