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 웃기는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유쾌 발랄 활력 처방전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민숙 옮김, 에리히 라우쉔바흐 그림 / 은행나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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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스트셀러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의 괴짜 의사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그가 의학과 건강이란 테마로 한 에세이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란 신간을 내놓았다. 의사라는 의학적 지식위에 일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이를 놓치지 않는 지적인 블랙유머가 숨 쉬는 그의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가 머금어지고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처럼 시원하기까지 하다.

 

크게 남자와 여자, 인간과 동물, 건강, 질병, 음식, 의사, 대체의학, 정신과 영혼, 섹스와 그 후유증, 밤이면 밤마다, 스포츠, 첨단기술, 일상의 미친 짓, 그리고 와인이란 주제로 엮어져 있다. 와인은 보너스로 쓰인 마지막 에세이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와인에 대한 당부의 글이 담겨 있다. 와인이 심근경색을 예방하며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과하면 독이 되듯이 정도껏 마실 것을 권유하며 남긴 말이다.

 

“당신이 무엇이든 마실 때마다 항상 생각하라. 간은 할 일이 많아질수록 커진다.” -310p

 

사적인 공간인 화장실에 시도된 기술혁명의 센서, 그것이 직무유기였던 세면대에서의 굴욕적 경험과 이로 인한 물 절약을 위한 소변기 센서에 대한 유치한 반항심은 그로 하여금 아무도 없을 때 사용하지 않는 센서를 오작동하게 하고 지나가는 소심한 복수를 펼치게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한번쯤 해봄직한 장난으로 물 절약 센서에게 또, 이를 설치한 그 누구에게 날리는 비웃음과 조그만 복수극 한판이다. 지금은 이것보다 더한 CCTV란 기기로 범죄예방이냐, 사생활침해냐의 논란이 일듯, 일상 속 파고든 기술혁명 속에 숨기고픈 개인의 어떠한 공간도 허락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는다.

 

요즘 불고 있는 안티에이징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세포의 노화에 작용되는 라디칼의 생성을 막기 위한 각종 안티에이징의 건강식품과 건강요법. 이러한 세포경찰 투입이 생체시계를 먹통으로 만들 수 있어, 최악의 사태엔 몸은 사춘기인데 정신은 늙게 되어 알츠하이머에 걸릴 수 있음을 말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가는 것도 멋진 일이고 태어나면서부터 모두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몸부림이란 거다. 그러니 늙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받아들이고, 완전한 덧없음의 오직 끝없는 순간만을 의식적으로 즐기는 우리가 되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곱씹어볼 일이다.

 

또 인상적이었던 건 백해무익한 담배에 대한 에세이다. 담배로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금연을 권장하는 당위성이 흔히 알려진 그런 이유와 다른 색다른 이견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본다면 흡연자가 꼬박꼬박 내는 돈은 많은데 그로 인한 보험의 수혜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는 주장이다. 정작 흡연으로 인한 수많은 사망사례를 보았을 때 발병하면 얼마 안 있어 곧 사망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건강에 안 좋다는 그런 이유보다는 이런 말이 더 실질적이란 이야기다.

 

‘흡연자는 보험료를 거저 기부한다.’ 또는 ‘비흡연자는 의료보험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린다.’ 아니면 ‘당신이 지속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한 국민연금은 안전하다.’라고 적어 놓으면 확실히 좀 더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141p

 

주변의 흡연자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색다른 시각의 이야기들과 웃음을 주는 일상 속 위트가 살아있는 그의 유쾌한 활력처방전. [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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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은 위험해 ㅣ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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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특이한 소설 한 권을 만났다. 제목부터 국민여동생이라 일컫는 배우의 이름이 주목을 끌게 하는 책이다. [문근영은 위험해]. 여배우 문근영 팬이 쓴 팬픽? 팬(Fan)과 픽션(Fiction·소설)의 합성어인 팬픽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팬픽은 아니다.

 

사건의 시작은 누구나 다 아는 여배우 문근영. 그녀의 납치로 시작된다. 그 여배우는 우리가 아는 국민여동생과 무관함을 작가는 강조한다. 절대 실존인물과 동명이인임을. 하지만 여러 설정에서 여배우 문근영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역할은 주인공 세 남자를 모이게 하는 구심점이면서 대중매체의 대표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된다. 승희, 혜영, 성순이 바로 그녀의 열성팬으로 그녀를 납치하는 주범이며 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논제가 되는 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혹시 여자들이 아닐까? 또, 연예인 팬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란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드러나는 건 그들이 여자가 아닌 남자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구조를 신랄한 비판으로 문제의식을 표출화하는 과정에서 납치사건의 스릴러를 접목한 것이다.

 

“미디어란 신체의 확장이라고. TV란 확장된 눈과 귀야. 수천만의 사람이 똑같은 눈과 귀를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봐. 이건 단지 감각기관의 문제가 아니야. 일종의 세뇌지. 우리의 눈과 귀를 지배하는 수단인 거야. 스타는 바로 그 조종 장치의 운전대 같은 거고. 정상적인 인간이 그걸 감당해 낼 턱이 없지. 왜냐면 스타가 된다는 건 자아가 자기 팬의 수만큼 확장되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 확장된 자아의 이미지는 그의 실체도 아니야. 매니지먼트 된, 다시 말해 상품화된 가짜니까......." - 169p

 

 

성순이 주장하는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회사’ 그것이 꼭 얼토당토한 헛소리는 아니다. 정치, 경제의 굵직한 리더들이 자신들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익을 대변하고 홍보하는 도구로 미디어를 택했기 때문이다. 여과 없이 쏟아지는 미디어가 말하는 진실이 정말 진실인지 아닌지 받아들이는 시청자에게는 판단하기 점점 어렵고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더욱 양극화된 생각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양쪽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닌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편향된 이야기만 집중 할테니 말이다. 정말 성순의 말처럼 우리가 미디어매체에 세뇌될 수도 있다는 것은 바로 미디어가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삶의 양식을 규정하는 틀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무거운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소설이지만 결코 무겁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잡다한 지식과 대중문화적 산물의 패러디속에 웃음이 담겨있어서다. 특이한 각주의 표현을 통한 잡다한 상식과 대중가요를 소재로한 소제목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윤연선의 ‘왜냐 묻지 말아요’, 설운도의 ‘다 함께 차차차’, 활주로의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등등 소제목이 주는 웃음, 각주는 페이지 중간중간 그 단어나 문장이 나오는 곳에 노란바탕으로 굵은 테두리안에 설명을 달아놓고 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대부분의 각주가 아래편에 있어 눈을 위아래로 굴릴 필요 없이 선명하게 말이다.

 

새로운 형식의 시도와 함께 문제의식 또한 또렷했던 소설로 작가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결코 지루하지도 않으며 재미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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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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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셸 실버스타인의 마지막 책! 그런 타이틀만으로도 관심이 끌 수밖에 없다. 그의 다른 작품들 <골목길이 끝나는 곳>,<다락방의 불빛>,<폴링 업>,<이 사람들을 쪼아 먹으면 안 돼!>등도 볼만하지만 그의 마지막 발표되지 않은 책이라 더 관심이 가는 손바닥책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다. 이 책은 제목의 시처럼 이 세상 모든 잡다한 생각들이 작은 여러 개의 시와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핸드북으로 읽기에 편의성마저 갖춘 책이다.

 

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삶의 시원을 잊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잘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순수하고 순박한 아이의 영혼을 가진 소유자 셸 실버스타인. 그가 남긴 발표되지 않은 유작이라지만 어쩌면 나이 들어서까지 그런 아이의 맑은 영혼을 간직할 수 있었는지 부럽기까지 하다.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 동화 그때의 가졌던 순수한 감동과 사랑이 지나는 세월 속에 한 꺼풀씩 옷을 입고 때 묻히며 점차 그 시절을 잊고 아웅다웅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 그러나 한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멈추어 서서 맑았던 아이의 영혼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이런 순수한 시를 통해서는 아닐까 싶다.

 

나이 거꾸로 먹기의 시를 통해 시시콜콜 잔소리에 투덜거리는 찡그린 표정의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철들어라’를 외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할아버지에게 나이를 거꾸로 먹어보는 게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한다. 그 할아버지도 아이 시절에는 했을 법한 놀이를 통해서다. 나무에 올라가고, 풍선껌을 불고, 물수제비 뜨는 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손을 깨끗이 닦지 않더라도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그 시절엔 누구나 그렇게 노는 거니까. 아이들 때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이고 재미였지만 지금은 추억으로 간직한 동심.

 

그런가 하면 ‘마음이 하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병’을 통해서는 안타깝게도 늙어감에 따라 ‘너희들이 힘든 일을 하며 재미를 찾는 동안 나는 이 그늘에서 누워 있어야 한다구.’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시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어린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 그 순박함이 묻어나는 시들로 가득하다. 아이들만이 어른들이 만든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창의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토착화되고 정예화 되는 고정관념으로 무장하면서 어릴 쩍 상상력 창의력을 멀리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라면 그는 그것을 전혀 입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아이다운 발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눈높이가 달라지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일 것이다.

 

즐거운 동심에 세계로 빠져 든 시간이었고, 역시 창의적 발상은 아무것도 덧대지 않은 순수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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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입문 - 말 많은 세상에서 말하지 않는 즐거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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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케 류노스케. 그는 [생각버리기 연습]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반열에 든 일본의 주지스님이다. 그의 에세이가 보다 쉽게 와 닿는 것은 어려운 설법 없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마음수양의 이야기를 하는 데 있고,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장점이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신작 [침묵입문]도 그런 맥락에서 금방 읽어낼 수 있고 어떤 점에 유의하며 실천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지나치게 말 많은 세상에 내면을 평화롭게 하는 침묵수행법이 이 책의 핵심이다. 사람들의 대화 속에 “내가, 내가...”를 연발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기 때문이란다. 내가~라는 자기농도를 진하게 하면서 욕심을 부리는 거라는 거다. 하긴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하다가도 나는 어떤데,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좋다고 들어왔고 그렇게 대화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속에 숨은 자기만족, 우월감, 욕망, 과시욕이 함께 자리했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바다. 그러나 간혹 할 이야기가 아닌데 했구나 싶은 후회의 말들도 많다. 좀 더 생각하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하고 말이다.

 

이런 대화 속에 상대방이나 분위기를 비판할 수도 있는데 그 비판의 뿌리는 자만에서 온다고 한다. 그리고 알량한 자존심도 ‘내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 농도를 엷게 만들고 불교에서 말하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삼독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한다. 그런 마음연습으로 침묵수행을 하여 인간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어난 현상의 좋고 싫음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감정의 속성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는 불교적 일상 수행법. 그런 연습을 통해 평상심을 기르다보면 의식을 통제 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그의 전 저서에서도 했던 이야기들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그 실천방법 중 하나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시끄러움 속에 용기 있게 침묵하는 모습도 좋고, 아가씨 대화법의 애매하고 온화한 말끝 흐리는 말, “네~, 글쎄요, 그런가요. 그렇습니까.” 등 대화 속에 실천방법. 천천히 말하기 연습을 통해 침묵수행의 대화법을 조근조근 알려준다.

 

이런 침묵수행법은 쓸 데 없이 많은 말들에서 생기는 불편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대화 속에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해주고도 감사인사를 받지 못할 때,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헤맬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 다이어트 중인데도 먹고 싶어 참을 수 없을 때, 어떤 사람을 무턱대고 좋은 사람이라고 믿을 때, 거짓말이 들통 나 비난받을까 두려울 때 등등 이에 대한 적절한 마음 요리법도 소개하고 말이다. 호흡명상인 출입식념, 신체 감각관찰의 신수념과 기분관찰의 수수념에 대한 명상법이 실제 수행에 어떻게 쓰이는지 실례를 통한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일상 수행법을 따라하다보면 어느덧 불편한 마음을 비워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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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별처럼
캐서린 패터슨 지음, 고수미 옮김 / 열림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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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캐서린 패터슨'이 쓴 책으로 UN이 시상하는 '제인 애덤스 어워드' 수상작.[나도 별처럼]을 만났다. 정평이 나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두툼한 양장의 고급스런 빨간 표지. 그 빨간 표지의 금발 소녀가 희망하는 별은 무엇일까? 그녀의 가슴에 어떤 희망을 담아낸 것일까?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

 

소외되고 상처를 가진 소녀의 희망인 별. 이 책의 전반적인 주제인 듯싶다. 표지를 보면서 왠지 떠오르는 서시의 한 구절.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힘든 환경에서도 이를 극복하는 힘을 갖게 하는 희망.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애어른 같은 천사 열한 살 엔젤. 그녀에겐 감옥에 간 아빠를 대신해 아이들 돌보는 것이 너무나 힘든 철없는 엄마, 그리고 심술쟁이 일곱 살 동생 버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빠를 면회한 그날 바로 짐을 꾸려 엔젤의 증조할머니댁으로 향한다. 가는 내내배고프다 칭얼거리는 버니를 달래는 건 엄마가 아닌 엔젤. 혹여 엄마가 자신들을 버릴까봐 불안해하며 엔젤은 엄마의 비유를 맞추며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런 힘든 여정 끝에 도착한 시골마을의 모건농장의 작은 집. 그곳엔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가는 거동이 불편한 증조할머니가 홀로 살고 있다. 그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집안은 난방이나 먹을 것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그런데 이런 곳에 두 아이를 떼어놓고 엄마는 가버렸다.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전에도 위탁가정을 떠돌던 아이들에게 엄마의 부재는 충격이고 절망이다. 엔젤은 이제나저제나 엄마를 기다린다. 금방 도시의 집을 정리하고 올꺼라, 엄마를 최대한 많이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나이보다 일찍 철든 엔젤. 이제 그녀는 겨우 열한 살 나이에 연로한 할머니와 어린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밤 별지기가 나타난다. 북극성과 북두칠성에 대해 들려주는 별지기. 그가 들려주는 별에 대한 이야기로 엔젤은 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욕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지금의 생활이 힘들고 어렵지만 마을 도서관에서 빌린 별에 대한 책과 별자리에 대한 탐구는 그녀 삶의 용기를 갖게 된다. 더불어 도서관 사서인 따뜻하고 지혜로운 리자할머니도 만나게 되고 말이다.

 

 

천구에서 굽히지도 않은 채

별은 여기 있는 우리에게 바라네.

별은 우리에게 어떤 기준을 바라네.

그래서 칭찬과 비난을 아주 멀리까지 나르느라

우리 마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마음속에 계속 머물며 변치 않는

별과 같은 것을 지녀야 하리. -p.293

 

 

거동이 불편하고 자식에 대한 실망감으로 희망을 잃고 아무런 의욕 없이 살던 증조할머니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엔젤, 징얼거리는 동생 버니의 엄마 아닌 엄마, 감옥에 있는 아빠나 생활고에 힘들어 도망친 엄마에게도 어린 그녀는 가족의 희망인 별이었는지 모른다. 별들의 구심점이 되는 북극성처럼 엔젤은 가족에게 있어 북극성 같은 존재다.

 

하늘을 언제 올려다 보았나 생각해본다. 도심 속 불빛 속에 하늘의 별을 본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올려다 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음을 성찰해본다. 오늘 저녁은 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보려 한다. 대보름이 내일이라는데 구름이 끼어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평이하게 읽을 수 있는 가독성도 갖추었고, 가슴 따뜻함도 살아 있는 문학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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