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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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구나 하나쯤은 지니고 있는 콤플렉스. 이는 '내 성격이 원래 그래.' 하며 넘기는 속에 자리하고 있다. 황금 만능주의보다 더한 숭배주의에 빠진 지금 이 시대에 정신적으로 건강한 이들이 얼마나 될지.

직장생활에서는 일중독에 걸린 상사나 가늘고 길게 갈거라고 행동하는 부하직원,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써의 가정내의 독재자로 굴림하는 아버지, 형제간의 경쟁 등 이런 이들의 심리를 18가지의 콤플렉스로 정리해주는 책을 마주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그녀는 금융, 언론의 인문학연재로 이를 연재해서 주목받고 검증된 콤플렉스 이야기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의 마음은 많은 콤플렉스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이 어떤 성격이다라고 규정짓는다면 그 속에 콤플렉스 덩어리들이 집합되어 있다는 얘기다. 나를 알고자하는 조금은 삐딱하게 바라본 시선인 콤플렉스를 통해 나의 이면을 알고 그 상처를 보듬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외에 다양한 콤플렉스의 재미있는 신화속 유래와 원인, 내면의 복합적인 심리 등 역사적 인물이나 인간관계 속에 어떻게 나타나지 보여주는 예를 통해 설득력있게 설명해준다.

누구나 갖고 있는 존재적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그것은 양육자에게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하면 다른 이들로 부터 끊임없이 인정받아서 증명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바로 '파에톤 콤플렉스'다. 파에톤이 태양신 헬리오스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한이 상처가 되어 인정욕구가 분출된 것이란 거다. 그러니 성장과정에서 양육자인 부모가 자녀를 충분히 사랑과 인정을 해줘야 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직장생활에서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 하면 일중독에 빠져 성공한 여자 상사를 요즘엔 많이 만날 수 있다. 바로 '다이아나 콤플렉스'가 있는 여성들이다. 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같은 맥락에서, 여자아이가 선천적으로 남성의 신체적 요소를 부러워하는 심리를 기반으로 한다고 한다. 그저 여성으로서 남성적 호르몬이 좀 많은 이들이 이렇게 성공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만 했었는데 이것 또한 콤플렉스라는 것이 놀랍다.

이와는 ​반대로 직장내 만년부장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열심히 일해서 일찍 승진해야 업무도 과중하고 명퇴가 빠르니 실속을 챙기겠다는 취지지만, 이는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로부터 도망치는 현상을 일컫는 '요나 콤플렉스'라고 한다. 가늘고 길게 가겠다는 요나 콤플렉스 그건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콤플렉스는 아닌지.

불만, 불평을 생활시하는 부정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트롤 콤플렉스'. 이런 불만쟁이들의 부정적인 인생관으로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주는 이 콤플렉스는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조금은 지양해야 할 심리가 아닌가 싶다.

이런 여러가지 콤플렉스를 통해 내가 가진 콤플렉스가 이거 였구나 하는 이해와 더불어 타인에 대한 공감의 초석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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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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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광고계의 블루칩이라 할 수 있는 박웅현. 그를 알게 된 건 우연찮은 기회에 듣게 된 강의에서였다. 단순명료한 주제지만 굉장히 창의적이란 생각과 함께 감성을 자극한 그의 글귀와 광고가 인상적이서 주목하고 있었다. 그는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로 더욱 그의 인지도를 높여나갔고 최근엔 드라마에도 노출되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여덟 단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난 [여덟 단어]을 마주했다.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부제로 달고 있는 이책은 분량이 그리 많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깊이는 저자의 바람처럼 인생을 향한 돈오(頓悟)의 시간을 갖게 했고 점수(漸修)해 나갈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책의 구성은 제목처럼 자존, 본질, 고전, , 현재, 소통, 인생 등 여덟 가지 단어를 주제로 강의한 기록을 엮은 것이다. 그래서 한줄의 문장으로 주제를 말한다면 이런 것이다.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도전하고, 현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237p

 

남들이 다 선호하는 엘리트코스인 대학을 향한 줄서기, 직업, 연봉 등에 우리자신을 너무 끼워 맞추지 말라는 것. 남들과 똑같은 스펙이 아닌 내 스스로 나의 길을 찾는 자존과 본질을 왜 추구해야 하는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노래처럼 나를 어떻게 채워 넣을 것인지 고민해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는 늘 우리에게 없는 것에 대해 지적 받고 그것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 받아왔어요.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중심점을 바깥에 놓고 눈치 보며 바깥을 살핍니다.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겁니다. -27p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했던가. 우리는 매번 선택의 갈림길에 항상 고민하지만 막상 선택한 그 길에도 주춤거리고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라도 그 선택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님을 다만 우회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함을 이 한 줄에 이야기 한다.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141p

 

그래서 그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내 인생을 만들어 가라고 말이다.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149

 

케이블 방송 드라마 [응급남녀]에 등장한 인상적인 글귀. 인생에 정답은 없다. 선택을 정답으로 만드는 과정만 있을 뿐. 내 선택에 대한 후회보다 옳은 선택이었음을 만들어 나가라는 말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적어도 결혼에 대해선 더욱....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말씀드렸죠. 인생은 전인미답이잖아요. 어찌 알겠어요. 그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할지 아닐지 아무도 모릅니다. 답을 찾지 마세요.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들죠.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잊고 말입니다.- 234p

 

[여덟 단어]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 만약 작심삼일로 마음이 흐트러진다면 소장했다가 다시 읽으며 초심을 다질 수 있을 듯하다. 아이들에게도 꼭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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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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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그리고 [28]의 작가 정유정, 그녀의 작품 속의 터프하고도 섬세한 매력에 빠진 독자로서 이번에 새로 나온 여행기록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보며 뜬금없이 왜 히말라야?’ 하는 의문으로 마주했다. 이유인즉 그녀의 굵직한 소설 4권을 탈고하곤 슬럼프에 빠져 힐링여행을 계획했는데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인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까지 그리던 곳이 신들의 땅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였던 것에 필이 꽂힌 거라고.

 

전문 산악인도 아닌데 히말라야 여행을 계획하다니 같은 여성이지만 용기가 대단하다. 일전엔 여성문인으로서 태백산맥 종주를 한 책도 보았지만, 등산에 일각연이 별로 없는 나로선 엄두도 내지 못할 여성들의 대단한 도전이라 부러운 마음만 가득했다.

 

히말라야라면 엄홍길, 오은선 대장 같은 분이 눈과의 사투 끝에 히말라야 정상을 찍고 왔다는 그 험난한 여정이 일반인도 가능한가하는 의문으로 보았다. 그런데 그런 험난한 코스 말고도 네팔정부에서 대중적 트레킹 코스를 개발한 덕에 누구나 그곳에 입성할 수 있다니 산에 좀 다녔지하는 분들은 아마도 다들 꿈꾸고 계시지 않나 싶다. 다만 네팔이 고산지대임을 명심하면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후배 김혜나와 함께 초보자에게 적합한 안나푸르나의 환상종주를 선택해 준비를 차곡차곡해나간다. 남편의 걱정스런 만류를 뒤로한 채 말이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한 이들은 아칼의 도움으로 일정과 가이드를 소개받는다. 그리곤 비행기를 타고 베시사하르에서부터 트레킹코스를 안내할 검부와 짐꾼 포터 버럼과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네팔에 오면서부터 벽처럼 느꼈던 음식 속 마살라향으로 인해 가장 보편적 음식인 달바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없었다는 거다. 향이 어떤건지 한 번 먹어보고 싶다. 한국의 마늘 향만큼이나 그곳의 대중적 향신료라는데 못 먹을 정도로 적응이 힘들까?’ 싶어서다. 여행을 마치고 아칼의 집에서 초대받은 요리에 마살라 향은 먹을 만했다니 국내에도 향을 잘 살린 네팔식당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궁금하다 궁금해 그 맛이...

 

자연의 풍광에 취하면서도 생각했지 못했던 배변 고통의 시작부터 흉통과 두통의 고산증세를 겪은 쏘롱페디와 하이캠프에서의 저체온증으로 인한 말단청색증의 고통까지 자신의 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극단의 고통 후 이렇게 심정을 말한다.

 

누구였던가. 물에 빠진 자의 눈에는 인생이 지나간다고 했던 사람이.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죽음과 맞대면했던 30분 동안. 한 사람만 생각났다. 한 순간만 기억났다. 내 아이.” - 168p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편한 휴식의 여행이 충전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자연의 위대함 속에 알아가는 인간의 나약함과 용기, 함께하는 여러 사람과의 조우 속에서 진정한 나의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같이 호흡하며 흥미롭게 읽어 나갔다.

 

초보 코스라 했지만 끝없이 이어진 계단, 정령이 깃들 것 같은 울창한 숲, 작은 마을을 지나친 길, 자갈과 돌들로 울퉁불퉁한 길, 고도가 높은 곳에서의 눈으로 가득한 설산의 풍경, 풀꽃내음 가득한 길 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는 네팔 트레킹. 새롭게 알은 책이었다.


겁 많은 내게는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그 풍광을 짐작만 할 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등반코스다. 화장실 열악한 숙소, 수풀에서의 주카 떼는 경험하고 싶지 않지만 벅 윗이란 메밀꽃은 보고 싶다. 페디의 사과, 달바트란 음식은 맛은 어떤지...

 

그녀의 차기작을 기대하며 그녀의 힐링여행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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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열린책들 세계문학 3
알베르 카뮈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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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알베르 카뮈, 그의 작품이라곤 [이방인]이 처음이자 마지막 내가 읽은 작품이다. 십대의 시각에서 보았던 고전문학 [이방인]. 뜨거운 햇살 때문에 살인을 했다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 스토리의 충격으로 지금 줄거리조차 기억 저편 뿌연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하다. 이후 그의 고전이 된 작품을 다시 읽어보려 시도조차 못했었던 내가 지금에야 그의 마지막 유작인 [최초의 인간]을 통해 그를 다시 만나보려 한다. 이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인생의 정오의 나이이기에 두려움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고나서 본격적으로 장편소설인 이 작품 [최초의 인간] 집필을 시작했지만, 불행하게도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서 미완의 작품으로 출간조차 되지 못했던 육필 원고인 이 작품. 문학 교사 출신 카뮈의 딸에 의해 비로소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작품과 달리 육필원고도 같이 실리고 아직 미완의 장면 또한 그 나름의 스케치 그대로 실어 놓았다.

 

엄마의 부탁으로 스물아홉 살에 사망한 아버지의 묘비 앞에서 선 마흔 살이 된 아들 자크 크르므리. 자신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전사한 아버지에 대한 연민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찾아 알제리로 향하게 되지만, 그곳에서 얻게 된 아버지의 부재, 가난, 무지, 무관심 이외에 무엇도 찾을 수 없다. 그 모든 조상들이며, 역사도 전통도 재산도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는 가난을 짊어진 사람들이 모인 곳. 그곳에서 어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삶을 개척해야 했던 카뮈 자신과 그의 소설 속 인물인 자크 코르므리가 최초의 인간이 된 자전적 성격을 띤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인 자크 코르므리. 그의 부모가 알제리에서 자리 잡으려 이사하던 날 탄생하게 된 그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의 정도 모른 채 전쟁터에 아버지를 빼앗긴다. 전쟁을 치르는 시대인 만큼 아버지는 이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그는 끝내 생존하지 못하고 전사자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가정을 이끌어갈 고집스럽고 무서웠던 할머니와 장애를 지닌 외삼촌, 듣지 못하는 엄마, 그리고 위로 형과 함께 그는 가난이란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게 된다.

 

가난에 힘들었던 집안사정으로 인해 학교 진학보다 돈을 벌러 일터로 나가야했던 어려움 속에서도 순수하고도 천진난만했던 그의 어린 시절의 추억. 책을 좋아했던 자크는 그게 어떤 장르던 간에 무조건 독파하면서 좋아했던 그. 그런 그를 아낀 초등시절 베르베르 선생님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을 설득하며 도움도 주게 된다.

 

전쟁으로 많은 것이 피폐해졌던 사람들의 생활, 그리고 무지함, 열악한 상황이 마치 6. 25 전쟁 후 우리 부모님들이 간난에 고통 받았던 삶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음이 공감하게 한다. 먹고사는 걱정이 앞섰던 그 시절 사람들의 고달팠던 시대의 아픔 말이다.

 

카뮈의 유년 시절들을 보는 듯해서 그를 이해하기 좋았던 작품으로 그가 살아 있었더라면 이후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었을지 살짝 맛을 보았다고나 할까? 이제 다시 그의 다른 작품도 읽어볼 수 있을 듯하다. 그를 조금이나마 이해했기 때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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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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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란 칼 융이 중년을 표현하며 쓴 말이다. 그렇다면 하루 중 내가 서 있는 시침의 자리가 어디일까?

 

 

자신의 나이를 3으로 나눠 봐. 8시인데요. 그럼 8시란 거지. 인생을 24시간이라고 치면 말이야. 아직 한참, 그러니까 이제부터 아닐까? 아침에 일어난 거야. . 잠이 덜 깬거야. : 아오노 슌주 / 만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여기대로 계산해보면 정오를 지나 열심히 일하지만 식곤증으로 정신이 몽롱한 오후에서 깨어나려는 네 시. 혹자는 미래를 계획하는 일보다 추억을 더듬는 일이 더 많아진다면 그건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라 했는데, 요즘은 종종 관계에서 이를 깨닫게 되는 하루가 많아진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공무원으로 SNS에 하루 한편씩 삶에 힘을 주는 글과 생각 그리고 사진을 올리고 있는 서태옥. 그의 마음을 힐링하는 [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를 보면서 말이다. 책 속에 주옥같이 가슴에 남는 좋은 글귀와 그에 대한 소신 있는 사유 그리고 포커스가 잘 맞춰진 사진, 이 모두가 넉넉한 마음과 함께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다.

 

다섯 가지의 큰 테마로 담긴 것 중 우리 함께 합시다마음에도 씩스팩이 필요하다에서 보여지는 글과 사진은 지금 세월호사고로 국민 다수가 침통해하는 이때 더욱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하다.

 

나도 마음을 닫아봐서 안다. 얼마나 아픈지. 그렇지만 그렇게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꼭 끌어안아주지. 무슨 위로의 말을 해주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그저 힘껏 꼭 끌어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족해. 난 내가 힘들 때 누가 날 꼭 끌어안아주면 좋겠어."-블레어 저스티스 '바이올렛 할머니의 행복한 백년'

 

지금이 딱 이런 기분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울고 있는 이때 서로 안아주고 도닥이고 싶은 ...

 

오늘의 고통을 참으면 내일은 행복이 되어 온다고 배웠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적금처럼 오늘 작은 행복을 참는다고 내일 큰 행복으로 부풀려지는 일도 없고, 오늘 참은 작은 고통이 내일 기쁨으로 변하는 일도 없다. 참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 얘기하고, 예쁜 꽃을 보면 예쁘다 말을 하자. 힘이 들면 힘들다 얘기하고, 아프면 아프다 말을 하자.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지 말자. -141p

 

참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말과 행동으로 작은 행복과 기쁨을 맛보고 싶다. 항상 주위를 의식하는 페르소나 때문에 참고 사는 이들을 위한 한마디. 다시한번 곱씹으며 실천을 애써본다. 잘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삶. 행복도 지금 내 마음 속에서 찾아내고 누려보자. 매일매일이 행복한 오늘 그것이 미래가 될테니까. 오늘 중 일할이라도 행복할 일, 웃을 일, 감사할 일 뭐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작게는 오늘을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건강한 것, 사랑하는 이들이 주위에 있는 것에 감사하고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실천해본다. 오늘도, 내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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