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카를라 3부작 1
존 르카레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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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사람들. 그 어쩔 수 없는 나라 사랑. 제국을 관리하도록 훈련을 받았고 온 세상의 파도를 다스리도록 양성되었으나, 그 모든 것을 빼앗긴 사람들. (p.169)]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스파이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John Le Carre 1931~2020)가 1974년 발표한 작품으로 '카를라를 찾아서(The Quest for Karla)'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수십 년 전 소련 정보부가 영국 정보부에 심어 놓은 '두더지(이중 첩자)'를 색출하기 위해 은퇴한 전직 요원 조지 스마일리가 비밀리에 수사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말 리얼한 스파이의 세계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숨 막히는 첩보전을 기대한다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인생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교차'시켜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바로 이런 점이 많은 평론가들이 르 카레의 작품을 단순 첩보 소설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깊이가 있는 소설로 평가하는 이유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 1857~1924)의 <비밀 요원>이 많이 생각났다. 존 르 카레의 이 걸작이 <비밀 요원>의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실감했다. 르 카레가 '스파이 소설의의 대가'라고는 하지만 이런 장르를 탄생케 한 작가는 분명 조지프 콘래드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십수 년 전에 사서 읽다가 중도 포기하고 팔아버린 부끄러운 전적이 있다. 그러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 몇 년 전 다시 사서 이번에 드디어 완독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책이 오타가 꽤 많고 번역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이 복잡하면서도 치밀한 내용이 사람들에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번역 때문에 별 하나를 빼려다 말았다)


영국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스파이 플롯과 보편적 주제의 완벽한 융합'을 이루면서 냉전이 고조되던 한 시대의 상황을 잘 담은 훌륭한 작품이다. 

콘래드의 <비밀 요원>과 르 카레의 <팅커...> 둘 다 어둡고 쓸쓸하지만 전자가 희극적인 요소가 있었던 반면 후자는 좀 더 클래식한 품격이 있다고 할까...

르 카레의 책들을 조금씩 모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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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8-02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콘래드의 <비밀요원>꼭 읽어봐야겠네요!!

coolcat329 2023-08-03 09:14   좋아요 1 | URL
네~~미미님 꼭 읽어보세요.
스마일리의 외모가 어디서 왔는지 아실 수 있답니다. 더운 날 건강히 보내세요!

새파랑 2023-08-04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콘래드의 영향력이 이 작품에서도 보이나보군요~!! 존 르카레는 안읽어봤는데 ㅋ여름엔 역시 스파이 소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