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질문 - 선을 넘어야 비로소 열리는 것들
이동원 지음 / 에피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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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질문들이 만든 그의 생각/“나쁜 질문”도서제공 에피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표지도, 내용도, 카테고리도 성공학이지만 에세이입니다. 그는 인간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신에게 기록된 것들을 꺼내 이 책을 썼습니다. 성공학 카테고리에 놓여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대부분이 그가 그 자신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내용은 아주 철학적입니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이 정상적이지 않은 범죄자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겪고 현실이 망가진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담당한 피디였습니다.

 

“실패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의 말에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밤 <유레카>를 외치고, 다음 날 아침이면 곧바로 좌절하는 루틴에 갇혔다. 아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흘려보내면서.”

 

“욕망을 읽어내지 못하면, 언제든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거나 이용당할 뿐이다. 때론 거창하고 그럴싸한 명분보다는, 더럽고 추잡한 욕망을 믿어보자. 이 험한 사회에선 적어도 그 편이 생존 확률을 높여줄지 모르니까.”

 

“피해자가 잘못을 했을지도 모른다니. 그럼 피해자가 살해당할 만한 일이라도 했을 거라는 건가. 어떤 방식으로든 범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런 방식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나쁜 사람이었으니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다가 똑바로 다시 앉아 읽기 시작한건 140쪽, 정말 불편한 질문인 “피해자는 대체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나요?”부터였습니다. 마을 주민모두가 전과자인 마을, 그리고 어느 날 사망한 피해자를 욕하는 마을 사람들. 이 영화 같은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CCTV도 증거도 피해자의 행적도 파악되지 않은 전과자가 수십 명사는 마을에서 그는 처참하게 실패합니다. 그리고 예상하고 시나리오를 짜는 일이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배웁니다.

 

타인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피디답게. 그는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질문하고 다시 생각하면서요. 작가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그의 호기심의 원천을 알게 된 것 같아 그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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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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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당신에게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도서제공 다산책방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크게는 이방인이 겪는 경계를 보여주는 디아스포라 문학이면서, 성장하고 독립하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우리는 부모에게서 독립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죠. 망설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건 돌아갈 둥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모녀의 다정함은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언제나 우리의 힘이 되어주었던 가족이라는 존재를 말입니다.

 

성장서사와 디아스포라를 영리하게 결합시킨 이 작품은 모녀가 현대적인 방식인 스카이프로 원거리를 연결해 일상을 서로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둘의 삶은 이제 서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엄마도 나도 이해할 수 있도록 포르투갈어로 쓰인 책을 찾아 방을 둘러보았지만, 한 권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주변에 있는 책이며 전단, 잡지, 브로슈어 전부 영어로 쓰여 있었다. 심지어 내 일기장까지도.”

 

“어머니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딸이 적당히 이 상황을 넘기도록 가만히 있었다. 두 사람의 현실이었다. 두 나라, 두 언어. 굳이 싸울 이유가 없었다.”

 

“어머니를 살뜰히 보살피고 안내하다가 때가 되면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은 딸의 몫이었다. 딸이 이렇게 해줄 것을 믿고 어머니는 자기 몸을 딸에게 맡긴 것이었다.”

 

딸의 보호자였던 어머니가 딸의 나라와 집에 찾아왔을 때, 딸의 생각에서 다 자란 딸의 마음을 읽으며 책을 덮었습니다. 한 세대가 낳고 길러 그 다음 세대가 자라 자신을 키운 세상을 보듬는 완벽한 소설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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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피케이션 - 똥이 되어버린 플랫폼의 해부학
코리 닥터로 지음, 박희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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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콘텐츠, 우리가 선택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고요? “엔시티피케이션”/도서제공 흐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현상들을 막장드라마 보듯 흥미진진하게 관전하고 싶으신 분께 추천하는 교양서입니다. 조작은 물론 협업을 가장한 물밑 협상, 독점, 기업이 할 수 있는 모든 탈법과 합법의 경계들을 알고 본다면 ‘돈’때문이라는 걸 이해하고 그들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죠.

 

AI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와 플랫폼이 가진 문제의 원인은 같습니다. 이제 플랫폼은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권력이라는 것! 이 책은 사회문제가 되어버린 권력독점의 문제를 쉽게 설명하고 해법까지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는 자주 알고리즘에서 지워지지 않는 흉한 쇼츠들 때문에 고민인데요. 아무리 광고신고를 해도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상광고가 계정을 바꿔가며 등장하는 걸 막을 수 없었던 이유. 이 책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틱톡이 자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스포츠 브로가 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전략가는 유사한 브로를 아무나 골라 그 사람의 최신 영상을 수천만 이용자의 피드에 들이밀어 그 사람을 그날의 왕으로 만들어준다. 그 스포츠 브로는 이 사실을 모른다. 그냥 자신이 틱톡에서 바이럴을 탄 줄로만 알고, 관심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으로(보충제 사업, 협찬 등등) 막대한 수익을 낸다. 그 스포츠 브로는 틱톡 알고리즘의 비밀을 발견하기라도 했다는 듯 자기가 틱톡의 ‘루이 파스퇴르’라고 큰소리친다. 틱톡을 궁금해하는 다른 스포츠 브로들에게 자기 성공을 쩌렁쩌렁 알리며, 이 플랫폼에는 자신의 영상 형식을 틱톡에 최적화하는 대담한 스포츠 브로가 쟁취할 수 있는 무한한 부가 있다고 떠벌린다. 나는 이걸 ‘거대 곰 인형 술수’라고 부른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죠? 자기계발의 본산인 다단계 마켓의 방법과 같습니다. 특정인을 밀어 올려 성공신화를 조작하고 모두 이 성공신화에 뛰어들게 하는 거죠. 이 책에 의하면 많은 플랫폼이 이러한 술수 ‘히팅 도구’로 알고리즘에 의한 임금차별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매체사가 손해를 본 만큼 광고주가 이득을 챙기는 것도 아니다. 광고주는 광고비에 돈은 더 지출하고도 예전만 못한 성과를 얻는다. 에드테크 부문이 과거의 선배들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벌어들이는 이유라면 훨씬 단순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있다. 구글과 메타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

 

지금 부는 플랫폼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죠. 우리에게는 자신들이 선별한 쓰레기만을 보여주면서 ‘컨텍스트’를 주장하는 플랫폼들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당장 틱톡부터 지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흥미진진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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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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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낯선 외부인이 찾아와 사람들에게 기쁨을 깨우쳐 줍니다.“테오”/도서제공 오펜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소설입니다. 자기계발서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 등장한 낯선 존재가 사람들의 시선을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향하도록 만드는 이야기, 저는 좋아합니다. 저자가 인생의 역경을 다 겪어본 70대에 발표한 소설이라 깊이감이 충분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이야기 속의 테오는 정체조차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는 미지의 인물입니다. 소설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천사나 인외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신비스러운데요. 스포일러를 제외하고 언급해보면 남자의 사랑 그 자체랄까요? 여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데 로맨스예요! 아 이게 우리가 잘 아는 맛인데 스포일러라... 궁금하시죠? 읽어보셔야 합니다.

 

테오는 ‘듣는 사람’입니다. 이 소설의 특이점중 하나인데 주인공의 ‘행동’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테오가 초상화와 함께 말을 거는 타인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그들은 경청하는 사람을 만나 자신의 인생과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잊어버렸던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인생에 한번 쯤 일어나는 마법같은 경험을 하는 거죠. 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도 테오와 이야기 하듯 우리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나의 히스토리, 진짜 꿈같은 걸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 거죠.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꺼내게 해요. 그리고 지금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살펴보게 하죠. 지금이요. 나중이 아니라. 이게 테오가 저에게 건넨 선물입니다.

 

“이런 봄날에 바워리를 천천히 걷는 것은 철쭉꽃의 행진 속을 지나가는 일과도 같았다. 수천, 아니 수만 송이의 꽃이 입을 활짝 벌리고 웃거나 노래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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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 지난 200년 법과학 발전의 놀라운 이야기
발 맥더미드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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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숨기고 있는 당신, 잊지 마세요. 현대과학수사는 당신을 밝혀 낼 겁니다. “과학수사의 모든 것”/문예 춘추사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진실은 허구보다 더 기묘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로 문을 여는 이 책은 현대과학수사의 발전과정을 사건중심으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명언을 남긴 에드몽 로카르의 분홍빛 티끌사건이 있어 반가웠고 (많은 추리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건) 모던가디스타로의 저스티스카드의 모델인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는 물론 과학수사의 바탕이 된 유명인들과 그 사건들이 빠짐없이 들어있어 읽는 내내 추리 덕후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법의학의 주요 카테고리에 맞게 유명한 사건들이 배치되어있는데, 여기서부터 퀴즈. MI6에서 암호해독자로 일한 사람이 가방 속에 들어가 죽어있었는데 여름에 집안에 라디에이터가 틀어져 있었다면 그건 자살일까요. 살인일까요? 제가 법의학적 결론에 반대하는 사건 몇 안 되는 사건 중 하나인데 상세한 설명을 읽고 나니 법의학은 과학인데도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유일한 학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재미있었던 파트는 역시 AI시대에 디지털 포렌식 파트였는데요. “이용자들은 아이폰이 방전되어 전원이 꺼져도 4일 동안 사용자의 이동을 계속 추적한다고 보고했다.” 사생활 측면에선 느낌이 섬뜩하지만, 범죄추적의 측면에선 대단한 발전이죠?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증거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과학수사는 언젠가 그 증거를 찾아낼 겁니다. 그 발전 과정을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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