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 - 수학의 개념을 밝혀 주는 5가지 이야기 꿈꾸는 책꽂이 1
이시하라 기요타카 지음, 사와다 도시키 그림, 김이경 옮김 / 파란자전거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에 관한 책을 검색해보다가 우연히 '세상밖으로 날아간 수학'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수학의 유래에 관한 것을 별로 알지 못했다.하지만 이 책을 읽고 수학의 다섯가지 유래를 알게 되었다.숫자와 계산,벽돌과 면적,원주와 원면적,비례,확률에 관한 유래이다. 사실 수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딱딱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었다.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였다. 주인공인 폴로는 인도 훈트족으로 티베트 고원에서 야크를 방목하며 살던 유목민인데,어느날 아버지를 따라서 방목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한 새끼야크를 잡기위해 쫓아가다가 길을 잃고 만다.폴로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챤타 고원에서 어떤 남자들을 만난다.그들로부터 음식을 얻어 먹고 동행하게 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그들은 호탄왕국에 사는 승려였다.폴로는 그들과 생활하면서 승려가 된다.그리고 중국에서 온 수도승들에게서 실용적인 중국의 계산법과 기초 수학도 배우게 된다.

 폴로가 호탄왕국에 온지도 10년이 다 되었을 때 폴로는 호탄 사원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승려가 된다.폴로는 호탄 왕에게 경전을 가르치는 승려로 뽑혀서 매일 왕궁에 나가 불교 경전을 강의했다.그러다가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왕이 이를 알고 진노하여 그를 추방했다.천신만고 끝에 폴로는 자기의 가족을 찾을 수가 있었다.

 폴로가 고향에 온지가 3년이 다 되었을 때 폴로는 쿠챠 왕국에 소금을 팔러갔다가 수학문제 시합에 참여하게 된다.아무도 꺾지 못한 가나가와 수학대결을 벌여 이긴 폴로는 갑자기 유명해진다.그리고 쿠챠의 왕이 그를 불러들인다.

왕이 폴로에게 가나가를 이긴 계산법에 대해 묻지만 폴로는 과거가 들통 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전생이 푸쿠타국의 계산관이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폴로는 그 나라의 유명한 선생님이 된다.쿠차 왕국에는 수학을 암산으로만 풀었다.그러나 이것은 매우 불편하였다.그래서 중국의 계산법을 이용한 숫자를 계산판에 직접 손으로 써서 계산하는 법을 만들었다.이 필산법은 아주 유명해졌다.

 그런데 어느날 호탄 왕국의 왕이 폴로가 자기가 내쫓은 사람인 줄 모르고 불러들이며 자기 나라에도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폴로는 드디어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공주를 다시 만나고 다시 사랑하게 된다.이번에는 호탄의 왕도 말리지 못한다.

 고대의 이방 나라 일이어서 그런지 아주 재미있고 신비로운 이야기였다.계산의 기원을 말해준 이 이야기는 사실 꾸며낸 이야기이다.하지만 실제로 있을법하다.모든 학문의 발견은 언제나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친 곳은 공중목욕탕이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수학이라는 개념을 쉽고 즐겁게 풀어낸 작가의 재치가 아주 볼만 했다.실제로 아주 평범한 곳에서 숫자나 계산 등이 만들어졌다는 것에서 수학이 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작가의 상상력이 바탕이 된 동화 같은 이야기 뒤에 실제의 문헌이나 기록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그것도 좋았던 것 같다. 아들에게도 반드시 권해주고 싶은 수학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 작가의 신간을 읽었다. 워낙 유명한 작가들은 신간이 나오기전부터 이미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읽기도전에 흥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목도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어째서 글자 전쟁일까하고.

첫 장을 읽었을 때 북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사상얘기인가보다 했다. 그래 전쟁하면 북한이지 하면서 첫번째 이야기를 다 읽고 두번째로 넘어가자 다소 황당했다. 북한 얘기는 어디로가고 잘난척쟁이 수재 유학파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 때부터 남다른 포스로 등장한다.

주인공 이태민은 수재로 소위 스팩깡패이다. 박학다식하면서도 젊은 그는 다소 자뻑도 심하다. 그리고 그가 공부하는 이유는 모두 돈을 벌기 위해서다. 잘나가는 무기제조회사에서 일하다가 몸값이 오를대로 오르자 단박에 그만 두고 무기중개상으로 나선다. 국제 정세와 다른 나라 사정을 빤히 꿰뚫어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무기를 사게 만든다. 그는 그것이 정당한 일이며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와 이사장이라는 사람과 손을 잡는다. 그의 직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동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현지라는 검사에게 구속당할 위기에 이른다.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불법 비밀 자금이 건네졌고, 동업하는 사이니 함께 방산비리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내일 당장 구속될 것 같았던 태민은 중국으로 건너가 잠수를 탄다.

베이징에서 거주하게 된 이태민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북한 사람들을 만나 친해진 후에 북한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그 곳에서 전준우라는 작가를 알게 된다. 처음에는 그가 뭐하는 사람인지 몰랐으나 우연히 건넨 명함으로 인해 전작가로부터 USB를 맡겨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날 전준우가 피살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니 이태민은 아주 황당하다.

전작가가 건넨 파일에는 그의 소설이 들어있는데 동이족의 자손인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기이한 소설이었다. 태민이 소설을 읽기는 하지만 무슨 말인지 몰랐다가 우여곡절끝에 전작가가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아내게 된다. 그리고 돈만 밝히던 태민의 심경에 변화가 일어나는 그런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이 소설은 실제 존재하는 사실처럼 느껴진다. 한국인으로서 실제의 역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리고 확신있게 그어내려간 이 소설 마디마디에 어쩌면 실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울수 없이 강하게 남았다. 현실과 허구의 괴리가 전혀 안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허구스러웠던 점은 도망자인 태민이 너무 전능하게 방해받는바 없이 일을 해결해 나간다는 점 정도이다. 그리고 굳이 태민의 무기거래 일화가 초반부를 그렇게 많이 차지 했어야 했는지 태민이 방산비리에 휘말린채로 굳이 중국에 건너왔어야 했는지 태민이 전작가의 행적을 조사하는 일이 북한의 정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고 사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읽는 내내 너무 재밌었다는 점이다.

워낙 빨리 읽기는 하지만 바빠서 잘 못 읽을 때가 많은데 이 소설은 대여한지 이틀만에 다 읽었다. 일을 마치고 늦은 밤까지 읽었다. 긴박하면서도 튼튼하게 굴러가는 이야기의 끝을 찾아 쉴새없이 달렸던 것 같다. 어쩌면 한자가 정말 한반도의 글자였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역사는 너무 주관적이다. 그러기에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각은 열려있다. 그러므로 역사를 바라보는 가치는 다르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역사를 객관화 시킨다는 명목으로 문화 독재를 서두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글자전쟁'을 읽고 반성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읽고

답은 너에게 정해져 있다

기록일 2015.10

  아무런 솔루션도 제공하지 않은 괴짜 의사와 노출증 간호사가 벌이는 유쾌한 힐링 드라마 라고 소설을 한마디로 평하는 바이다.

최근 오쿠다 히데오가 신작을 냈다길래 새롭게 조명하게 된 <공중그네>를 책꽂이에서 빼내 읽기까지 나는 이 소설을 전혀 몰랐었다. 요즘에 거의 2~3일에 한권씩 끝내고 있는데 이 책은 거의 하루만에 다 읽은 책이었다. 첫번째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어 이거 재밌네?' 했다. 그리고 끝날 때까지 정말 재미있었다.

  정체가 수상한 뚱보 정신과의사 이라부는 조폭은 무서워하지도 않으며 다년간 연습한 곡예사의 일터에 함부로 놀러가서 자기도 공중그네를 타보겠다고 설레발을 치기도 하고 프로 야구선수에게 캐치볼 상대가 되어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베스트셀러 소설가에게 괴발새발 쓴 소설을 책으로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는 엉뚱하다못해 기괴한 의사이다. 이라부가 공통적으로 하는 처방은 환자의 팔에 비타민 주사를 놓은 것인데 실제로 비타민인지 어떤 위약효과인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그의 조수 마유미는 미니스커트 차림에 병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여자이다. 적재적소에 나타나 환자들의 마음을 쏙 빼놓길래 아 그래서 환자가 모두 남자로 설정돼 있냐보다 했더니 마지막 '여류작가' 편에서는 실제로 대사를 하면서 대중적 소설과 자기만의 예술세계에서 갈등하는 소설가의 아픔을 싹 씻어주는 중대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는 독자들이 마유미를 순식간에 좋아지도록 장치해 놨다. 또 작가는 여러편의 연작들을 통해 의사 이라부의 인간적인 면과 함께 괴짜같은 처방을 구경시킨다.

 놀라운 사실은 이 병원에 찾아온 모든 환자들이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혹여 세상을 살면서 지금보다 더 힘들고 어려워서 내가 의도하지 않은 세계 속에 내 의지들이 살아갈 때 이라부처럼 나를 객관화 시켜서 바라보게 하고, 나의 고민이 가장 1차원적이며 스스로 해결할 돌파구가 진작부터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줄 의사 또는 친구가 곁에 있었으면 내심 바라본 그런 소설이었다. <공중그네> 후속편 격인 <면장선거>과 <인터풀> 도 빠른 시일내에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오랫만에 유쾌한 아주 근사한 소설을 읽었다.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도 생각났었는데 나미야는 판타지인데 비해 <공중그네>의 이라부는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기묘해서 꼭 한번 마주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에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인테리어 소품처럼 꽂혀있다.

15년째 1권만 읽고 있는 중이시다.

책을 엄청 좋아하면서도 결론이 빨리나는 것을 좋아하는 의지박약의 산물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정글만리 세권을 선물 받았다.

선물해준 사람이 한달만에 읽었으니 나는 삼주만에 독파를 해 보자

해 놓고도 읽어야 하는 책이 많아서 미루다가 1권을 집었는데 금방 집어 삼켰다.

그래도 집에서 책만 읽을 수 없는 독자는 일이 바빠서 5일이나 1권을 읽어야만 했다.

그런데 2권은 이틀만에 완료.

3권은 아직 못 들어갔다.

이 주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성인독서회를 하고 있는데 이번주 선정도서를 읽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그 사람이 왜 선물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도 이 책을 마구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책이 정말 너무 재밌어.

나는 하루에 다섯시간을 채 못자는데 책을 끊어야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이 읽고 싶어서 요즘 잠이 안 오기 때문에 그냥 읽어야 그나마라도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빨리 독서회 선정도서를 읽어치우고 조정래 작가가 만들어 놓은 정글이 어떻게 끝나는지 보아야겠다. 오늘도 일찍 자기는 글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주에 살면 유명인사의 강연을 가끔 듣는다.

내가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들을수록 가슴을 울리는 강연들이 많이 있다.

유명하고 저명한 사람들일수록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반드시 그래서 가슴을 울리는 것은 아니다.

2015.11.9.월, 정호승 시인을 만났다.

단재문화예술재단에서 주최하고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후원하는 맛있는 인문학 두번째 강연이었다.

첫번째 강연인 강신주편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수업때문에 못가고 (ㅠㅠ시험기간)

두번째 강연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마침 급한 녀석들 시험이 딱 끝나주었다.

7시부터 9시 15분까지 쉼없이 진행되었던 강연이었다.

정시인님이 중간에 시노래를 틀어줄 때 목을 축이는 시간 말고는 한 숨도 쉬지 않고 흘러내려간 시간. 그 시간에 나는 시를 읽고 시를 느끼고 시를 안고 시를 썼다.

 시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들뜨게 하는가. 문학소녀의 시절을 지나 문창과를 나왔지만 시간이 너울너울 흐르는 동안 남의 글을 더 많이 뜯어보느라 내 글은 만나보지 못했던 오래된 나의 감성을 깨운 것은 쪼개고 분석해 가르쳐야 하는 교과서나 문제집 속 시가 아니라 오늘 내가 직접 만난 시였다.

 오늘 소개 된 시는 <여행>, <풍경소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산산조각>, <수선화에게> 였다. 오랫동안 내 책장에서 잠자던 시집을 꺼내들고 가서 앉았는데 옆 사람도 앞사람도 빳빳한 신간을 사 들고 왔길래 조금은 부끄러워 책을 수첩 밑으로 숨겼는데 시인이 낭송하는 그 시들이 내 책에 두 편이나 실려 있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옆에 아주머니 내 책 힐끗 보고 자기 책 목차에서 찾다가 한 숨쉬고 덮는 것 보았다. 괜히 흐뭇한 못된 DNA는 무엇인가.)

외려 설레고 좋아서 쫘악 펼쳐서 줄을 좍좍 그었다. 의미없이 자리를 차지하던 시집이 내게 어느 신간보다 설레이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가장 의미있는 몇 권의 책에 자리하게 되었다. 정호승 시인이 친절하게 내 이름을 적어서 싸인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거기 모인 300명이상의 사람, 50여명의 싸인 득템자에게 모두 의미없는 책일지라도 나에게 지금 당장은 내꺼중에 최고!

  그저 있던 책에 갑자기 생명이 불어 넣어진 것처럼 오늘 흔한 30대 여성의 잠자던 감성에게도 그린라이트가 켜지는 순간이었다. 가끔 심리학 책을 읽다가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 적이 있는데 오늘은 정시인의 강연을 통해서 사랑에 대해 특히 절대적 사랑에 대해 좀 더 깨닫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것을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아무리 깨닫는다 한들 그것은 단기일 뿐이고 절대적 사랑에 미치지 못한다. 오늘 특이했던 것은 절대자가 주는 사랑이 어미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과 흡사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그렇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었나? 또 어미가 된 나는 내 자식에게 그렇게 절대적인 사랑을 주고 있는가. 사랑의 본질은 다섯가지가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진정 그런 사랑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린 결론은 관계가 어려울 때는 사랑을 선택하라는 그 말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의. 그것이 타인으로부터의 배신이요, 심한 모욕이요, 상처난 자존심이요, 회복할 수 없는 아픔이라도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 내가 그 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내게도 절대적 사랑이 존재하는 것이고 마치 예수님이 나를 사랑해서 십자가에 못박히셨듯 절대적인 사랑이 내게도 존재한다는 것. 그러기에 모든 상황 속에서 나는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다시금 나를 다잡아 줄 수 있는 그런 말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살면서 그렇게만 살기는 어렵겠지. 나는 아직 정신세계가 약하고 의지가 어리고, 고난의 빈도가 적었으니까. 성인도 군자도 못되니까. 그렇지만 살면서 때로 관계가 약해질 때 어려울 때 힘이 들때 슬플때 서운할 때 위로받고 싶을때 이해해야 할 때 보듬어야 할 때 양보해야 할 때 나약해질 때 아플 때 서러울 때 외로울 때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화가 나고 숨이 탁 멎을 것 같을 때에도 나의 선택은 사랑이기를 바라면서 나는 그렇게 강연장을 빠져나왔다.

 청춘의 젊은 날은 화살과도 같고 나의 30대는 벌써 세 해를 훌쩍 넘겨버리고 있지만 벌써가 아니라 아직도 서른 셋의 가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벌써부터 사랑을 깨달아 실천하고 있다는 것에 좀 더 희망을 품으면서 어둡기만 한 인생이라도 항아리 속 한 줄기 빛을 받아 다른 친구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던 생쥐를 기억하면서 좀 더 활기차게 살아 갈 수 있는 겨자씨가 될 것 같아서 이 농부는 심히 기분이 상쾌하다.

 오늘도 잘했다. 이 발걸음. 쓰담쓰담. 그리고 다시 한 번 다른 곳에서 시인 정호승을 만나보고 싶다. 그의 시를 많이 읽고 싶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