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날아다니는 철학
정호일 지음 / 리베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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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삶의 연관성이 얼마나 일까? 언뜻보면 학창시절 윤리나 도덕으로 배웠던 철학의 흐름사하면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도무지 이해가지 않는 서양이름의 학설들. 마치 탁상공론의 그것과 같이 생활과는 결코 밀접하지 않고 동떨어진 이야기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난 해 열풍이었던 책 [정의란 무엇인가?]로 철학이라는 것이 결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학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도 그런데 하물며 청소년들에게는 철학이란 것이 그리 쉽게 익힐 수 있는 분야는 아니지 않나 싶다. 공부라는 차원에서 그냥 무작정 암기위주로 공부하는 것이지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부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철학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 안에 넣었다. 재미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청소년들의 삶 속의 철학이 어떤 방법으로 숨 쉬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청소년을 위한 날아다니는 철학]

한 집안의 가장이고, 출판에 다니는 현수. 어느 날 아내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딸이 집에 오지 않았고 연락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딸 세라의 행방을 좇다가 딸의 흔적이 남겨진 일기장을 발견한 현수는 일기를 통해 딸 세라가 그동안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알게 된다. 세라의 같은 반 친구 창미가 왕따를 당하다 자살한 사실이다. 세라는 그 친구의 죽음에 죄책감에 사로잡히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분개하게 된다.

 

그런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겠다며 사이버 운명 게임에 참여해 자신의 운명을 건 게임을 벌이게 된 것이다. 그 게임이란 바로 철학사에 나오는 거장들을 만나게 되는 게임. 딸을 구출하기 위해 아빠 현수는 그 게임 속으로 들어가 승부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인류의 지성사를 만나는 열세번의 승부는 철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리를 찾아 나가다보면, 동서양 철학의 특징과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적인 인간 사회 구현에 고민한 공자와 플라톤, 신에서 벗어나 인간의 특성을 찾고자 했던 데카르트와 로크, 무위의 삶을 주장한 노자, 세계 변혁을 주장한 마르크스, 인간의 실존적 자유와 책임을 논한 사르트르, 고통을 벗어나 해탈을 주장한 석가모니, 홍익인간의 세상을 제시한 단군의 사상이 담겨 있는 것이다.

 

실제로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는지, 부를 축적하거나 사람들을 잘 선동하는지가 등락이 좌우되는 지금의 정치현실.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을 채워 줄 사람, 부를 축적하는 사람.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선동하는 사람을 능력 있는 인물로 평가해 그런 자를 뽑아주었다. 또 그런 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정치를 하는 민주정치의 실상.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의 올바른 선택이 우리들이 사는 세상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잘 따져보고 투표에 꼭 참여하면 좋을 듯싶다. 이 책의 민주정치에 대해 다시 숙연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첫 번째 승부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철학과 삶의 현실은 밀접한 관계인 것이다. 처음 철학을 접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좀 어려울듯하지만 한번쯤 철학사를 공부한 학생이라면 부담 없이 이해가 쏙쏙 가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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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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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물건],제목의 ‘물건’이란 단어는 좀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 일정한 형체를 갖춘 모든 물질적 대상을 일컫는 말이며, 둘째 제법 어떠한 구실을 하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그 사람 참 물건이네’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며, 셋째 남자의 성기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남자들의 이런 의미가 어우러진 애착이 있는 물건을 통한 존재확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자신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 인물인 이어령, 신영복, 안성기, 차범근, 조영남, 유영구, 이왈종, 박범신, 김문수, 문재인 등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의 애착이 있는 물건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말이다.

 

남자들의 이야기 여자가 읽어도 될까? 싶지만 이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의 심리, 같이 살면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편, TV를 보면서 다른 것을 할 수 없고, 하나를 이야기하면 그 이상은 절대 하지 않는 중년 남편들의 심리를 좀 더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은이 아닐까 싶다.

 

김정운, 그는 이 책의 저자이면서 문화심리학자이며 여러 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이다. 그가 펼쳐놓은 이 책의 1부는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주위에 평범한 아버지들의 자랑거리, 자식과의 대립의 심정, 어찌보면 사소한 것 같은 아버지의 밥상 질투, 그가 그토록 애착을 가지게 된 만년필의 이야기, 그의 꿈과 친구 등, 아버지로서, 남성으로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솔직히 엄마로서 아내로서 이야기 하자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특히, 주말 밥상메뉴가 아이들 선호하는 것으로 차려지는 것에 대한 못내 아쉬움과 불만의 토로는 우리 집 남편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와 더불어 한주씩 번갈아 가족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바꾸어 차려내는 것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인 듯싶다. 아님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 한 가지씩 배워 주말에 바꾸어 가며 한 끼 식사를 가족에게 선보이는 것은 안 되는 걸까? 차린 밥상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주부에게 휴식과 맛난 식사를 제공하는 거다. 으음, 이건 우리 집에서는 꿈일까?

 

나이 들어가며 가장의 대우가 극진했던 옛 시절의 의식으로 현대를 살아가기는 힘들어지는 지금의 남성들. 중년이후의 남성들이 가족 구성원중 제일 후순위로 밀리지 않기 위해선 세월을 읽고 소통의 문을 열라고 하고 있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한편으론 측은지심도 작동한다. 순전히 엄마의 마음으로 한 인간으로 보았을 때 말이다.

 

2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한 그들의 진솔한 삶과 물건의 얽힌 이야기가 자리한다. 이어령에게 책상이란 지식애의 욕망이며 소통부재의 위안을 얻는 곳으로, 차범근에게 계란 받침대란 독일에서 가족의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문재인의 바둑판을 통해 올바른 가치에 대한 신념이 주는 신뢰, 의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성에게는 남성의 여러 심리를 그의 심리학적 언어의 이해와 더불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이며, 남성들에게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집 남자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기꺼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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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경영대사전
자기경영연구소 지음 / 북씽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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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기계발서를 가까이 하는 것은 자기관리를 통한 성공과 부를 거머쥘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나, 자리보전의 방편의 일환인지도, 사회에서의 나의 위치확인으로 가치상승의 기회를 얻기 위해 나를 향한 책찍질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지금의 내가 변화한다면 운명적일 것 같은 삶도 변화하지 않을까하는 희망, 그리고 자기만족의 행복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찾게 되는 책이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책 [자기경영대사전]. ‘자기경영’에 대사전이라. 무슨무슨 사전하면 어휘를 설명하는 사전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기경영사전이라면 자기경영에 어떤 어휘설명이 필요할까 싶어 보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어휘의 설명은 없다. 다만 자기관리의 중요한 테마에 맞추어 흥미로운 이야기나 명언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 의미를 가슴깊이 새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존의 자기계발의 실천법과 달리 이 책은 지금의 자신이 위치하는 곳에서 필요한 자기관리의 조언을 그때그때 줄 수 있는 매우 실속 있는 책이다. 크게 커뮤니케이션, 멘토, 리더, 습과, 성공, 마케팅, 대화법, 사회에서 꼭 필요한 자기관리에 항목으로 나뉘어 지혜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으로서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그때그때 필요할 시기에 맞게 조언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도 소장하고 보기에 아주 좋다. 만약 커뮤니케이션부분의 한 부분을 보자면 ‘나비인간과 두더지 인간’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보자, 나비인간의 관심은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닌다. 두더지 인간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 두 인간형 중 어떤 형이 자신에게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든지, 멘토에서 ‘함정에 빠진 생각’이란 부분을 보면 옛날 인도사람들이 원숭이를 쉽게 잡는 비결을 통해 원숭이를 잡으려했던 사냥꾼이 실패한 사례를 이야기해 준다. 그에 대해 아래 주석부분으로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고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매번 자신만의 방법은 강구하지 않는다면 반복되는 실패만 있을 뿐이다.- 307p

 

좋은 습관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의 조언,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직원에 대한 당근과 책찍으로 직원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등도 참고해 볼만하다.

 

사전인 만큼 비교적 두툼한 두께이고 인덱스 부분에서 자신이 알고자 하는 부분을 찾아 필요한 부분을 읽어볼 수 있어 여러 자기계발서를 비치하고 있는 것보다 더 실속 있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기경영사전이다.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자기계발의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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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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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란 영화나 책으로 알게 된 작가 김려령. 그녀는 작품 속에서 방황하는 청소년과 사회문제의식의 재료를 잘 버무려 입에 착 붙는 요리처럼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사랑을 잘 풀어냈기에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뒤이어 나온 [우아한 거짓말]이란 청소년 문학작품도 아이들과 함께 본 책이었는데 가슴 속 울림을 갖기에 충분한 책으로 기억된다. 이 두 작품을 통해 그녀의 작품이라면 신뢰가 생기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가 이번엔 새로운 청소년 책을 들고 나왔다. [가시고백]. 이번 책은 또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청소년 문학은 지금 이 시대 우리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성장통이며 어른들에게는 자녀들의 아픔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창구역할을 한다.

 

소통이 요즘의 대세인 것처럼 우리 어른들과 자녀의 세대에 대한 소통. 그것은 바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 아이가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청소년 문학을 꺼내 같이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청소년문학이 청소년 그들만의 몫은 아닌 우리의 지난시절인 것처럼 누구나 거치는 인생의 시기에 시대적 배경과 고민의 색깔만 변하였을 뿐 같은 성장통일 뿐인 것이다. 그 짐을 덜어주는 것도 우리 부모의 몫은 아닐까?

 

[가시고백], 고백은 고백인데 가시가 있다. 무슨 뜻일까? 상처가 있는 고백이란 걸까? 책속으로 들어가 그 고백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볼까 한다.

 

천재란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 천부의 재능.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천재가 사회에 빛을 주는 쪽만이 아닌 어둠의 세계에 속하는 쪽에 천부적 재능도 천재라 칭할까?

 

타고난 손놀림으로 자기도 모르게 도둑질을 하는 고등학생 ‘해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손이 먼저간다?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여하튼, 맞벌이 부모 밑에서 혼자 집을 지켜야 했던 해일은 무언가 결핍되고 오랜 고독이 함께 한 아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지란이 아빠의 전자수첩 자랑을 하는 것을 보곤 슬쩍하여 중고로 팔아버린 해일. 선생님의 한마디에도 꿈쩍 않을 만큼 오래된 감정관리도 철저하다.

 

“누군지 가져간 물건은 입맛에 맞게 잘 쓰고, 대신 훔쳐간 영혼만큼 자기 영혼도 깎여 나간다는 것만 명심해라. .......” -39p

 

그러나 담임이 지란의 없어진 물건을 가져간 도둑을 찾으려하지 않고 스스로 돌려주기를 바라면서 한 말. 그 말은 자석다트처럼 날아와 해일에 가슴에 척 붙게 된다. 아마 몸수색이니 철저한 조사니 물건이 나올 때까지 귀가를 못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않는 선생님. 그분도 보통의 선생님과는 너무 다른 분이다.

 

이런 행각이 차라리 들켜 혼나면 이 도둑질이 멈추어질텐데 좀처럼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아 고민스런 해일. 혼자만 아는 비밀이고 버리고 싶어도 잘 되지 않는 내 안의 가시다.

 

친아빠의 외도를 수없이 목격했던 지란. 엄마와 이혼하여 지금의 새 아빠를 만나기전까지 친아빠인 허과장을 너무 미워했다. 어떻게 자식에게 다른 여자의 체취를 맡게 하는가. 엄마와는 맞지 않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변함없다는 친아빠의 어떠한 말도 지란에게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지난 가슴 속 가시다.

 

어느 날 우연히 해일이 시작한 ‘병아리 부화시키기’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선생님도 싸이 일촌을 신청하며 관심을 보이고, 친구 진오와 지란도 해일의 집을 찾게 된다. 그리고 병아리로 인해 급속도로 가까워진 그들은 이제껏 성장 속에서 가졌던 가슴 속 가시를 고백함으로 해서 서로 닫힌 마음을 위로해주고 치유하게 된다.

 

뒷 표지의 “믿어 주고, 들어 주고, 받아 주어라. 내 심장 속에 박힌 가시고백, 이제는 뽑아내야 할 때.” 란 말. 누구나 상처가 있고 가슴 속 가시를 안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 주위에서 나에 대해 관심 가져주고 사랑을 줄 때 오해와 상처 모두가 치유 가능한 것은 아닐까. 다시한번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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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깨우는 한자 - 한자의 부와 획에 담긴 세상을 보는 혜안慧眼
안재윤.김고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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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신문을 볼 때면 한자와 한글이 병행되어 나왔기에 한자 공부를 좀 했었는데 요즘을 한글과 외래어 병행이 많아 한문이 조금 도외시 됐었다. 한문을 안다는 것은 선조의 지혜를 알뿐더러 마음을 수양하기에 좋은 글귀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긴 하다. 하지만 한자가 어려워 선뜻 보기 어려운 면도 있다.

 

얼마 전 [365일 한 줄 고전]을 통해 옛 선현의 말씀이 삶을 말해주고 있구나하고 느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아침을 깨우는 한자]란 제목으로 한글자의 한자가 부와 획을 통해 탄생된 의미를 알려주고 한자어가 가지는 뜻을 설명해주면서 그 안에 세상만물의 이치가 담겨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 나와 관심이 갔다. 이건 단순히 옛 고전의 한줄 읽는 차원을 넘어 한자어와 깊은 뜻을 함께 익힘으로써 한 줄의 고전의 깊은 뜻과 더불어 한자를 쉽게 익힐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크게 탐욕을 이기는 법이 담긴 한자,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게 하는 한자, 끝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마음을 곧추 세우는 한자, 믿음으로 세상과 소통 시키는 한자, 배려와 용서의 온기를 채워주는 한자, 안목을 밝히는 지혜가 담긴 한자, 기다림의 미덕을 일깨워주는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첫 이야기인 욕에 대한 한자풀이를 보며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메운다는 욕에 대한 말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탐욕이란 말에 쓰이는 慾(욕심 욕). 이 자에 쓰이는 欠(흠)은 사람이 입을 한껏 벌린 모습을 표현했다. 따라서 입을 벌리는 모습이 담긴 한자들에는 欠(흠)이 끼어 있다. 欣(기뻐할 흔), 飮(마실 음), 歌(노래 가)가 처럼 말이다. 이렇게 한자가 그 뜻을 갖게 된 풀이가 있어 쉽게 이해가 간다. 게걸스레 慾心(욕심)을 채우는 욕심쟁이는 남들에게 辱(욕)먹기 딱 십상이기에 옛사람은 慾(욕심 욕)과 辱(욕되게 할 욕)을 같은 소리로 불렀다한다. 즉, 慾心(욕심)을 절제하면 辱(욕)을 당하지 않고 업신여김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욕에 대한 자세한 한자풀이부터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고전의 풀이까지 눈에 쏙쏙 들어온다.

 

한 말 술에 끄떡없다가도 주량을 넘긴 단 한 방울에 정신을 잃는다는 醉(취할 취)도 慾(욕심 욕)의 하나가 아닐까?

 

[常酒者 天子失天下 匹夫失其身(상주자 천자실천하 필부실기신] 항상 마시는 자라면 ,천자면 천하를 잃고, 필부면 그 몸을 잃게 된다.- [한비자 설림 상] - 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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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량 껏 마시고 즐거우면 좋을 취, 술 취한 개는 절대 자기 입으로 취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량을 넘은 한 방울의 술이 그 사람을 인사불성으로 만드는 것이다. 시인 이백도 술이 술을 먹고 사람까지 먹는 지경에 이르러 강물에 비친 달을 끌어안으려다 물에 빠져죽었다고 한다. 醉(취할 취)가 주량 껏 마신다면 기분 좋을 취지만 그 선을 넘는다면 몸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한자에 담긴 뜻과 더불어 한줄 고전의 풀이는 삶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 좋은 글귀들로 가득하다. 차근차근 시간을 두고 읽어보면 좋을 삶의 지혜가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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