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엘리 위젤 지음, 김하락 옮김 / 예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삶이 일곱 겹으로 봉해진 하나의 긴 밤으로 되어버린 그날 밤,

수용소에서 맞은 첫날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그 연기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몸뚱이가 고요한 하늘 아래 연기로 화해버린 어린이들의 얼굴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내 믿음을 영원히 불살라버린 그 불꽃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살고자 하는 마음을 영원히 앗아간 밤의 침묵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하나님과 나의 영혼을 살해하고 내 꿈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그때,

그 순간들을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하나님만큼 오래 산다 하더라도 이것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나이트>는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 작가 엘리 위젤(1928~2016)의 자전 소설이다. 위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15세 때 가족과 함께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 아우슈비츠, 부나 모노비츠 , 부헨발트 수용소를 전전하며 겪은 참상을 이 작품에서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는 수용소에 맞이한 첫날 밤 '살고자 하는 마음을 영원히 앗아간 밤의 침묵'(p.77) 에 절망하고, 수용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13살 어린 소년을 교수대에 매다는 장면을 보면서, '하나님은 어디에 있는가?' 물으며 신의 침묵에 분노한다. 


아우슈비츠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와 여동생은 바로 가스실로 끌려갔고, 위젤은 아버지와 함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인 부나 수용소로 이송된다. 

194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되기 이전 위젤은 '죽음의 행군'을 하여 부헨발트 수용소로 이송되는데 이곳에서 아버지마저 잃게 된다. 


종전 후, 혼자 살아남은 위젤은 프랑스 고아원으로 보내진 뒤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 1958년 증언 문학인 <나이트>를 출간한다. 그 후 미국으로 이주, 시민권을 취득한 후 보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세계 인권 증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고 이런 모든 공로로 198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위젤은 노벨상 수락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립은 가해자만 도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침묵은 결국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입니다. 인간의 목숨이,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때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엘리 위젤은 이 책을 통해 나치의 잔혹한 만행과 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것도 범죄임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증언하는 용기를 가져야 함을 말한다.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문학인 <나이트>, 스콧님의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다른 홀로코스트 문학에 비해 쉽게 읽혀 청소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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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6 15: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중딩 시절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모님에게 받은 책 중 한권으로
이런 저런 명작 동화 영어 세트 완독 기념으로 부모님이 이 책을 원서로 헤세의 싯다르타(외삼촌이 사줌) 원서 이렇게 받아서 위젤의 나이트만 완독한 뿌듯했던 추억이 담긴 책입니다 ㅎㅎ
영문 문장도 명료해서 당시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


홀로코스트 문학 중에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사알짝 추천 합니다 ^ㅎ^

coolcat329 2021-11-26 16:50   좋아요 5 | URL
네 이 책은 증언문학 입문용으로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운명>은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임레 케르테스와 위젤 두 분다 15살에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네요.ㅠ
두 분이 돌아가신 해도 2016년으로 같고 태어난 해도 1년 차로 비슷한 점이 있네요.

새파랑 2021-11-26 1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우슈비츠 관련된 책들은 다 슬픈거 같아요 ㅜㅜ 맞습니다. 침묵하는것도 범죄같아요. 저도 그런면에서 좀 찔리긴 하는데 한번 반성해 봐야 겠습니다~!!

역시 스콧님의 추천작~!!

coolcat329 2021-11-26 17:54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