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향년 70세에 세상을 떠난 작가를 기리며 5월에 읽은 책이다.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겠지만, 인간과 자연을 놓고 볼 때는 도저히 그러지 않을 수 없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악 그 자체이다.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과 그에 맞서 문명의 이기에 대항해 싸우는 인간을 그리던 그가 코로나로 세상을 떴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 우리에겐 환경과 자연에 대해 말할 사람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뜻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제야...작가가 죽어서야 읽게 된게 미안하다.주인공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 노인은 제목대로 연애 소설 읽는걸 좋아한다. 노인은 책을 다음과 같이 읽는다.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절과 단어와 문장을 차례대로 반복하는 노인의 책읽기 방식은 특히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도대체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달을 때까지, 마침내 그 구절의 필요성이 스스로 존중될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그러기에 그에게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돋보기가 틀니 다음으로 아끼는 물건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p.44,45)글자와 문장을 대하는 노인의 방식, 연애소설 속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자 조심스럽게 겸손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 노인이 돈이 되는 모든 것을 이용, 파괴해서 자기것으로 만들려는 인간의 모습과 대조되어 더욱 애잔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짧으면서 따뜻하고 유머러스 하지만, 지금의 암울한 현실이 더 느껴져 슬프게도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