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라는 여행 -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 소통의 기술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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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을 마음의 치유로 대중과 소통하는 평화운동가다. 그는 아흔이라는 노구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일, 대중과 소통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세상이 내는 시끄러운 소리에 아마도 우리가 현자인 그를 그냥 놔두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서점 가에, 최근 출간된 그의 따끈따끈한 소통의 책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선다. 이전엔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의 책이었다면 이번엔 내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인들에 대한 소통과 사랑의 끈을 꼭 쥐라고 말하는 책인 [타인이라는 여행] 때문이다.

 

IT의 발달로 보편화된 스마트폰 강국인 우리나라. 출퇴근 때나 여행시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 폰을 손에 꼭 쥐고 내려놓질 못하고 있다. 만약 이 없이 한 달을 살아보라면 사람들은 과연 어떠할까? 관계 단절에 불안해할지도 모른다. 그 자그마한 IT기기에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소통의 문명은 과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SNS 활동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바로 사랑받고 관심 받고 있다는 인정 욕구 충족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그 속에 우린 더 많은 외로움과 우울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우리의 자살율과도 무관하지 않고 말이다. 관계는 많아졌지만 깊지 못한 관계. 상대를 많이 안다고 하지만 정작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대화 즉 소통의 부재를 꼬집고 있다. 다시말해 이런 기기로 인해 빼앗긴 사색과 대화의 시간을 갖기 위해 IT를 잠시 멀리 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소통은 먼저 자신의 마음과 몸이 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걷기가 그중 최고의 방법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몸이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걸으면 생각하는 산책은 정말로 걷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기존 고정적 관념을 깬 이야기다. 그렇게 아무생각 없이 몸이 하는 일을 생각하며 걸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

 

걷기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대지를 밟고 걷는다는 사실을 완전히 인지하면서 발걸음을 옮길 때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됩니다. 몸이 곧 호흡입니다. 몸이 발입니다. 몸이 허파입니다. 그러니까 몸, 발, 숨 그리고 허파와 접속되었을 때 우리는 집에 있는 것입니다. ...(중략)

걸으면서 생각을 한다면 정말로 걷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 37P

 

그는 책에서 지금 바로 행복해질 수 있는 여섯 가지 주문도 알려준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 말이다.

 

첫 번째 "나는 당신을 위해 여기에 있어요.“ 두 번째 주문인 "나는 당신이 함께 있음을 알기에 행복해요" 세 번째 "나는 당신이 괴롭다는 것을 알기에 여기 있어요." 네 번째 "괴로우니 제발 도와주세요" 다섯 번째 "지금이야말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여섯 번째 "일리 있는 말입니다" 이렇게 작지만 소중한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하는 좋은 주문인 듯하다.

개인의 마음 치유를 넘어 주변인, 사회, 세계인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힘있는 이들은 소통을 거부하니 어찌해야할까?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힘 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읽고 마음을 활짝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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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별안간 아씨 - 전2권 ㅣ 별안간 아씨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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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를 담은 팩션 사극은 기존 정통사극의 진중함을 조금은 가볍게 대중 앞에 다가서게 한다. <성균관 스캔들>이 그랬고<해를 품은 달> 또한 그랬다. 여기 그 맥락을 함께 할 <별안간 아씨1, 2>는 노비와 양반 그리고 서얼의 신분의 차이가 엄격했던 조선중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양반가의 재산가치로 존재했던 노비제도. 부모가 노비이면 당연히 노비여야 하는 세상 속에 혼인하게 되면 자신의 자식도 노비가 되지 않느냐며 차라리 우물에 빠져 죽겠다는 노비 덕이. 이를 보는 형수의 마음도 비견 다를 바 없다. 기생 월향과 양반 치영 사이에 서얼로 태어나 영특한 두뇌와 학식을 가졌음에도 서얼이라는 신분제도 때문에 뜻을 펼칠 수 없는데 좌절해 삶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던 형수는 아버지 치영 집에 있던 노비 덕이를 월향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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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왕위에 오르기 전 노론 세력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서얼을 세력화 하고자 서얼허통법 통과를 고심했던 세손 산. 그는 홍국영과 잠행을 통해 월향의 보루각에서 서얼 강형수를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 노비 덕이를 요조숙녀로 만들어 노론의 세력의 수장인 좌의정 만섭의 아들 최규식에게 시집보낼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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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노비 덕이의 별당아씨 되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형수는 강도 높지만 짧은 시간 안에 그녀를 변모시키기 위한 교육에 들어간다. 태어나 줄곧 고된 일을 해야 했던 노비 덕이는 양반집 규수가 되면 편하고 좋을 꺼라 생각했지만, 외모, 예의범절, 학문 등을 배우면서 결코 그 또한 편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시간의 노력으로 드디어 본격적인 신분세탁을 위해 부부인 마님 댁에 가게 되면서 실수와 임기응변의 위태위태한 상황들이 이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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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손시절 산이 왕위에 오르기 전 시대적 상황, 신분제도의 엄격함 속에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애환을 문학으로 승화함으로써 현대의 독자들에게 그 시대적 행간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즐거움 또한 안겨줄 작품이다. 이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팩션의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라면 속도감 있게 흥미롭게 다가설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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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민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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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누군가 "... 넌 어떻게 그렇게 생겼냐?"란 질문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퍼센트일까? 누구나 거친다는 질풍노도의 사춘기에 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부만 했다는 인물 ‘서민’. 그의 인생이야기를 마주했다.

 

 

<컬투의 베란다쇼>에 나왔다는데 방송을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책 띠지의 그의 사진을 보니 서민스런 얼굴로 보인다. 적어도 의사란 직업과는 잘 매치가 되지 않는 외모로 말이다. 이것도 정말 편견일 것이다. 의사라고 모두 말쑥하고 훈남 스타일은 아닌데 선입견이란 게 참 무섭다. 그런 그가 개그본능까지 있다니 외모를 매력으로 승화시킨 반전의 캐릭터이며 화려한 스펙 예리한 지성을 겸비한 보석의 발굴이란 느낌으로 다가선다.

 

 

이 책 [서밍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는 지승호가 서민을 인터뷰한 대담집이다.

기생충학을 연구하는 학자이며, 교수이며 의사인 그가 방송, 강연, 신문 연재와 같은 일련의 활동을 하는 건 오직 ‘기생충’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하는 거란다. 그 바쁜 중에도 매해 연구 논문을 많이 쓰는, ‘연구 업적상’ 도 받은 걸 보면 그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유기농 채소나 회를 즐겨하는 우리 가족은 언제나 봄, 가을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고 있었는데 "기생충 유충은 구충약이 듣지 않는다." 란 말 때문에 놀랐다. 기생충은 같이 공존하면서 이만큼 주면 여기 살고 싶다고 하지만 바이러스는 숙주인 널 다 먹겠다란 애들의 차이점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면서 회충은 30년 정도 되도 아직까지 약 한 알이면 죽지만 바이러스는 약도 없고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도 안 듣는다고 말이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을 더 무서워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그래도 어릴 적 시장에서 약장수가 보여주었던 회충 생각에 아직도 기생충은 내게 무서운 존재다. 그의 목표가 ‘기생충 박물관’을 짓는 거라니 그건 응원하고 싶다. 왜냐면 어릴 적 보았던 그 징그런 기생충을 아직 아이들은 본 적도 없고 모르니까 말이다.

 

그는 30대에 다독을 시작한 독서광이기도 하며, 사회의식도 또렷한 교수다. 블로그 활동이나 칼럼을 통해 소신 있는 의사를 밝히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의 오류가 있는 주장이 있다면 주저함 없이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정직함이 그에게 눈길을 주게 된다.

 

 

그의 결혼, 우정, 사회인으로서, 반려견 ‘개 아빠’로서의 서민까지 그의 인생이야기를 마주해보자. 그리고 여기 의료민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에 대한 의학상식까지 잘 알려주고 있어 다양한 그의 경험과 견해 그리고 상식의 숲을 거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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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임금 잔혹사 - 그들은 어떻게 조선의 왕이 되었는가
조민기 지음 / 책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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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역사공부를 통해 알게 된 지식과 드라마로 호기심을 가지고 보았던 역사 속에 왕들. 해를 거듭할수록 새롭게 알게 되는 이면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정조나, 광해군, 소현세자에 대해서는 물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종에 대해서도 말이다. 그들의 정치적 상황, 경제적 업적위주로 암기를 거듭했던 왕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렇다고 야사도 아닌, 진솔하고도 목숨을 담보로 이루어졌던 골육상쟁도 감수해야했던 왕권경쟁의 치열한 이야기. 이 책을 통해 마주해본다.

 

 

왕으로 선택된 사람,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왕으로 태어난 남자, 그리고 왕이 되지 못한 남자. 그들의 불안하고 안타깝게도 공존의 삶을 살아야 했던 역사 속의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조민기의 [조선 임금 잔혹사]. 어떤 다른 시각으로 보일지 들여다본다.

 

‘조선의 임금’으로 한 시대를 살아냈던 왕들의 진짜 얼굴이 보고 싶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조선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임금이 어떤 가계도를 가지고 태어나, 어떤 과정을 거쳐 왕위에 오르고, 어떤 업적을 세웠으며, 어떤 문제를 일으켰고, 결국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였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과연 조선의 임금들은 어떻게 왕이 되었는가?’였다.

_‘이 책을 시작하며’ 중에서

 

총애를 담보로 정치를 펼친 군주인 중종, 그는 임금의 뜻이 없었고 겁도 많았다. 연산군에 의해 절대왕권의 경각심을 갖게 된 신하들에 의해 왕위에 오른 중종. 연산군의 처남의 딸인 신씨와 신하들에 의해 강제 이혼까지 당하고 왕비 간택대신 들인 공신들이 추천한 여러 후궁들에게 골고루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신하들 눈치를 보면서 공신과 후궁들 총애의 연결고리를 활용하는 처세술을 펼치게 된다. 그러니 다른 왕들에 비해 부인이나 자녀수가 월등했다.

 

그는 인재를 보는 탁월함으로 조광조를 발탁해 신뢰와 총애로 관료들의 기강과 조정의 여론을 좌우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얼마 안 되어 조광조의 세력이 커지면서 불안감을 갖게 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후궁들의 농간에 발목을 잡히며 이내 충신에 대한 변심을 하게 된다. 왕위 유지에 대한 겁을 먹은 것이다.

 

그런가하면 ‘작서의 변’으로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김안로의 술수로 경빈 박씨의 폐하라는 상소를 아홉 번이나 거부하다니 그의 마음을 준 여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저항은 정이 그만큼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저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안 역사와 그를 이해하며 보는 역사는 역시 다르게 와 닿는다.

 

아버지의 병권과 분리되어 왕정을 펼쳤기에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세종,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도하며 숨죽이며 왕위에 올라 개혁을 주도한 정조, 청에 인질로 끌려가 시대적 새로운 혜안을 가지고 돌아온 소현세자, 현실적인 판단력으로 강대국에 끼인 조선의 부흥을 꿈꾸었던 광해군 등 조선 왕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왕들의 가계도를 비롯한 신하와의 관계, 그리고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 왕으로서 백성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했는지 차근차근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토막상식으로 임금의 묘호, 종과조의 차이, 관직의 품격, 벼슬 그리고 당쟁, 정상적인 왕위계승은 몇 명인지에 대한 상식도 볼 수 있어 조선역사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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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빛나는 순간 ㅣ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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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작가로 브랜드있는 그녀 ​이금이. 다른 장르에 비해 그 층이 폭 넓지 못한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에서 그녀의 이름은 귀한 가치를 가진다. 아이들이 초등시절 처음 마주했던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후로 쭉~ 청소년기에 가지는 많은 고민을 함께해온 작가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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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신작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마주하면서 그녀 또한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같이 성장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도 역시 '작가의 말'을 통해 이를 피력한 바 있다. 서로 마주한 두 학생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진 것인지. 얼음이 빛나는 순간이란 어떨 때 빛을 발하는 것인지 그 뜻도 모른 채 책장을 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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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아픔을 가진 두 친구, 지오와 석주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여친 해수와의 이별로 인해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려 기차에 몸을 실은 지오, 그는 고1 기숙사에서 잠깐 룸메이트로 있던 석주의 메일을 받고 추풍령역으로 가는 중이다. 지오에겐 일종의 도피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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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명고 기숙사 205호 같은 방 룸메이트가 된 지오, 석주, 한결, 근석.

​지오는 엄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캐나다 조기유학을 떠나지만 실패하고 귀국한다. 이어진 부모의 불화는 그를 마음 둘 곳 없게 만든다. 모범생이며 마마보이인 석주는 좋은 성적과 명문대진학을 위해 순탄한 코스로 이곳을 선택해 오게되었으며, 한결과 근석은 어떻게 왔는지가 정확지 않지만 같은 방의 룸메이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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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주말을 비워야 하는 기숙사에서  집에 가기 싫었던 석주는 우연치 않게 지오와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처음 가는 둘의 여행은 길을 잃고 헤매다 만난 낯선 아저씨의 집인 농원에서 허기와 추억을 만들게 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서 만나는 인연. 도시에서라면 조금은 불안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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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운명적인 만남의 주인공인 은설을 처음보며 석주는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그 후 학교로 돌아온 그들은 데면데면한 사이로 지내다 지오는 학교를 자퇴하고, 석주는 여전히 모범생으로 생활하면서 고3이 되어 다시 은설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녀와의 설레는 잠깐잠깐의 시간을 가지다보니 대학 진학에 실패하게 되고, 마음을 다잡아 재수의 길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은설과 정동진 해돋이를 보러 떠난다.

 

그곳에서 둘은 서로 오해를 품은 채 냉랭하고 당황스러운 이별을 하게 된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명문대에 합격을 하지만 은설의 임신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선다. 결점없는 상위권 인사가 되기 위한 순탄한 코스에서 이탈한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사회적 루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뻔히 아는 어른 세대가 던지는 해결책을 석주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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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아픔, 상처가 비슷한 연령의 자녀를 둔 내게 더욱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며 응원하게 만든 이야기다. 스무살 성년이라 하지만 여전히 홀로서기가 쉽지 않은 아이들. 순간의 합이 인생이라는데 실패도 방황도 오로지 그들 자신들의 몫인 만큼 잘 성장하도록 지켜봐줘야 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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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있어 보마 깨진 얼음장이 흘러가다 반짝 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제. 돌에 걸리거나 수면이 갑자기 낮아져가 얼음장이 곧추설 땐 기라. 그때 햇빛이 반사돼가 빛나는 긴데 그 빛이 을매나 이쁜지 모린다. 얼음장이 그런 빛을 낼라 카믄 일단 깨져야 하고 돌부리나 굴곡진 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기라.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지 싶다.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해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니겄나. 사는 기 평탄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고난이 닥쳤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마 그제사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다. -304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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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매순간 자기 앞에 놓인 삶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고 시행착오를 겪는다. 자기 선택으로 얻게 된 결과가 한없이 후회스럽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다음엔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 내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이고 운명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많은 선택 앞에서 갈등하고, 도망치고, 결과에 아파하고 후회하면서 자기 앞의 생과 마주하는 지오와 석주를 통해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어릴 때부터 내 책을 읽고 자란 이십 대 독자들과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지오 같고 석주 같을 그들에게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빛나는 순간이 있으며 그 시간은 자신이 만드는 것임을 말해 주고 싶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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