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배신 - 그들은 어떻게 내 주머니를 털어갔나
백성진.김진욱 지음 / 맛있는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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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배신]금융세력의 강력한 권력 앞에 금융에 대한 무지한 소비자를 위한 날카로운 시선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나라 절반이 여성이 가계를 꾸리고 소비하는 주체적 위치에 있지만 금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가 쓰는 신용카드, 통장, 주식, 부동산 이 모두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현명한 금융소비주체인 여성들이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고 본 책이다.

 

내용자체가 좀 딱딱할 수 있어서인지 내용을 구어체적인 서술방식을 택하고 있어 편하게 읽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제지면을 상당히 차지하는 금융관련 사건들을 조목조목 건드려주면서 객관적 자료로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력이나 흡입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은행사,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과 거래를 했다면 당신 역시 100% 당했다고 보면 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그들의 이익일 뿐이다. 당신의 이익은 그들의 안중에도 없다.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과 의무를 그들에게 기대했다면 당신은 아직도 덜 당한 거다. 금융은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금융을 바꾸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인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8p

 

저자의 의도처럼 일련의 금융관련 사건들과 내 주머니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자각하고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1990년대 일부 대기업의 분식회계, 파이낸스 사건, 론스타 사태, 신용카드 대란, 서브프라임 사태, 환햇지상품인 키코(KIKO), 저축은행 사태,ELS 주가조작 사건, 개인신용정보 유출, 보이스피싱, LIG건설 기업어음 사기발행 사건, 민자사업(금융족과 토건족), 넥슨의 머니 게임, 김앤장의 고객은 투기자본, 금융제국을 만든 모피아 등 대표적인 금융사건으로 들여다보는 금융권과 유착한 이들의 관행. 그리고 이들과 금융소비자인 우리의 돈을 어떻게 털어 가는지 설명하고 있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답답하고 무거운 금융의 실체를 조금씩 알게 되고 절대 사기칠 것 같지 않은 금융권에 대해서도 의심의 칼날을 높이 세워야 함을 자각하며, 금융사건과 나와의 상관관계를 알아가는 금융생활지침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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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레드 시간을 여행하는 소녀
케르스틴 기어 지음, 문항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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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는 익히 많이 만나왔다. 타임머신이 있어 과거로의 여행을 했던 많은 책들과 영화 속 시간여행. 그것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많은 이야기를 생산해내는 중요한 촉매역할을 한다. 이 책도 그런 점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십분 발휘했다. [루비레드] 시계와 소녀 그리고 보석을 상징하는 루비란 표지의 단서, 시간여행자들의 이야기란 것이 내가 아는 전부로 만났다.

 

현대 독일 작가의 소설로는 처음 만난 책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작가는 만났지만 독일 작가의 작품은 조금은 생소하다. 케르스틴 기어, 그는 교육학을 전공해 1995년부터 펴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독일에서 인지도 있는 작가가 되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이미 번역돼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아마도 이 책이 내겐 작가를 알아가는 첫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루비레드], 이 책은 슈피겔,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만큼의 독자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작품이다.

 

열여섯 살 소녀 그웬돌린, 그녀의 집안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조상이 있다. 어머니는 딸이 시간여행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 출생의 비밀을 간직했고, 그녀의 사촌 샬롯은 시간여행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해 준비되어왔고 주목받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그웬돌린이 시간여행자의 증상인 현기증을 느끼면서 갑작스럽게 다른 시간대로 짧게나마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유전자, 선택되어지는 운명.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소녀 그웬. 그 가문에서만 일어나는 혈통적 운명 속에 어떤 의무나 책임을 수행하는 데 있어 아무런 준비가 없다는 것은 주인공이 앞으로 현실에 부딪혀 몸으로 체득하는 수밖에 없는 좌충우돌의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

 

가족들의 기대 속에 어릴 때부터 주목받다 실망한 샬롯의 마음은 어떨까? 오롯이 그 길로만 교육되어졌는데 이제 다른 길을 찾아야한다면. 당황스럽긴 그웬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시간 여행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시간여행자를 돕는 비밀단체 파수꾼들. 그들과 함께하게 된 그웬. 그곳에서 원하는 곳으로 시간여행을 갈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를 만든 사람이 생제르맹 백작이란 것을 알게 되고 동시간대 다른 시간여행자인 기디언과 함께 그를 찾게 된다. 백작은 어떤 사람이며, 이 모임의 진정한 목적은 무얼까? 왜 전대 시간여행자 팀인 폴과 루시의 방해를 했을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궁금증은 증폭되고 빠져들수록 미스터리는 더해만 간다.

 

이 책을 읽으며 이것이 시리즈가 될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다음시리즈를 기약해야 하다니... 얽히고 설킨 실타래가 어떻게 전개되고 풀릴지 빨리 다음을 보고 싶다. 판타지적 요소에 박진감 넘치는 전개, 스릴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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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김동인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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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이 읽어야할 필독서 한국단편이 무려 40작품. 단편모음이라 방학동안 금방 섭렵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꼭 수능대비를 하기 위한 책으로 읽는다고 해도 좋고, 그렇지 않고 오래전 읽어봤는데 그때는 왜 이 작품이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던 어른이라도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 나이엔 이해할 수 없었던 인간사를 지금 나이엔 이해의 폭이 넓어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테니까. [한국단편소설 40]은 그런 면에서 알차고 실속 있는 단편모음집이다.

 

공부를 위한 소설. 정말 그 소설작품에 감동하고 공감하기보다 외우고 나열하기 바빴던 작품들. 줄거리만 꾀고 가슴으로 와 닿았지 않았던 작품들이 어른이 된 지금 아이와 함께 만나니 시대적 말투도 새롭고 인물들의 행간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새롭게 다가온다. 몇 작품들은 수능준비를 하는 아이와 함께 읽고 대화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문학작품은 공부로 다가서기보다 작가와 작품 속에 빠져 그냥 읽어보는 것이 더 좋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학창시절 공부라는 미명아래 작품줄거리, 시대적 배경, 작가에 대한 것만 수박 겉핥기식 공부를 했으니 별로 기억에도 없고 재미도 없는 소설이라 여기게 된 것이다. 물론 그 모두를 알고 어떤 선입견 없이 읽은 독자의 생각과 비교해보며 공부한다면 금상첨화지만 말이다. 그런 면에서 단편을 읽기 전에 이렇게 자세한 작품정보를 보여주는 것보다 소설 뒤편에 정보를 주는 것으로 순서를 바꾸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여하튼, 이 책은 바쁜 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시간절약차원의 책으로는 만점이다.

작품의 줄거리와 시대 성향과 배경 등을 분석한 [시대별 주요 작품 소개], 그 작품을 살피기 전 파악하는 [작가와 작품 세계], 소설의 구성 단계와 요약된 줄거리를 알려 주는[구성과 줄거리]도 있다. 소설의 전개나 주제, 사건의 필연성, 인과 관계를 따라 작가의 의도, 부족한 부분을 알차게 보완해줄 [생각해 볼 문제]도 준비되어 있다.

 

1920년대를 시작으로 1970년대에 이르는 꼭 읽어야 될 필독 단편 40편을 읽으며 암울한 일제강점기, 광복 후 한국전쟁, 독재정권하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근대사를 관통하는 사회상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속있고 알찬 느낌을 준다.

 

그중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란 작품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은 급속한 산업화, 재개발이 시작된 시대의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회적 약자란 예나지금이나 항상 존재한다. 세계적 지위가 날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 복지 운운하는 지금도 말이다. 안타깝고 슬프다. 도시빈민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 사회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이 먼 옛날 이야기였다는 소리는 언제 들을 수 있으려는지...

 

방학동안 중고생 자녀와 함께하는 단편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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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부르는 힐링 유머
성원숙.임미화 지음 / 원앤원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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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서점에 들러보면 행복을 소재로 한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의 누적된 피로도가 커져가고 있음을 반증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 먹은대로 계획한 데로 모두가 잘 흘러가면 무슨 걱정이랴. 녹녹치 않은 세계경제, 아니 국내경제에 발 동동 구르며 사는 서민이 대다수. 그들에게 매일 긍정의 마음을 먹는 것, 희망의 꿈을 그리는 것 강조하며 모두가 행복을 위한 첫걸음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당장 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찾기엔 멀어만 보인다.

 

 

 

그런데 웃음과 유머가 행복을 준다는 책이 이색적이다. 금발소녀가 바닷가에서 스마일 얼굴 그리는 모습의 사진이 담긴[행복을 부르는 힐링 유머]가 그것이다. 고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유, 유머가 함께 한다면 팍팍한 마음에 온기를 전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사실 마음이 힘들 때 개인적으로 개그프로나 예능방송을 일부러 찾아 보곤 했다. 보면서 실컷 웃고나면 기분이 훨 나아졌기 때문이다. 정확히 왜 그런지 모르겠고 내게만 해당되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하여튼, 웃음치료의 대가이신 성원숙, 임미화님의 전해주는 유머와 웃음의 힘으로 행복을 이끌어보자는 책을 소개할까 한다.

 

 

차례를 보면 웃음과 유머야말로 행복과 힐링의 열쇠다 / 잘 웃는 사람이 되기 위한 웃음 실전 트레이닝/ 잘 웃기는 사람이 되기 위한 유머 실전 트레이닝 / 상황별 웃음과 유머, 이럴 땐 이렇게 하라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인상적인 건 웃음 운동으로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다른 신체적 운동과 달리 큰 힘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큰 소리로 웃으면 되는 것인데 다만, 길게 온몸으로 웃으면 자동으로 운동이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박장대소가 좋다는 것이다. 잘 웃지 않아 경직된 어른들의 얼굴을 기분 좋게 바꾸어 주고 웃음. 웃으라면 그저 씩~ 정도의 미소만을 날리는 이들에게 몸과 마음을 기분좋게 하는 웃음법의 트레이닝도 가르쳐 준다.

 

 

웃고 싶어도 어떻게 웃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이들, 왜 웃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옛 코미디 프로도 있다. 자주 웃을 심정이 아니라도 웃어주자! 어깨를 들썩이고 손뼉을 짝짝 쳐대며 목소리는 우렁차게 웃는 것이다. 그렇게 습관이 되다보면 항상 웃는 사람이라 주위에 사람들도 모이고 그러다 보면 복은 자연스레 오는 거겠지.

 

 

 

옛 속담에도 있지 않던가? 웃음이 보약, 한번 노하면 한번 늙고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진다. 소문만복래 등 일찍이 우리 선조들도 웃음이 이렇게 몸과 마음을 젊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안 까닭일 것이다.

 

 

 

이 책은 나 자신을 위한 웃음과 유머의 필요성, 그 실천방법을 차근차근 알아가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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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보트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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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로 우리에게 알려진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이번 신작은 그동안의 많은 작품 속에서 보여 주듯 그녀만의 섬세한 문체와 특유의 감성화법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 작품이다. [하느님의 보트] 그건 뭘 말하는 것일까?

 

이 책은 두 명의 여자이야기다. 치명적인 사랑의 광기를 가진 여자 요코. 그녀의 딸 소우코. 돌아오겠다고 돌아와 꼭 찾아내겠다고 한 그 사람을 기다리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며 지낸 세월이 십여 년. 그 사람이 없는 장소에 익숙해 지지 않으려고 계속 낯선 곳으로 이사하는 요코. 이렇게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가지고 올라탄 하느님의 보트는 닻을 내릴 줄 모른다. 그녀에겐 딸 소우코만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다. 예쁘게 길러주신 부모님도 멀리하고 타지에서 힘을 내 살 수 있는 건 사랑하는 사람의 딸이 있어서 가능했다.

 

딸 소우코는 어릴 때부터 아빠와의 사랑이야기를 들으며 아빠가 언젠가는 꼭 돌아올 꺼라는 엄마의 말씀을 듣고 자란다. 그러나 차츰 성장하면서 소우코는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과거 속에 갇힌 엄마를 안쓰러워하면서도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익숙한 친구와 일상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하게 된다. 분리불안의 두려움을 가진 엄마 때문에 캠핑도 못 가본 소우코. 그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스스로 엄마의 곁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사랑의 열병을 앓은 요코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딸 소우코가 있는데도 엄마로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소설이니까 가능한 거다. 아이가 생기면 여자는 엄마가 되기 마련이다. 약한 여자가 아닌 강인한 엄마 말이다. 사람은 자식을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고 했던가? 나의 자식을 보면서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고 자식이 품을 떠날 때에야 비로소 인생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보면서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 소설은 과거의 사랑의 열병에 갇힌 요코와 그런 엄마와 함께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소우코의 성장일기로 두 여자가 각각의 화자로 등장하는 성장, 연애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정적이어서 어쩌면 밋밋하지만, 아름답고 섬세한 문체가 가슴에 들어온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인 한 여자의 삶. 사랑을 너무 환상적으로 포장하여 마음에 담은 것은 아닌지.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지 못하는 엄마와 현실에 살고 싶은 소우코의 잔잔한 일상과 함께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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