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어둠 -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
MyNewsJapan 지음, JPNews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최근 세계 경제에 있어 최고의 이슈는 당연 토요타 대량 리콜 사태일 것이다. 

 “품질경영”, “경영혁신” 대표적인 모델로 항상 벤치마킹 대상 1순위 기업으로 손꼽히던 토요타가 자신의 강점인 “품질”문제로 수 십년간 쌓아온 신화가 단숨에 무너져버리고 생존마저 위협받게 된 작금의 현실이 잘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각종 언론이나 연구기관들의 원인에 분석 자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공통된 의견은 성장을 중시한 나머지 그토록 강조해왔던 품질관리를 오히려 등한시했고, 일본기업 특유의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소비자의 불만에 늦장 대처하게 만들어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태가 일어나기 2 년 전인 2007년 10월 마치 이러한 사태를 예언한 듯한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마이뉴스 재팬의 “토요타의 어둠”이 바로 그 책으로 저자 후기에서 “초 합리주의처럼 보이지만 토요타 시스템은 실은 비합리적 시스템이며, 내부 고발, 외부 비판도 없기 때문에, 사내 사상통제를 기반으로 현재의 시스템에 온존되어 큰 규모의 자기 개혁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라고 한 예견은 3년도 채 되지 않은 “멀지 않은 장래”에 정확히 실현되었다.

 일종의 고발성 탐사 보도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세계 제일의 자동차 생산대수와 최우량기업이라는 토요타의 밝은 이미지에 가려진 어두운 부문, 즉 규율준수와 일체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치 “북한”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폐쇄적인 조직문화, 과중한 노동 강도, 형편없는 복지시설, 노사 일체형 노동조합, “파워하라(Power Harassment의 일본식 축약어로 힘 있는 상사의 괴롭힘을 뜻함)”를 당하는 하청업체 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특히 책 중반에 소개되고 있는 지난 2002년 2월 과도한 잔업에 시달리던 30세 사원이 과로사한 사례는 세계 1위 기업 토요타 자동차의 구조적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토요타의 품질문제는 최근 한 두 해 문제가 아니라 지난 2004년~2006년 3개년 간 약 512만 대를 팔고 511만 대를 리콜하는 결합률 99.9%를 나타내고 있고, 그 당시에도 토요타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부인하고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면 토요타의 늦장대응은 마치 오랜 전통이냥 계속 이어져 왔고 결국 이렇게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워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토요타의 어두운 면들이 그동안은 왜 물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까? 저자는 10년 이상 계속 수위를 차지하고, 2007년 1,054억 엔을 쏟아 부은 일본 제일의 광고선전비가 잡지, 신문, 출판사, 인터넷 신문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철저히 입을 막아왔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서점이나 신문에는 토요타식, 토요타류 같은 자사에서 발표한 정보에 기초를 둔 편파적인 아부성 내용들만 넘쳐날 뿐 과로사, 탈세, 성추행 등 어두운 면은 철저히 감춰지고 축소되어 왔다는 것이다. 

 솔직히 현재 직장생활을 하는 내 입장에서 2장에서 소개된 “토요타 직장 환경 실태”가 과연 최악의 근무 여건인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리는 부분도 있었고, 필리핀 토요타 공장에서 있었다는 스트립쇼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여느 삼류 주간지에서나 볼 수 있는 가쉽성 기사가 과연 필요한 내용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변변히 책 광고조차 하지 못했지만 베스트셀러에 오른 우리나라 어느 책처럼 비록 광고수입에 자유롭기 때문에 토요타를 성역시 할 이유가 없었다지만 이 책도출간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되어진다. 책 내용은 다소 미흡하지만 금기시되는 성역에 대한 도전, 진실의 추구가 이 책의 가치를 한껏 고양시켜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토요타에서 삼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비약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파멸로 향하는 구 일본군이 되지 않기 위해서 썼다는 이 책처럼 현 토요타 사태가 성장제일주의, 조직 우선 주의 등 비슷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내일 당장 벌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는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길 희망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