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플롯 - 문학에서 발견하는 무한한 좌표들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6
황모과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해자들을 위한 권선징악을 꿈꾼다. <서브플롯> by 황모과

드라마에서 서브플롯은 주인공 대신 주제를 드러내는 도구다. 이야기마다 존재하는 무한한 서브플롯들은 주인공이 엔딩을 향해 달려가게 하는 에너지이고 시청자나 독자가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숲속의 조약돌로 작용한다.

서브플롯이라는 소설에서도 서브플롯은 주인공을 위한 완벽한 엔딩에 도달하기 위해 반복되고, 88번째 서브플롯이 되어서야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고 있는 우리가 이 소설의 의도를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SF라는 장르적 요소를 이용한 약자를 위한 판타지 <권선징악>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바꾸기로 결심하는 순간, 그러니까 주인공의 서브플롯이 현실에 영향을 미쳐, 과거의 결과를 바꾸어내고,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타인을 위해 베푸는 순간부터 작가가 다수의 이익을 위해 희생된 소수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속에서 작가는 무감각증인 사람들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둔감하고 자신의 안위에 안심하는 현대인을 꼬집고, 주식과 코인을 배우는 유치원 아이들로 현실이 이래도 좋은지 묻는다.

<자극적이고 비도덕적인 이야기가 핍진성이나 리얼리티 같은 이름으로 평가받다니, 그런 허접한 이야기를 만든 이들이 잘 먹고 잘살게 된다니, 섬뜩하도록 불쾌한 결말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가진 철학을 주인공의 입을 통해 대놓고 드러낸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다. 조금은 난해하고 낯선 이야기. 이야기를 접한 뒤엔 어제의 나와 다른 존재가 될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가 어딘가에서 늘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지?>

그리고 작가가 된 이유를 독자들에게 고백한다.

<수십 년간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던 숨은 진실이 위트니스 시스템을 거쳐 시각 데이터로 가시화됐다. 캡처링에 성공한 장면이 법정 증거로 채택되었다.>

위트니스 시스템은 작가가 피해자들을 위해 상상하는 미래다. 언젠가는 당신의 억울함이 증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국은 가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위로하고 지금을 버텨내서 미래를 맞이하자고 안아준다.

이 정도면 이 소설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다른 독자들도 내가 느낀 이 소설의 가치를 함께 느끼길 권한다.

<은행나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러 인사이드 -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일상 속 컬러 이야기
황지혜 지음 / CRETA(크레타)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의 색을 사용한 네이버 “경고”의 색을 사용한 카카오.

색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네이버를 상징하는 [녹색창]은 창의력과 편안함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이 초록색이 나폴레옹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을 죽인 비소중독의 원인이랍니다. 카카오를 상징하는 [노란사각형]은 재미와 즐거움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노랑색은 경고표시에 사용됩니다. 주목성이 크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극과 극인 색깔의 해석 알고 사용하면 더 좋겠죠. <컬러 인사이드>에는 단순히 얼굴에 어울리는 색이 아니라 의미를 갖고 이야기를 담는 색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색깔마다 나누어놓은 각 장의 말미에 활용 코너가 있어서 전문서적의 만듬새를 갖추고 있는데요. 문화, 예술, 현대상품에 걸친 인사이트를 색깔을 기준으로 볼 수 있어 술술 넘어가는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면지를 BLACK로 한 것도 아 출판사 색에 진심이구나 느낀 부분이었는데요. 세상의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이 된다는 사실, 모든 빛을 합치면 나오는 화이트와 모든 색을 합치면 나오는 검정을 표지와 면지에 순차적으로 배치한 디자인이, 색을 주제로 한 책에 꼭 맞게 만들어져 감탄했습니다.

색에 [의도]를 담아야 하는 디자이너분들,
삶에 색을 입히고 싶은 일반인에게도 추천해 드리는 책!


#북스타그램
#컬러인사이드
#컬러리스트
#퍼스널컬러
#중세문화
#디자인
#크레타출판사

<크레타 출판사의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비 섬 제주 유산 - 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고진숙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는 아름답지만 슬픈 역사의 섬입니다. 다른 나라도 아닌 내 나라 왕과 귀족들이 제주 사람을 수탈하려고 200년이나 거주이전의 자유를 막아 죄없이도 갇혀 사는 감옥이었고, 제주로 범죄자를 귀양보내 제주도를 갇힌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슬픈 역사에서 살아남느라 제주의 여자들은 더 힘들여 일했고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남겼습니다. 이제야 제주의 수많은 이야기가 세상에 퍼져나가는 중입니다.

관광지라서 물가가 비싸고 베타적이라 타지 사람이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곳에서 대대손손 살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그리고 그들이 어떤 연대를 가지고 동네를 형성했는지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만 제주를 다룬 책들은 관광가이드가 되거나, 혹은 투자살이 책이 되거나 해서 그동안은 고향이 제주도인 사람으로 추천할 만한 책이 없었는데요. 제주도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아주 잘 다뤄주신 <신비 섬 제주 유산>을 보고 이 책은 추천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제주에 애정이 생기신다면 제2 제주공항등 제주를 망치는 외부의 시도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경조사가 생기면‘먹을 일’이 생겼다고 하고 결혼식에 가는 일은 잔치 먹으러 간다고 말한다.>

네, 제주는 살기 편한 곳은 아니어서, 잔치라는 것은 이웃과 먹을 것을 나누는 행사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도감>과 <깃반>이라는 제주 특유의 문화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도감은 잔치의 고기를 나누는 사람, 깃반은 잔치에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동등하게 한 그릇씩 나누어 주는 고기 접시입니다. 평등하죠? 다른 지역과는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제주의 특산물처럼 여겨지는 고기국수에 국수를 넣게 된 유래도 조금 슬픕니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모자반 같은 해조를 넣어 국을 먹다가 그마저도 일본에서 수탈해가서 먹을 것이 없어서 국수를 넣게 되었다는 설인데요. 어느 이야기를 꺼내도 수탈의 역사인 제주도...

타지인들의 입장에선 해산물 많고 특산물 많은 곳이지만, 다 빼앗기고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던 주민의 입장에선 분노(!)를 일으키던 정약용의 <신조선사> 편. 휴머니스트라던 그분이 제주도의 상황도 모르고 임금님 은덕을 노래했다는 점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0쪽에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뒷골이 뜨끈뜨근한 순간이었습니다. 임금님에게 보내는 진상이 제주에 진상떨던시기 정조가 되어야 끝나고 거상 김만덕의 모태가 될 준비가 됩니다.

<백의민족이란 말이 우리 민족의 이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박수를 짝짝짝 쳤던 구간입니다. 제주는 감즙으로 전통염색을 한 갈옷의 섬입니다. 즉 백의민족이라는 말을 쓰면 제주도는 같은 민족이 아니게 되는데요. 제주가 옷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저자분의 말씀. 또 슬픈 구간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1930년12월20일 제주 해녀항쟁의 시작이 책의 말미에 담겨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항일운동이자, 여성 항일운동의 하나로 언급해주신 작가님 감사합니다.

제주도의 슬픈 역사와 외지사람들은 잘 모르는, 아니 제주 출신인 저도 모르는 하루방이야기에서 여행하면 좋은 오름 이야기까지 알차게 들어있는 책입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들고 제주의 서점투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온 책들 중에서 제주도 출신으로 추천하는 첫 번째 책입니다.
살아남느라 고생한 사람들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신비섬제주유산 #제주 #제주도 #제주문화 #제주여행 #제주살이 #제주역사 #한국사 #고진숙 #역사책추천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쓸모
김종원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집자로 일할 때, 처음 만나는 분이 제 직업을 듣고는 “책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SNS가 발달하고 나서는 SNS의 내용을 책으로 내는 일도 있으니 가지고 있는 글을 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이전보다는 많이 늘어난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제가 발굴해서 편집자로 맡아 베스트셀러를 만든 책 중에도 SNS를 바탕으로 활동하신 분이 계시고 매일 아침 좋은 기분을 만들기 위해 읽어보는 SNS계정들도 있으니 그분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쉽게 책을 낼 수 있다는, 특히 PDF를 간단하게 만들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볼 때마다 “아, 이분들이 뭔가 잘못된 길로 이끄시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는 저는 시대에 뒤쳐진 꼰대일 수도 있겠습니다.

책을 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두 가지 질문을 합니다. “책을 내시는 목적은요?”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읽고 쓰시나요?” 직업 강사나 활동가들은 직업을 위해서 책을 내는 것이 실용적으로 필요하지만, 에세이나 시, 소설을 써서 전업 작가로 먹고 살면서 결혼해서 아이를 기른다는 건 전체 작가직업군에서 1%가 안 되는 사람들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인생을 담고 있는, 아주 오랜 경력을 가진 한국인 작가의 글쓰기 책>이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네 나왔네요.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기술적인 글쓰기 외에 글쓰기에 대한 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책보다 우월합니다. 결국 잘 쓴 글이란 장르와 상관없이 작가의 철학과 세계관이 바탕이 되는데 한끝 다른 명작을 만드는 이 부분, 작가라는 삶을 쌓아가는 법을 다룬 책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책의 작가 본인이 살아온 인생을 솔직히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면 저절로 자기 삶의 작가가 된다. (150쪽)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덧붙이고 고쳐도 글이 완성되지 않고, 마음이 비난을 담아 타인을 향해도 못난 마음이 좋은 글이 되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나나맛우유의 바코드를 찍으면서도 나는 머릿속에서 시를 썼다. 가끔 술에 취한 손님이 시비를 걸었고, 날 좋아한다던 여고생이 편지를 주고 뛰어나간일도 많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든 나는 시를 썼다.

작가의 삶이란 숨을 쉬듯 글을 쓰고 한결같이 계속되어야 하는 삶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작가라는 또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셨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으신 것이 맞습니다. 작가란, 그러니까 나 자신의 영혼을 덜어 이야기를 쓰는 작가란 이런 존재입니다.

<김동원의 글쓰기 팁>
짧은글부터 시작하라
짧아도 기승전결의 틀이 필요하다
일단완성을하라
안써지면 보고싶은 장면부터
막히면 대화체로 풀고 나중에 정리하라
문장을 만들기 전에 머릿속으로 쓸 부분을 생생하게 상상하라
그리고, 기억하라 – 느끼게 해 주고 싶은 것의 100배를 녹여내야 비로소 원하는 1을 전할 수 있다.

무작정 글을 쓰고 싶으신 분이라면 150-170쪽까지 20쪽을 먼저 읽어보시고 나머지를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280쪽부터의 내면성장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나를 주도하는 언어를 재구성하라
세상을 향한 증오심을 완전히 버려라⭐️⭐️⭐️
내 행복을 기준으로 글을 써라⭐️⭐️⭐️

이 세 가지만 지키면서 글을 써도 충분히 훌륭한 글이 됩니다. 저자분이 누적100만부 작가시니 믿고 한번 따라 해 보시죠. 치유의 글쓰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글쓰기를 알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seosawon
(서사원 출판서에서 도서를 제공해주셨습니다)

#글은어떻게삶이되는가
#김종원작가
#글쓰기
#아티스트웨이
#작법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따르는사람들
#북스타그램

가장 슬픈 것은 종교를 이용해 사람들을 가혹하게 다루는 그들 스스로가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는 사실과, 언젠가 거짓이 드러날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여성을 희생시키는 교주와 그 이익의 일부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기댈 곳 없어, 마음의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영혼까지 탈탈털어 자신들의 숙주로 삼는다. 한번 상처받은 영혼들은 취약해진 정신상태로 또다른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

이들에게 종교는 구원이 아니라 지옥이다.
그리고 이 소설속의 이야기는 우리 곁에 실존한다.

“나는 사이비한테 안속지” 단언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물이며, 나와친한, 그럴리 없는 믿음을 주는 지인이 바로 그들이다. SNS는 사람을 연결하며 그들의 포위망을 넓혀주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 신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거짓말에 능하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들을 피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다면 그 대답이 No 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타인과 연관성에서 안정감을 찾는 우리의 본능이 그들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앞에 서 있는 분들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작품.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