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은 위험해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참으로 특이한 소설 한 권을 만났다. 제목부터 국민여동생이라 일컫는 배우의 이름이 주목을 끌게 하는 책이다. [문근영은 위험해]. 여배우 문근영 팬이 쓴 팬픽? 팬(Fan)과 픽션(Fiction·소설)의 합성어인 팬픽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팬픽은 아니다.

 

사건의 시작은 누구나 다 아는 여배우 문근영. 그녀의 납치로 시작된다. 그 여배우는 우리가 아는 국민여동생과 무관함을 작가는 강조한다. 절대 실존인물과 동명이인임을. 하지만 여러 설정에서 여배우 문근영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역할은 주인공 세 남자를 모이게 하는 구심점이면서 대중매체의 대표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된다. 승희, 혜영, 성순이 바로 그녀의 열성팬으로 그녀를 납치하는 주범이며 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한 논제가 되는 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혹시 여자들이 아닐까? 또, 연예인 팬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란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드러나는 건 그들이 여자가 아닌 남자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구조를 신랄한 비판으로 문제의식을 표출화하는 과정에서 납치사건의 스릴러를 접목한 것이다.

 

“미디어란 신체의 확장이라고. TV란 확장된 눈과 귀야. 수천만의 사람이 똑같은 눈과 귀를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봐. 이건 단지 감각기관의 문제가 아니야. 일종의 세뇌지. 우리의 눈과 귀를 지배하는 수단인 거야. 스타는 바로 그 조종 장치의 운전대 같은 거고. 정상적인 인간이 그걸 감당해 낼 턱이 없지. 왜냐면 스타가 된다는 건 자아가 자기 팬의 수만큼 확장되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 확장된 자아의 이미지는 그의 실체도 아니야. 매니지먼트 된, 다시 말해 상품화된 가짜니까......." - 169p

 

 

성순이 주장하는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회사’ 그것이 꼭 얼토당토한 헛소리는 아니다. 정치, 경제의 굵직한 리더들이 자신들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이익을 대변하고 홍보하는 도구로 미디어를 택했기 때문이다. 여과 없이 쏟아지는 미디어가 말하는 진실이 정말 진실인지 아닌지 받아들이는 시청자에게는 판단하기 점점 어렵고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더욱 양극화된 생각을 갖게 하는지도 모른다. 양쪽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닌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편향된 이야기만 집중 할테니 말이다. 정말 성순의 말처럼 우리가 미디어매체에 세뇌될 수도 있다는 것은 바로 미디어가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삶의 양식을 규정하는 틀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런 무거운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소설이지만 결코 무겁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잡다한 지식과 대중문화적 산물의 패러디속에 웃음이 담겨있어서다. 특이한 각주의 표현을 통한 잡다한 상식과 대중가요를 소재로한 소제목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윤연선의 ‘왜냐 묻지 말아요’, 설운도의 ‘다 함께 차차차’, 활주로의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등등 소제목이 주는 웃음, 각주는 페이지 중간중간 그 단어나 문장이 나오는 곳에 노란바탕으로 굵은 테두리안에 설명을 달아놓고 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대부분의 각주가 아래편에 있어 눈을 위아래로 굴릴 필요 없이 선명하게 말이다.

 

새로운 형식의 시도와 함께 문제의식 또한 또렷했던 소설로 작가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결코 지루하지도 않으며 재미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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