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물건 - 김정운이 제안하는 존재확인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남자의 물건],제목의 ‘물건’이란 단어는 좀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 일정한 형체를 갖춘 모든 물질적 대상을 일컫는 말이며, 둘째 제법 어떠한 구실을 하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그 사람 참 물건이네’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며, 셋째 남자의 성기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남자들의 이런 의미가 어우러진 애착이 있는 물건을 통한 존재확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자신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 인물인 이어령, 신영복, 안성기, 차범근, 조영남, 유영구, 이왈종, 박범신, 김문수, 문재인 등 인터뷰를 통해 그분들의 애착이 있는 물건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말이다.

 

남자들의 이야기 여자가 읽어도 될까? 싶지만 이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남성의 심리, 같이 살면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남편, TV를 보면서 다른 것을 할 수 없고, 하나를 이야기하면 그 이상은 절대 하지 않는 중년 남편들의 심리를 좀 더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은이 아닐까 싶다.

 

김정운, 그는 이 책의 저자이면서 문화심리학자이며 여러 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이다. 그가 펼쳐놓은 이 책의 1부는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주위에 평범한 아버지들의 자랑거리, 자식과의 대립의 심정, 어찌보면 사소한 것 같은 아버지의 밥상 질투, 그가 그토록 애착을 가지게 된 만년필의 이야기, 그의 꿈과 친구 등, 아버지로서, 남성으로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솔직히 엄마로서 아내로서 이야기 하자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특히, 주말 밥상메뉴가 아이들 선호하는 것으로 차려지는 것에 대한 못내 아쉬움과 불만의 토로는 우리 집 남편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와 더불어 한주씩 번갈아 가족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바꾸어 차려내는 것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일인 듯싶다. 아님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 한 가지씩 배워 주말에 바꾸어 가며 한 끼 식사를 가족에게 선보이는 것은 안 되는 걸까? 차린 밥상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주부에게 휴식과 맛난 식사를 제공하는 거다. 으음, 이건 우리 집에서는 꿈일까?

 

나이 들어가며 가장의 대우가 극진했던 옛 시절의 의식으로 현대를 살아가기는 힘들어지는 지금의 남성들. 중년이후의 남성들이 가족 구성원중 제일 후순위로 밀리지 않기 위해선 세월을 읽고 소통의 문을 열라고 하고 있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한편으론 측은지심도 작동한다. 순전히 엄마의 마음으로 한 인간으로 보았을 때 말이다.

 

2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한 그들의 진솔한 삶과 물건의 얽힌 이야기가 자리한다. 이어령에게 책상이란 지식애의 욕망이며 소통부재의 위안을 얻는 곳으로, 차범근에게 계란 받침대란 독일에서 가족의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문재인의 바둑판을 통해 올바른 가치에 대한 신념이 주는 신뢰, 의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성에게는 남성의 여러 심리를 그의 심리학적 언어의 이해와 더불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이며, 남성들에게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집 남자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기꺼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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