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채소

기적의 채소 - 비료도 농약도 쓰지 않는 먹거리 혁명, 자연재배
송광일 지음 / 청림Life / 2012년 9월

어르신을 모시고 살다보니 자연 건강프로그램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보고 있다. 그러던 중 [생노병사]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의 썩지 않는 사과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되었다. 기적의 사과라고 하여 자연재배 하던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는 썩지 않고 말라버린다는 것이다. 이 방송을 통해 유기농 재배농법이 아닌 자연재배 농법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자연재배 농법을 일본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송광일 박사님이 일찌감치 자연재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주부의 관심을 끈 자연재배. 여기 자연재배가 무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송광일 박사의 [기적의 채소]를 소개하려 한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재배가 무엇인지 알아 수요가 발생된다면 자연적으로 공급하는 농가도 많아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송박사님은 안전한 식재료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전압이론’ 이 그 귀중한 열쇠가 됨을 설명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 식물이 성장할 때 비료나 농약 같은 인간의 간섭 없이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면, 그 식물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치열한 먹이활동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세포조직이 치밀하고 건강한 식재료인 ‘고전압 식품’ 슬로푸드로 탄생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이 비료나 퇴비 등의 영양분을 투입해서 성장을 촉진해 만든 부실한 작물은 즉석조리음식인 피자, 햄버거, 도넛, 치킨, 피자만처럼 또 하나의 패스트푸트가 되는 ‘저전압 식품’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그의 전압이론은 식재료의 슬로푸드냐 패스트푸드냐의 동질선상의 이론을 그동안 자신의 자연재배농법 결과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새롭게 안 사실이 자연재배와 유기농농법도 사실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은 퇴비만 사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것인데 퇴비에 가축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이렇게 영양공급을 한 작물은 스스로 자생의 노력을 덜 해서 세포조직이 느슨해지고 병충해에 쉽게 공략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니 사람 몸엔 어떻겠는가.

그런데 자연재배는 사람이 자연의 섭리 그대로 키우면서 최소의 축적된 기술인 가지를 잘라준다던가 봉지로 과일 싸주기 물 부족시 물 투입 같은 재배로 작물이 스스로의 생존능력을 키워주는 농법이라 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키운 작물은 빨대로 물을 빨아들이듯 생존을 위한 뿌리를 많이 깊이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잡초가 끼어들 틈도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세포조직이 치밀해져 병충해에 방어능력을 가진 작물로 자라니 우리 몸에 이롭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재배로 키운 작물을 좀 더 많은 농가에서 시도했으면 좋겠다. 해충도 없고 잡초도 자라지 못한다니 농가에 인력도 덜 들고 건강한 식재료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농법인가. 농약비료업계에게는 반갑지 않겠지만 하루 빨리 자연재배 농가가 확대되어 우리 식탁에서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절의 힘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 웃으면서 거절하는 까칠한 심리학
마누엘 스미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이다미디어 / 2012년 9월

거절, 그것은 상대편의 요구, 제안, 선물, 부탁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공동체 문화에서 ‘거절’이란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바쁜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사회공동체로 이어주는 끈이 많이 느슨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회, 학교의 인맥이 자신의 위치와 생활의 연장선이기에 그 속에 부지불식간 이루어지는 상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 인간적 성공의 열쇠이기도하기 때문이다.

내 것만 챙기고 이기적인 사람은 사회에서 분명히 왕따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고 또 그렇게 교육되어왔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피해를 보는 정도에 따라 적절한 거절은 필요하기에 이 책이 더 와 닿는지 모른다. 미누엘 스미스의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남들의 평판이 두려워 거절 못하거나 거절에 대한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를테면, 상사의 좀 부당하다싶은 요구에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는 방법, 거래에 있어서 안 된다는 말에 바로 수긍해 버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요구를 차분히 주장하여 타협하는 법,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절히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서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있는 법 등 다양한 상황사례의 대화법을 실어놓아서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동일한 노하우를 적용해 어떤 식으로 대화를 펼쳐야 하는지 방법을 알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상대의 공격적인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맞설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 마음이 준비가 되었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거절의 노하우인 고장 난 레코드, 안개작전, 자기공개, 부정적 단언에 대해 잘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어느 누구든 전적으로 모두가 다 좋아할 수는 없다. 그 중에 몇 퍼센트는 항상 안티가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용기 내어 자기주장 권리 선언을 해보는 거다. 모르는 모른다, 꼭 논리적이지 않아도 된다. 남을 꼭 다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니다,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 거다 이렇게 말이다. 금방은 변화되기 힘들겠지만 잘 인식하고 적절한 연습을 통해 자기주장을 내세우는데 용기를 가져보자.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철학의 위안

철학의 위안 -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청미래 / 2012년 3월

문학과 철학, 그리고 역사를 아우르는 책을 집필하는 작가 알랭드 보통. 그의 신간 [철학의 위안]을 만났다. 책 나무 가지에 누워 독서를 즐기는 사람의 표지가 외롭고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양장으로 된 표지다. 알랭드 보통이 안내하는 철학의 세계를 탐독하기에 사유의 시간도 필요하고 음미하며 읽고 싶은데 어찌 가름줄이 없는지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든다.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란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제일 먼저 소크라테스 사고방식의

세계로 안내한다. 소크라테스처럼 사고하는 방법은 상식으로 통한 신념을 평가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의문을 가져보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 고정관념을 깨뜨릴 아이디어가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은 각 전문분야를 넘나드는 통합의 사고를 요하는 시대다. 상식을 검증하는 소크라테스의 사고방식은 지금도 유용하단 생각이 든다.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철학을 부정하고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을 재판, 결국 유죄판결로 사형을 피할 수 없었던 상황과 그의 변명을 통해 사람들의 평가와 자신의 실제 사이의 간극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과정 속 그의 용기를 생생히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런가하면 에피쿠로스의 철학의 ‘쾌락주의’, 즉 무엇이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지, 행복하게 만드는지의 질문이 핵심인 철학. 값비싼 재화들이 인간의 행복을 좌우할 욕구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한번 인식시켜주는 철학이다. 고시대와 현시대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동질적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금만능주의 지금 이 시대에 가지지 못한 가난한 이들이 그만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건 보다 다양한 행복의 조건을 사유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었으니 말이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 네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좌절과 고통을 순명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이야기, 육체적, 정신적인 현실적 인간에 주목했던 몽테뉴의 철학, 사랑의 실패에 관한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 배우는 생의 의지, 고통 없는 행복이 없고, 불행과 행복이 공존함을 인정하고 자신의 의지를 구체화하는 니체의 철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철학을 관통하는 행복의 조건.

지금 우리가 행복을 위해 겪는 여러 가지 인생의 상황 속에서 자신을 향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고대의 철학을 통해 사유하게 한다. 고대철학이 꼭 그 시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물질적 풍요 정신적 빈곤 속에 사는 지금 우리들에게 사유의 시간이 될 철학이란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데보라 잭 지음, 이수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9월

혼자가 편한 사람들, 이는 대부분이 내성적 사람들이 가지는 성향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항상 조용하고 혼자 무엇인가에 몰두하거나 정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만큼 혼자 있을 때를 가장 편안히 여기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사회적 위치, 자리에서의 타인관의 관계가 곧 극복해야 할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친구를 많이 사귀기보다 소수로 깊이 있는 우정을 나누는 걸 더 좋아한다. 그러니 영업이나 마케팅 쪽 일을 하려면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그러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일까? 그건 아니란다. 내성적 사람들이 상당수 자리하고 있단다.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성향을 극복해냈을까? 여기 데보라 잭의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심리학]을 보며 극복방법을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내성적이고 사람들 관계 속에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저자는 자신에게 솔직해지자고 한다. 이 사회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나 성공을 위해 인간관계가 싫다고 안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관계 방식을 배우면 된다고 말이다. 즉 스트레스 받으며 자아와 싸우는 게 아니라 일하는 법을 배우자는 것이다.

내향성, 외향성, 그리고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 그들의 소통 성향이나 전략을 인지하는 것이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내성적 성향의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한 다음에 말하는데 이는 좋은 장점이 될 수 있어 조사 이해, 심사숙고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긍정의 어필을 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깊이 파고든다는 것인데 집중, 학습을 할 수 있기에 우선순위 결정에 좋은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혼자 있을 때 정력적인 특성은 그만큼 재충전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성적 성향의 사람이 혼자 있길 좋아하는 것을 고칠 필요는 없다고 한 말이 조금 위안이 된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는 재충전이 필요하다.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과 달리 혼자 있을 때 충전이 되는 그 점을 긍정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해온 방식, 방응해온 방식이 굳어져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좋아하느냐, 견디느냐, 싫어하느냐는 내면의 독백과 관련하여 당신의 뇌에 새 틀을 짜라고 한다.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사람들의 소통 매뉴얼은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혼자가 편한 내성적 성향의 사람들이 시간을 투자해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내가 지금 직장에서나 친구관계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싶으면 상대의 성향파악과 적절한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이루어 나갈 것인지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얻길 바란다.

두근두근 내인생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작년에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었던 책 [두근두근 내 인생]. 일찌감치 구입해 놓았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읽기를 미루어 두었던 책이다. 이 책이 장애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감정 추스르는 것이 시간이 좀 걸리는 내게는 조금 조심스런 책이기에 책장 구석에 조용히 침묵하며 기다린 장고의 책이다.

나이 열일곱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나온 아이 아름이. 어릴 적 온종일 ‘이건 뭐야? 저건 뭐야?’ 하며, 바람에 풍경이 흔들리듯 모르는 것을 물어 무언가 식구들의 입에서 활자가 뚝뚝 떨어지는 즐거움을 가졌던 아이. 조로증에 걸려 열여덟의 생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 모르는 즈음 부모님을 위한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열일곱 소년이 여든의 몸을 지닌 아름은 예순 살 장씨 할아버지를 유일한 친구로 삼은 아이다. 호기심에 가득할 사춘기 나이지만 어려서부터의 아픔은 모든 걸 스스로 감내하도록 만들었고, 원망보다 주어진 삶을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아름이. 청춘을 느껴보기도 전에 이미 노년을 맞아야하는 아름이가 내내 안쓰럽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왜 당신이냐고.

나는 수줍어 조그맣게 말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로 태어나, 다시 나를 낳은 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운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던 아름에게 마음을 흔드는 일이 생긴다. 어려운 집안형편에 병원비 마련을 위해 출연했던 성금모금 다큐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이 방송을 보고 같은 처지로 병원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지내는 동갑내기 소녀 서하가 메일을 보내오게 된 것이다. 아름은 이 아이에게 서서히 열일곱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언어감각이 남다른 아름이. 늙음이란 뭘까? 사랑이란 뭐지? 사람들이 아이를 왜 낳을까? 사람은 언제 어른이 될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듯 느껴지는 시간, 아름이가 세상의 살아가는 것들에게 느끼는 궁금증, 깨닫게 되는 나름의 해석이 조근조근 가슴깊이 파고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